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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어, 카리 사리넨의 브랜드 디자인 팁

by 성우


1. 스타트업 웹사이트, 어려운 건 ‘디자인’이 아니라 ‘브랜드’


카리 사리넨(Linear 공동창업자 & CEO, 前 코인베이스 첫 디자이너, 前 에어비앤비 리드 디자이너)은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 웹사이트 만드는 건 정말 쉽다. 어려운 건 ‘독창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다.”


많은 초기 스타트업이 잘 나가는 회사(Stripe, Linear 등)의 사이트를 그대로 참고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회사들도 처음부터 그 모습이 아니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Stripe의 첫 웹사이트 → 지금과 완전히 다름

Linear의 첫 웹사이트 → 하루 만에 만든 매우 간단한 페이지

즉, 우리 회사의 현재 단계에 맞게 브랜드와 웹사이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2. 초기 단계에 과도한 ‘대기업 이미지’는 독


요즘은 웹사이트 툴이 좋아서 초기에 매우 고급스럽고 완성도 높은 사이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유 1: 사용자가 “제품도 완벽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실제론 아직 기능이 부족할 수 있음

이유 2: 잘못된 기대치로 실망하면 신뢰를 잃음


카리는 “너무 일찍 성숙해 보이려 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대신, 지금 단계에 맞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합니다.


3. Linear의 초기 웹사이트 사례


2019년 첫 Linear 웹사이트는:

하루 만에 제작

목표: 최대한 빨리 제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이메일 확보

페이지 구성: 단일 페이지, 핵심 메시지 + 약간의 스크린샷 + 팀 소개


전략 포인트:

구체적인 타겟 언어 사용 “Issue Tracking(이슈 트래킹)”이라는 기술 용어 → 개발자/스타트업에 바로 어필 “Work Platform” 같은 추상적인 표현은 피함

투자자용 vs 사용자용 메시지 분리 투자자: “우리는 미래의 모든 업무를 아우를 플랫폼” 사용자: “빠른 이슈 관리 툴”

제품 이미지 활용법 모든 기능을 다 보여주지 않고, 일부만 보여줘서 호기심 유발 약간 흐리게 처리 → 궁금해서 대기 리스트 신청하도록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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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장 후(현재)의 웹사이트 변화

Linear는 시간이 지나며:

기능이 이슈 관리 → 프로젝트 관리 → 로드맵까지 확장

고객층이 스타트업에서 대기업까지 넓어짐


그래서 디자인과 카피도 변화:

언어: 여전히 기술팀이 쓰는 용어(issues, projects, roadmaps) 유지

디자인: 블랙·화이트 톤으로 성숙미 강화

구성: 홈페이지: 핵심 요약 세부 기능/사례/통합 정보: 별도 페이지로 분리

카리의 원칙은 여전히 동일합니다.

“홈페이지는 우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 ‘흥미 있는지’ 판단하게 하는 곳이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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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른 스타트업 리뷰에서 나온 실전 팁


Sprites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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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고민)

“우리 웹사이트를 보면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뭘 하는지 알까요?”


상황

‘AI 워크플로우 빌더’라는 소개 문구만으로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써야 하는지 불명확

다양한 기능(브랜드 무드보드, 인터뷰 질문 생성, 광고 생성 등)이 섞여 있지만, 타겟 고객군이 드러나지 않음

그래픽이 강렬해서 정작 텍스트 메시지가 눈에 안 들어옴


카리의 피드백

타겟 고객부터 명확히 하라.
현재 메시지는 누구에게 말하는지 모호하다. 예를 들어 “유튜버용 AI 영상 편집”처럼 직관적으로 해야 사용자가 ‘이건 나를 위한 서비스구나’라고 인식한다.

시각 요소와 메시지의 균형이 필요하다.
그래픽과 움직임이 강하면 시선을 빼앗아 핵심 문구를 못 읽게 된다. 움직임은 ‘집중시키고 싶은 포인트’에만 쓰라.

