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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표 seanpyo Jan 26. 2018

여행사진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카메라

소니 알파 9



지난해 출시된 소니 미러리스의 플래그십 바디 알파9. 검색을 해봐도 실사용 리뷰가 많지 않아 지난 세이셸 여행 사진과 함께 사용 소감을 공유합니다.





디지털카메라의 교체주기는 얼마나 될까? 자동차나 스마트폰은 대게 자신만의 교체 주기 패턴을 가지고 있지만 카메라는 모호하다.




이사보다 힘든 카메라 기변

필름에서 디지털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던 2000년 초반, 특히 당시 대세였던 DSLR 카메라 시장은 독보적으로 캐논의 독무대였다. 필자 역시 중대형 및 35mm 필름 카메라와 장비를 모두 처분하고 캐논 DSLR 시스템으로 갈아탔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dpreview.com/articles/3491252931/canon-5dmarkii


처음 구입한 캐논의 DSLR은 5D였다. 하지만 1,000만 화소로는 16*20 이상 사이즈의 작품 출력에 한계가 있어 주로 테스트 카메라로 사용했다. 이어서 2,000만 화소대의 5D mark 2가 출시되었고 이후 고화소 DSLR의 등장으로 렌즈들 마저 하나둘 고가의 업데이트가 시작되었다. 하나씩 갈아타다 보니 어느새 렌즈 가격만 해도...




결국, 2006년 이후 줄곧 같은 브랜드의 카메라를 사용해 왔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굳이 교체할 이유가 없지만, 지금은 마음이 있어도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쪽이 더 맞는 표현이다.



카메라는 브랜드 기변이 쉽지 않다.




지난 10년 동안 필요에 의해 이사도 했고 차도 바꿨지만 카메라는 갈아타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캐논을 만족스럽게 사용해 온 것도 사실이나 이제는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유는 센서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캐논의 대응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후속 기종이 고가로 출시되었지만 화소 수와 실용 감도, DR이 개선되었을 뿐 같은 센서를 사용해, 유저들의 기대를 저버린 셈이다. 오랜 기다림 뒤에 허탈함... (요즘 아이폰과 비슷한 느낌이다) 캐논 카메라는 여전히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센서 개선은 필요해 보인다. (또, 제조사라지만 브랜드를 아끼고 이용하는 유저들과의 소통 또한 중요하지 않을지...)





여행 사진 작업에 추천, 소니 알파9



이번 세이셸 여행에서 소니 알파9(a9)을 사용하며 느낀 장점을 소개한다.





2,400만 화소


여행 사진을 하는 사람에게 4,000만 화소가 필요한 이유는 대형 출력물을 전시할 경우뿐이다. 그 외의 경우라면 2,400만 화소로도 충분하다. (잡지의 펼친 면이라 해도 2,400만 화소로 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2,400만 화소는 제약이 아니다.




반대로, 여행 사진에 있어 고화소 카메라는 불편한 점이 많다. 우선 용량이다. 요즘 32기가~64기가 메모리를 주로 사용하는데 고화소 카메라는 얼마 찍지도 않아도 메모리가 가득 찬다. 여행에서 사진은 주로 하루 단위로 촬영을 하고 밤에 백업을 하는데 4,000만 화소 Raw로 촬영할 경우 백업시스템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고화소 지원 카메라를 저 화소로 촬영할 수도 없다. 여행 사진은 스튜디오처럼 빛 조건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환경에서 노출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는 raw 촬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4,000만 화소 카메라는 번거로운 작업만 늘어나게 된다.




캐논의 5Dmark4, 소니의 알파 7R 시리즈 등의 카메라를 사용하면 보다 많은 메모리카드와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백업이 부담스럽다. 2016년까지 정량적으로 증가해온 하드디스크가 2017년 한 해에만 세배 이상 증가하게 되었다. 6테라 디스크가 모자라 이제는 여행 후, 필요한 사진이 아닌 경우 삭제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라이브러리를 만들어도 번거로운 작업들이 기다린다. 웹은 말할 것도 없고 출판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이미지 사이즈를 줄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단지 리사이즈 작업의 번거로움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풀 사이즈를 사용하는 일(1%라도 있다면 그에 맞는 카메라를 구입하는 게 맞다)이 없다는 이야기다.





선명한 화질과 색감


카메라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화질과 색감이다. 조작의 편리함이나 기능은 그다음이다. 소니의 초기 제품들은 raw를 불러올 때 캐논의 안정적인 색 밸런스에 비해 익숙하지 않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A9은 이러한 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센서



열악한 빛 조건에서 촬영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 카메라 교체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단 하나의 이유다. 여행에서 사진을 담다 보면 하루 반 이상 빛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같은 조건일 경우 센서의 역할이 매우 크다. 전자식 뷰 파인더가 어색하다 한들... 비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크기


플래그십이라는 타이틀을 가졌으면서도 작은 외형을 지닌 것은 여행 사진가에게는 커다란 장점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캐논이 플래그십 바디에 절대 적용하지 않는 상하로 조작 가능한 LCD 패널! 도 쓰임새가 많다.




