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에서 만난 사람들 1
하루에 차 한 대 지나는 모습을 보기 힘든 항가이 산맥 오지에서 유목민 가족을 만났다.
그들은 홉스골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자리가 충분하지 않아 4명의 가족이 버스 두 대에 나눠 탔다.
엄마와 떨어져 우리 차에 타게 된 어린 남매는 낯선 이방인들이 어색했는지 호기심 어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우리는 긴장한 아이들의 어색함을 어루만져 주지 못했고 그들은 체념한 전쟁포로처럼 표정 없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긴 침묵이 흘렀다.
그때 누군가 자신이 듣던 이어폰을 아이의 귀에 꽂아주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음악을 같이 들었다. 잠시 후 오븐에 넣은 크루아상 생지처럼 뺨이 부풀어 오르며 미소가 번졌다. 창밖이 어둑해질 즈음 우리는 웃으며 장난도 치게 되었다.
서로 막 좋아진 순간. 그들이 내려야 할 곳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엄마는 길을 재촉하듯 아이들에게 손짓을 했다. 우리는 모두 버스에서 내려 짧은 만남처럼 지평선 아래로 꺼져가는 노을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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