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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표 seanpyo Feb 10. 2022

빙하의 눈물, 차강걸(Цагаан гол)

두근두근 몽골여행 서부 #6





몽골여행은 푸르공으로 시작해서 푸르공에서 끝난다. 이 말은 전혀 틀리지 않다. 먼 곳을 여행할수록 엉덩이는 푸르공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조금 불편한 것도 사실이나 흔들리는 비포장로에서 편함을 찾자면 또 얼마나 편할 수 있을까?


불편함을 즐길 수 없다면 몽골 여행은 포기하자.





같은 곳을 여행해도 느끼는 감정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감정은 풍경이나 경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태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자연여행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차의 흔들림도,  이동시간도, 편의시설의 부재도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함을 느낄  있다. 자연여행그런 낯섦에 나를 데려가는 과정이다. 떠나온 곳의 편의를 누릴  없음을 불평할 것이 아니라 그곳에 내가 있음에 감사할  있어야 한다.






이를 알고 떠나는 사람은 오히려 더 많은 길과 더 많은 풍경을 만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워야 한다. 아득히 넓은 대지 위에 발자국 하나 남기고 돌아온 게 뭐 대단한가 싶지만 우리 삶도 결국 그렇게 잠깐 남기고 가는 여행과 다르지 않다.

의미가 있고 없고는 떠난 사람의 몫이다.





#몽골의색



몽골 사람은 파란색과 흰색을 좋아한다. 창 안쪽에 대롱거리는 커튼도 파랑… 가만히 보니 창밖의 하늘과 같은 색이다. 종일 하늘을 마주하며 사는 유목민에게 파랑은 세상의 반이다. 초록색 CI 컬러를 가진 회사에 다니는 디자이너에게 초록색이 특별한 것처럼 날 때부터 하늘과 가까이 지낸 유목민에게 파란색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차강골



불쑥 창밖으로 흰 강이 모습을 드러냈다. 빛에 반사된 것인가 싶어 다시 살펴보았지만 정말 우유처럼 탁한 흰색의 강이다. 영국 웨일스 둘레이 강에 우유를 싣고 가던 대형 트럭이 빠져 약 2만 8천 톤의 우유가 흘러가서 강물이 하얗게 변했다는 해외 뉴스를 본 적 있다. 하지만 이 강은 차강골이라는 이름도 있다. ('차강'은 몽골어로 하얗다는 의미다)






우유 빛깔의 흰 강물은 파란 하늘빛을 투영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색으로 고고히 흐른다. 설산의 만년설이 녹아 하얀 석회 진흙과 섞여 흰빛으로 흐른다. 스위스에서도 마을 사이로 흐르는 하얀 알프스의 석회 강을 본 기억이 있다.





몽골인 친구 자화는 이 물로 커피를 끓여 라떼를 만들어 마셨다고 한다. 그나저나 그가 걸친 파란 델(몽골 전통복)과 흰 강이 하늘과 구름의 색을 닮아서인지 더없이 잘 어울린다. 이쯤 되면 몽골인들의 파란색 사랑은 수긍이 된다.







하지만 모든 몽골인들이 파란색만 입는 건 아니다.


멋쟁이는 어디에나 있다.









알기 쉬운 몽골이야기 6 차강걸

차강걸(Цагаан гол)은 타왕복드의 남동부 potanin 빙하에서 발원하여 홉드(Khovd) 지역으로 흐릅니다. 사계절 변함없이 흰색이기 때문에 이를 차강걸이라고 부르는데요. 여기서 차강은 '흰색'을 뜻하고 걸은 '강'을 뜻합니다. 유목민은 가축의 흰 젖을 중요하기 여기는데 그래서 이 지역의 주민들은 이 강을 '쑨 걸'(우유 강)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인생에 한 번 몽골에 가야 하는 이유(유튜브 시청하세요)


5분 4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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