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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표 seanpyo Dec 13. 2017

호노카아로 떠난 이유

하와이 빅아일랜드 여행 프롤로그




하와이에 대한 편견



빅아일랜드에 착륙 전,

이 여행의 동기를 떠올려 본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휴양지엔 가지 않는다. 마치 휴양지에 가지 않는 것이 진정 여행을 즐길 줄 아는 것이라 여기듯 살아왔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신혼여행조차 휴양지가 아닌 지구 반대편의 골목길을 택했던 것이 두고두고 속상했던 아내의 투정에 눈 딱 감고 못 이기는 척 따라간 푸켓이 내 인생 휴양지의 전부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처형이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갔다는 아내의 부러움 섞인 목소리에도 '아~아~그렇군!' 하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얼마 전 일본 쓰나미의 쓰레기 더미가 하와이를 관통할 것이라는 뉴스를 봤을 때도 '아~아~ 그렇군!'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정말이지... 하와이란 나에게 '아~아~ 그렇군!' 정도에 지나지 않는 의미 없는 섬일 뿐이었다.








'호노카아 보이'는 휴양지 영화?


'호노카아 보이(하와이언 레시피)'라는 영화를 알게 된지는 오래되었지만, 휴양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인지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시작된 지 5분도 지나지 않아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빨리 넘겨보다 창을 닫아버렸다. 흥미는 있었지만 2시간의 지루함을 감당해낼 수 없을 것 같아서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하지만 하와이의 풍경은 인상적이었기에 왠지 지루해 보이는 스토리는 접고 마우스로 타임라인을 긁어가며 풍경은 몇 번이고 감상하곤 했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어느 날,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 우리 가족의 사진 한 장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와이키키 해변의 파도처럼 잔잔히 밀려들어 왔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그런데 영화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지루하도록 느린 템포와 웹에서 본 영화의 시놉시스로 생긴 선입견은 '아~아~그렇구나!' 그 자체였기 때문에...




'호노카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하와이언 레시피'라는 제목으로 상영된 바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영화를 아내와 함께 보았다.







호노카아 보이의 주인공 '일상'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호노카아 보이'는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내세우는 영화라 생각했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일상'이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영화에는 이런 일상의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마치 만화의 배경 컷처럼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씬들이 장면마다 삽입되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 호노카아 보이 중


거의 모든 미장센을 등장인물처럼 스케치한다.






일상을 반복하는 이들의 행위도 리드미컬 하게 편집되었다.






실제 빅아일랜드에 이런 마을이 존재 할리 없지만 어느새 우리는 구글맵을 검색하고 있었다.








하와이 여행을 계획하다.

우리나라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태어나 가장 처음으로 섬이라는 존재를 알게 해 준 것이 하와이다.



하와이 하면 대한항공 배경음악과 함께 훌라춤을 추는 원주민의 이미지가 조건반사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린 시절 기억의 파편들이다.






영화를 본 이후, 진심으로 하와이가 궁금해졌다.









영화에 카메라도 자주 소개된다.

이 영화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SX-70이 비중 있게 등장하는데

아내는 우리도 폴라로이드를 가져가자고 했다.







하지만 sx-70의  전용 필름은 8장 한팩의 가격이 대략 30,000원이 넘는다.(게다가 이젠 단종되었다)







주인공 레오, 있는 집 자식인듯 -_-;;;   






이 영화는 레오가 호노카아 마을을 세 번 방문하는 동안

벌어진 소소한 개인 담을 보여주는 영화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흔한 풍경이지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하와이'라는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관광지 하와이가 아닌 잘꾸며진 하와이의 일상이 이 영화의 숨은 매력이다.







호노카아로 떠난 이유



어쨌거나 우리 세 식구는 이곳(위 사진)에서의 가족사진 한 장을 위한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기대없이 본 '호노카아 보이'라는 일본 영화 때문에 결국 하와이 여행을 떠났다.

가슴 뛰게 재밌거나 감동적인 영화는 아니었지만 지금껏 휴양지의 대명사로만 여겨지던 곳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략의 여행동기는 이쯤 이야기하고 이후의 진행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행 일정의 반은 빅아일랜드, 나머지 반은 와이키키가 있는 오하우로 정했다. 그리고 스케줄을 분담하기로 했다. 빅아일랜드에서의 일정은 내가, 오하우에서의 일정은 아내가...


빅아일랜드의 모험

오하우의 휴양


서로의 취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므로 떠나기 전부터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었던 여행, 딱 상상한 만큼 가지고 돌아온 여행이다. 우린 세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양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기에 '많은 기대'를 품는 실수를 하지 않았고, 양말의 개수처럼 정확히 짐 속에 꾸려 넣었다.

일본의 사진가 요시히코 우에다는 자신의 책에서 '늘 행복한 순간을 찍는다'고 말했다. 인생은 늘 행복할 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항상 행복한 것 만을 담는 이유는 시간이 지난 후 행복한 것 들만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 아닐까?




이 여행기는 많은 시간이 흘러간 언제가

오늘을 추억하게 될

우리 가족을 위한 기록이다.



2013






하와이 빅아일랜드 여행 ① 알로하 빅아일랜드!

https://brunch.co.kr/@seanpyo/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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