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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콘스탄스 무푸시, 섬을 떠나는 기분

몰디브 구석구석 여행7

by 션표 seanpyo


몰디브 콘스탄스 무푸시 영상




몰디브 무푸시를 떠나는 날 아침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 사이에는 수평선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이곳으로 부터 11시간 남짓 떨어진 인도양의 풍경이다.





소리 없이 고요한 바람이 거대한 구름을 움직이고, 수평선까지의 바다를 출렁이게 한다.





다음에 또 언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두 번 다시 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창에 비친 내 모습에 셔터를 눌러 기념했다.






무푸시의 마지막 식사를 위해 워터빌라를 나섰다. 머무는 내내 흐리고 비가 내리더니 마지막 날 아침이 되어서야 해가 나왔다.





눈부시게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풍경이 어찌나 야속한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며칠을 더 머문다 한들 떠날 땐 같은 기분일 것 같다.





메인 비치를 지나


숲을 지나



바다를 지나




그렇게 2박 3일이 지났을 뿐인데 나는 어느새 이곳에 일상을 둔 것 같은 걸음걸이를 하고 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익숙해진 풍경들을 하나둘 주머니에서 꺼내 다시 내려놓고 가는 기분이다.





마지막 식사를 위해 만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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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건드리지 못한 음식 하나에도 미련이 묻어있다.





No News, No Shoes







아무것도 필요 없이 맨발로 들어와 빈손으로 나가는 것이 몰디브의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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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떠나기 싫어서 더위를 피해 들어간 기프트샵에서 몰디브를 기념하는 카드 하나를 구입한 후






처음 이곳에 내려 건너온 긴 제티 위로 다시 돌아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의 문장을 가져와 섬을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을 대신한다.





섬을 떠날 때는 그것이 어떤 섬이든, 늘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스페체스처럼 그립고 따뜻한 기억으로 가득한 섬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파도에 흔들리는 불안정한 트랩을 건너 배에 오르고 비닐시트 좌석에 앉으면 이윽고 엔진 소리가 울려펴진다.


배가 서서히 방향을 바꾸어 난바다로 뱃머리를 돌리고 느릿느릿 부두를 벗어난다.


부둣가에 서서 배웅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멀어진다.

(중략)... 손을 흔드는 사람들도 사라진다. 마을이 점점 작아지고 산등성이가 그저 어렴풋하고 아득한 윤곽으로 변해간다.

이윽고 섬 자체가 수면에 뜬 형체 없는 안개속으로 서서히 삼켜진다.


아무리 눈에 힘을 줘봐도 이젠 수평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섬이 그곳에 실체로 존재한다는 것조차 확실치 않다.





그곳에서 계속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곳에 있던 푸른 숲 속과 오래된 조선소도




붙임성 좋은 바닷가의 해산물 식당과 새로 개장한 호화 호텔도(중략)





이제는 모두 현실의 것이라는 생각마저 희미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운 두 섬에서' 중







몰디브 콘스탄스 무푸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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