배터리 성능

최근까지 소니 미러리스의 가장 큰 이슈는 배터리였다. 용량이 넉넉한 캐논 제품과 달리 소니 카메라는 여분 배터리가 있어도 조마조마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9은 이 문제를 완벽히 해결했다. 지난 연말, 연초 영하의 추위 속에서 배터리 한 개로 1박 캠핑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또한 5박 6일간의 세이셸 여행도 배터리 여분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직접 경험해 본 바, 배터리는 더 이상 선택을 위한 고려 대상이 아니다.




전자 셔터


알파9은 기계 셔터와 전자 셔터를 옵션으로 바꿀 수 있다. 기계 셔터는 소리가 나고 전자 셔터는 소리가 나지 않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상대적으로 익숙한 기계 셔터로 사용했다.





그러나 정숙해야 할 곳에서 전자 셔터를 한 번 경험해 보면 이 차이가 결코 작지 않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후로 여행 내내 전자 셔터를 사용했다.






단지 캔디드 포토 촬영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블랙아웃 없이 20연사가 가능하다거나 실제로 사용해 보면 촬영에 많은 변화를 준다.





새 기기에 대한 적응




DSLR 사용자가 미러리스로 기변 하는 것은 단지 브랜드를 바꾸는 것 이상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전자식 뷰 파인더와 어색할 것 같은 사용성은 기변을 가로막는 요소다.





하지만 카메라를 받고, 설명서도 없이 떠난 여행에서 지난 십 년간 캐논 dslr만 사용해온 유저가 문제없이 잘 사용했으니 이러한 고민들 역시 기우에 불과하리라 생각한다.





오히려 사용할수록 카메라의 매력에 빠져들어 사진을 새로 시작한 것처럼 사진 찍는 재미가 생겨버렸다.






5축 손떨림 보정

영상이 트렌드가 된 지 오래된 요즘.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은 사진보다 영상에 최적화된 장점을 제공한다. 아래 영상은 알파9과 RX100m5을 주로 핸드헬드로 촬영했다.








그 외


향상된 af, 연사 성능 등 제조사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더 있지만 생략하기로 하고


다음은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보자.






아쉬움. 가격, 렌즈


소니 시스템의 남은 숙제는 렌즈 부족이다.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화각의 렌즈들은 대부분 갖추었지만 사용자의 개성에 맞는 입맛을 충족시켜줄 다양한 렌즈군은 아직 상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다. 카메라와 렌즈의 비싼 가격도 쉽게 갈아탈 수 없는 원인을 제공한다.




물론 서드파티 렌즈를 이용하거나 어댑터를 이용해 타사의 렌즈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여행 사진가에게는 두 대의 카메라가 필요하다



여행사진가가 한 대의 카메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분실이나 고장의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렌즈를 공유할 수 있는 같은 브랜드의 바디를 들고 떠났다. 허나 이 부분에 변화를 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다.






광각 계열부터 기변 하기



소니 렌즈가 아쉬운 부분은 조리개가 밝은 단 렌즈군의 부재 때문이다. 부족한 부분은 사용하던 캐논의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광각 계열부터 기변 해 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오다가





이번 세이셸 여행에 소니코리아로부터 A9과 f12-24mm f4를 대여해 사용해 본 결과 당분간 두 브랜드의 카메라를 함께 사용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고가의 장비니 만큼 광각부터 천천히 10년 만의 이사를 감행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소니 알파9 (A9)+ 렌즈 FE 12-24mm F4 G 초광각 렌즈의 촬영 결과물




초광각이나 초망원류의 특수 목적 렌즈들은 사용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보통 20mm 미만의 초점거리를 가진 초광각렌즈들은 넓은 화각으로 좁은 공간을 표현하기에 효율적이다.






더 이상 물러 날 수 없는 환경에서도 많은 풍경을 담을 수 있어 여행 사진에 효율성이 뛰어나다.






원근감이 극대화되어 근경의 피사체는 강조되고 원경은 축소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가까운 곳과 먼 곳의 피사체를 적당히 배치하면 재밌는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가까운 주 피사체로부터 한걸음 다가서고 물러섬에 따라 큰 시각적 변화도 체험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16-35 f2.8과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EF 12-24mm f4G을 사용하며 느낀 장점은 12mm의 초광각에서도 훌륭한 왜곡 억제와 해상력이었다.




소니 최고의 플래그십 바디와 렌즈 덕분에 세이셸 콘스탄스 리조트의 다양한 이미지를 담아 올 수 있었다.





소니 알파9(A9)은 캐논의 1Dx mark2 등 프레스 시장을 겨냥한 플래그십 바디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사용할수록 여행사진에 있어 최적의 카메라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직은 가격적인 부담이 있지만 조금 더 떨어진다면 많은 여행사진가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지 않을까?






 

www.instagram.com/sean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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