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빅아일랜드 여행 ①
늘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여행 사진이 지겹지 않냐고?
그럴 리가...
어느 아침 아파트 사이로 난 하늘 어딘가에 내가 있다고 상상해보면
비행시간이 아무리 지루하고 힘들다고 한들
그것은 지루한 것이 아니고, 힘든 것도 아니다.
길고 긴 9시간의 비행도
지루한 2번의 환승과 4번의 기다림도
여행이기에 즐길 수 있다.
창밖에 관심이 많은 아이를 보고 있자니, 나 역시 호기심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의 창밖 풍경에도 두근거리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나마 사진기가 없었다면 9시간의 비행 동안 단 한 번도 창가에 눈길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그럴 것 같고, 이젠 다 알 것 같은 세상과 다시 한번 눈 맞춤을 하게 만든 것은 모두 사진기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마우나케아 정상을 만났다. 높은 고도, '12세 미만 등반 제한'으로 포기한 그곳. 산 정상의 천문대는 햇빛에 반짝이며 모스 신호를 보내는 듯했다. 이후, 이 섬에 머무는 동안 다시는 볼 수 없었던 구름 위의 세계다.
아이가 12살이 넘으면 다시 만나자
마음속 모스 신호로 응답하며 구름 아래로 내려간다.
구름아래서 반기는 여행지의 얼굴...
알로하~ 빅아일랜드!
늘 이런 사진으로 시작하는 여행 이야기가 지겹지 않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다음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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