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6일,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계획 (the Victory Plan)이 90% 준비가 끝났으며 곧 우방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적으론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다. 승리가 90% 임박한 것도 아니고… 애초에 계획이란 실전에서 검증되기 전까지는 말 그대로 계획일 뿐이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 맞기 전까지는”이라는 타이슨의 명언처럼.
물론 계획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계획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진짜 대단한 계획이 있다면 이렇게 동네방네 소문내지 않는다. 병법은 허허실실이 기본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계획이란 것도 맘에 걸린다. 90%의 완성도라고 하지만 이 세상에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은 마무리 10%가 가장 어렵고 시간도 오래 든다. 이쯤 되면 절묘한 한수나 전황에 대한 정교한 재진단이 아니라 업데이트된 지원요청 리스트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이 모든 건 나의 탁상공론일 뿐이다. 전쟁지도자로서 젤렌스키는 자국민들과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필요하다면 없는 것도 있는 척, 불가능한 것도 가능한 척할 줄도 알아야 한다. 돌이켜보면 처칠과 드골도 허풍 챔피언들이었다.
단 과장도 적당해야 하며 연출이 과도하면 부작용이 따르는 법이다.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을 의식하느라 섣부른 결정을 하지 않길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