기능 나열보다 대표 사용 사례를 깊게 보여주라.
하나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확대해 보여주면, 사용자가 자신의 상황에 대입하기 쉬워진다.


Giga 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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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고민)

“웹사이트 전환율이 낮습니다.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요?”


상황

기업용 AI 고객 지원 솔루션

홈페이지 주요 목표: ‘데모 요청’ 버튼 클릭

하지만 방문자 대부분이 B2B(기업) 의사결정자 → 사이트에서 바로 구매·신청 안 하는 경우가 많음

페이지 상단에 제품의 성격(음성 AI)이나 주요 차별점이 잘 드러나지 않음


카리의 피드백

B2B 전환율은 구조적으로 낮다.
기업 고객은 웹사이트에서 바로 결제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전환율 수치가 아니라, 신뢰와 관심을 쌓는 것이다.

신뢰를 주는 자료를 쌓아라.
보안·규모·고객사례·성능 데이터 등을 별도 페이지로 제공하고, 영업/행사/네트워킹 등 다른 채널에서 접촉 후 사이트로 유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제품 체험 경로를 설계하라.
현재의 챗봇은 방문자에게 너무 막연한 질문을 던진다. 특정 기능이나 강점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대화 시나리오를 설계해야 한다.

헤드라인에서 바로 ‘음성 AI’임을 드러내라.
초반 3~5초 안에 제품 범주와 강점이 보이게 해야 한다.


Unreal Milk (Brown F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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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고민)

“우리 웹사이트가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과 기억을 남기나요?”


상황

실험실에서 만든 ‘진짜 우유와 동일한 성분의 대체 우유’

독특한 일러스트와 스토리텔링 중심

하지만 제품 설명(무엇으로 만드는지, 어떻게 사는지) 정보가 부족

구매/참여 행동을 유도하는 버튼이 없음


카리의 피드백

브랜드 개성과 차별성은 훌륭하다.
디자인과 내러티브가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다만, ‘재미’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다음 행동을 유도하라.
뉴스레터 구독, 출시 알림 신청, 커뮤니티 가입 등으로 방문자를 브랜드 팬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제품-브랜드 톤 일관성 유지
웹사이트는 유쾌하고 자연 친화적인데, 제품 병 디자인은 무난하다. 톤을 맞추면 기억과 연결이 더 강해진다.

불안감 관리
‘실험실에서 만든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막연한 거부감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미지를 잘 잡았다. 이 전략은 유지하되, 과학적 설명도 간단히 덧붙이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Confident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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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고민)

“20초 안에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오픈소스와 유료 버전이 있어서 헷갈릴까 봐 걱정입니다.”


상황

LLM 평가·관찰 플랫폼 (DeepEval 오픈소스 기반)

타겟이 이미 DeepEval을 아는 개발자라면 연결이 쉽지만, 모르는 사람은 혼란

사이트 문구가 기술 용어 위주라 초보자는 이해 어려움


카리의 피드백

오픈소스와 유료 제품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
‘DeepEval 기반의 확장형 상용 버전’임을 한 줄로 이해하게 해야 한다.

초기 타겟은 기존 DeepEval 사용자
이미 친숙한 사람들에게 “이걸 쓰면 더 편하고 강력해진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전환율을 높이는 빠른 길이다.

차별점 강조
경쟁 제품과 비교해 무엇이 더 뛰어난지, 혹은 다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우리는 평가를 한다’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어떤 지표로 더 잘한다’가 필요하다.


Drop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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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고민)

“우리 랜딩페이지가 너무 복잡해 보여요. 하지만 고객(미국 대학 스포츠 코치)들은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서, 안 보이면 지원 안 한다고 생각해요.”


상황

대학 스포츠팀을 위한 운영·전략 통합 소프트웨어

고객은 비기술직(코치)이라 신뢰와 ‘기능이 다 있구나’라는 인식이 중요

그래서 첫 화면에 많은 정보·그래픽·애니메이션을 넣었지만 혼란스러움


카리의 피드백

첫 화면은 심플하게, 세부 정보는 아래로
고객이 스크롤을 안 할 거라는 가정은 틀렸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지금, 사람들은 스크롤에 거부감이 없다.

