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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성환 Apr 05. 2022

하루 세 번 더 웃는 확실한 방법

회사에서 두 번, 집에서 한 번

"오빠는 기질적으로 우울 성향이 좀 있어"


20대 때, 임상심리를 전공한 아내가 한 말이다.


맞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뒤늦은 사춘기처럼 혼자 꽤 오래, 자주 방황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아내를 만나면서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되어 갔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내 마음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것들'을 꾸준히 피했다. 우울한 글을 쓰지 않기 위해 일기나 SNS를 쓰지 않았고, 영화나 음악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 위주로 보았다. 정치적인 글들도 피했다.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차단하는 과정은 효과가 있었다.




웬디 우드 교수는 그의 책 '해빗'을 통해, 습관을 설계하는 법칙 중 하나로 '나만의 신호를 발견하라'라고 한다. 좋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나쁜 상황을 만드는 신호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일정한 시간, 상황, 장소'에서 자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하라는 것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려는 각오가 클수록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에 자동적으로 운동을 하도록 환경을 세팅해둔 사람들이 꾸준히 하게 된다. 약을 빼먹지 않고 잘 챙겨 먹는 사람은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약을 먹는 시간'을 정해놓은 사람들이다.




여기에 힌트를 얻었다. 나도 꾸준히 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핸드폰 알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는 밀크씨슬은 까먹지 않고 챙겨 먹었는데, 점심 식사 후에 먹는 비타민 같은 영양제는 빼먹기 일쑤였다. 영양제를 먹는 알람을 설정했다. 효과가 있었다. 13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놓으니 놓치지 않고 먹게 되었다.


"약 먹는 데에만 알람을 설정하지 말고, 긍정적이고 유쾌해지는 데도 알람을 설정해야겠다."


그래서 웃음 알람을 설정했다.



7:50,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혼자 얼굴을 풀면서 미소를 짓는다.


14:30, 오후 일과를 시작하고 한창 바쁠 때 알람이 울리면 또다시 얼굴의 긴장을 풀고 혼자 미소를 짓는다.


확실한 효과가 있다. 미소를 지으며 긴장을 푸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에 두 번 그 순간순간의 감정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지금 긴장하고 있고,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데, 왜 그럴까, 잠시 다른 곳에 집중해볼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자리에서 일어나 일없이 동료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붙이기도 한다. 실없는 농담을 나누며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긴장도 풀어본다. 내 웃음 알람의 존재를 아는 일부 구성원들은 회의 중에 웃음 알람이 울리는 것을 보고 내 눈을 보며 살며시 눈인사를 보내주기도 했다. 웃음 알람을 통해 일어난 좋은 변화였다. 




주말에도 똑같은 시간에 알람이 울렸다. 아들이 웃음 알람의 존재를 알고 아침과 점심에 알람이 울리면 내 핸드폰을 집어 들고 내게 온다. 그리고 내 얼굴을 빤히 보며 웃고 있다. 그러면 나도 정신을 차리고 빙긋이 웃어준다.


"아빠, 왜 아침, 점심에만 웃음 알람 해뒀어요?"

"응, 오전, 오후 일과 시작할 때 웃으면서 시작하려고"

"쳇, 저녁에 집에 와서도 웃음 알람 울리게 해 둬야죠..."



그래서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 있는 시간인 19시 30분에도 웃음 알람을 맞췄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추가되었다. 아들도 투정을 부리거나, 삐져있다가도 이 알람이 울리면 어쩔 수 없이 나를 쳐다보면서 웃는다. 아들이 웃는 순간, 삐져있던 아들의 마음을 달랠 한두 마디 농담을 던지면 마음이 풀린다. 나도 마찬가지다. 잔소리를 하다가 알람이 울리면 어쩔 수 없이 스탑이다. 그러면 아들도 좋아하며 더 웃는다.


하루 세 번 확실히 더 웃는 방법, 마음먹고 실행한다면 어렵지 않다. 


조직 또한 마찬가지다. 조직을 유연하게 바꿔보겠다는 마음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사소한 것이라도 리더가 먼저 실천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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