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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표 seanpyo Apr 16. 2018

섬진강을 따라 두근두근 봄이 옵니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때, 오랜 기간 준비해온 여행을 떠날 때, 주문한 택배가 도착했을 때, 먹고 싶은 음식이 식탁에 놓일 때...




매년 찾아오는 봄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도시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두근거림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있다. 예컨대 두꺼운 유리창을 닫고 운전하는 것과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하는 차이만큼. 


일 년에 한 번 오는 봄의 문턱에서 겨우내 얼어있던 심장을 깨우고 싶다면 주말, 섬진강을 따라 찾아오는 봄을 마중 나가 볼 것을 추천한다.



우리의 봄은 섬진강을 따라오니까.






봄의 시작 광양 매화마을



섬진강의 봄은 매화에서 시작한다. 겨울 상고대처럼 눈을 연상케 하는 매화의 하얀색이 봄의 초록과 어울려 아름답다. 







매화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가 빠르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설중매도 눈 속에 핀다는 뜻을 가진 매화다. 3월 말이면 매화꽃은 대부분 지고 6월이면 열매인 매실이 익는다.






매화마을 청매실농원의 장독대를 지나 매화가 군락을 이룬 산에 오르다 보면 산책로 옆으로 대나무 숲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따가운 봄햇살을 피해 시원함을 맛볼 수 있고 운치를 느낄 수 있으니 들러보길 추천한다.  





섬진강변의 봄


섬진강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봄 꽃들이 흔들거리며 봄의 방향을 알려준다. 계절은 쉼 없이 강을 따라 오른다. 벚꽃 역시 섬진강변을 따라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가는 국도로 일부 나뉘고 강을 거슬러 더 올라 구례까지 이어진다.   




“보는 것 만으로 취할 수 있구나”


봄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작은 의자와 간이 테이블만 준비한다면 계절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봄은 짧고 우리가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더 짧다는 것뿐.  






섬진강변에는 차를 세워 풍경을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드문드문 마련되어 있다. 이 계절이면 이름 없는 강변의 쉼터는 시내의 고급 레스토랑보다 더 값진 경험을 제공한다.






알려진 마을, 장터, 벚꽃길은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조용히 봄을 실어 흘러가는 섬진강변은 이 계절에도 인적이 드물어 매력적 일 수밖에 없다.






사람이 많은 이유가 있다. 쌍계사 십리 벚꽃길


구례와 하동의 허리쯤 위치한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십리벚꽃길은 유행가의 가사처럼 흩날리는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사람이 많은 것은 이유가 있는 법이다. 매년 인파가 싫어도 찾게 될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섬진강 봄 여행의 종착, 구례 산수유마을



산수유축제는 3월 중순에 시작해서 말까지 이어진다. 농익은 봄을 알리듯 잎보다 먼저 피는 산수유꽃, 구례 산수유마을에는 매년 마을 입구에서 축제가 열리지만 상위마을로 먼저 올라가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노란 산수유나무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한 낮 루미나리에 축제 같기도 하고 인상파 화가의 점묘화도 떠오른다.






매년 봄이면 자연이 주최하는 계절의 축제가 남에서 북으로 올라간다. 특히 섬진강을 지나는 봄의 릴레이는 사람이 나르는 성화봉송 보다 고귀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시간을 잊고 싶은 섬진강의 풍경들, 매년 봄이면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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