신뢰 신호를 상단에 배치
다른 팀이 쓰고 있다는 사례, 사용자 인터뷰, 코치 사진 등을 넣으면 ‘나와 같은 사람이 쓰는구나’라는 안도감을 준다.

움직임 최소화
모든 섹션에 애니메이션이 있으면 산만하다. 핵심 요소에만 움직임을 주고 나머지는 정적으로 두라.

사용자 유형별 페이지 분리
‘코치용’, ‘운영진용’처럼 역할에 맞는 페이지를 만들면 각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볼 수 있다.


6. 핵심 교훈


작음을 인정하고, 그만의 매력을 살린다

카리는 초기에 대기업처럼 보이려고 하는 스타트업을 많이 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위험합니다.

예: 첫 Linear 웹사이트는 하루 만에 만들었고, 딱 필요한 정보만 담았습니다.

이유: 제품이 완전히 준비되지 않았는데, 너무 완벽해 보이면 사용자가 기대치를 높게 잡습니다. 기대와 실제가 다르면 실망이 커집니다.

교훈 → “우리는 아직 작은 회사입니다”라는 태도가 오히려 솔직함과 호감을 줍니다.


초기에는 타겟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 언어’ 사용

많은 회사가 ‘Work Platform’, ‘Productivity Tool’처럼 포괄적이고 멋있어 보이는 단어를 씁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그게 독이 됩니다.

예: Linear는 초기에 ‘Issue Tracking’이라는 기술 용어를 전면에 썼습니다.

이유: 개발자와 스타트업 팀이 그 단어를 보고 “아, 이건 나를 위한 제품”이라고 즉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교훈 → 투자자에게는 큰 비전을, 사용자에게는 당장 쓸 수 있는 구체적 기능을 말하라.


성장하면 정보는 늘리되, 단순함은 유지

회사가 성장하면 기능이 늘어나고 고객층도 다양해집니다.그래서 설명해야 할 게 많아집니다.

예: 현재 Linear는 이슈, 프로젝트, 로드맵까지 다루지만, 여전히 홈페이지는 단순합니다.

이유: 홈페이지는 ‘처음 방문자’가 흥미를 느끼는 곳이기 때문에, 모든 걸 다 담으면 오히려 산만해집니다.

교훈 → 핵심 메시지만 전면에, 세부 내용은 별도 페이지에서.


브랜드·웹사이트는 회사 성장 단계에 따라 계속 진화

한 번 만든 로고, 컬러, 카피로 끝이 아닙니다.

예: Linear는 첫 사이트 → 보라색 사이트 → 현재 흑백+미니멀 디자인으로 변화했습니다.

이유: 초반에는 친근함과 속도를, 나중에는 신뢰와 성숙함을 강조하기 위해.

교훈 → 제품이 변하면, 그걸 반영하는 브랜드 이미지도 변해야 한다.


디자인·메시지 선택은 ‘우리가 지금 어떤 회사인가?’에서 출발

웹사이트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할 때, 유행하는 디자인이나 경쟁사 사이트를 먼저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카리는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단계의 회사인가?”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 이 질문이 먼저입니다. 그 답에 따라 폰트, 색상, 레이아웃, 카피가 달라집니다.

예: 실험실 우유 브랜드 Unreal Milk는 ‘과학적’ 이미지보다 ‘자연 친화적’ 톤을 택했습니다. 이유는 ‘실험실’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해서입니다.


홈페이지는 모든 걸 설명하는 곳이 아니라, 입구

카리는 홈페이지를 ‘첫인상’이라고 표현합니다.

예: Linear 첫 홈페이지는 기능 몇 가지와 스크린샷, 대기리스트 신청 폼이 전부였습니다.

이유: 방문자가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게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교훈 → 홈페이지에서 모든 기능·사례·설명을 다 하려고 하면 실패합니다. 궁금하게 만들어서 더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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