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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아프간 전쟁, 그 시작과 끝

by 셔니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길게 지속된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미국은 20년에 걸쳐 약 2조 달러나 되는 돈을 썼다. 이는 직접적인 지출만 따진 것이며 전쟁으로 상실한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소 두 배는 날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아프간을 애초 계획했던, 평화로운 민주국가로 만드는 데 실패했다. 탈리반이 권좌로 복귀했고, 아프간은 전쟁 전보다 더 위험하나 나라가 되었다.


전쟁으로 혼란이 가중된 것은 아프간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2월 13일, 독일 뮌헨에서 아프간 난민이 차를 몰고 군중을 덮쳐 3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생겼다. 실수가 아니라 철저히 계획된 살인 시도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이민에 대한 반감이 커지던 유럽이 시끌시끌하다.


전쟁은 수백만 아프간 난민들의 삶을 파괴했을 뿐 아니라, 난민들이 도주해 간 나라들의 사회적 근간도 흔들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극우화 조짐이 보일 만큼 그 문제가 심각하다.


전쟁 초반에 미국이 보여준 군사적 능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 그것도 해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 저만한 군사력을 투영할 수 있는 나라는 아마 미국이 유일할 것이다. 하지만 군사력만으로는 전투는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전쟁을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미국은 아프간을 무너뜨리는 데에는 뛰어났지만 어떻게 재건할 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고, 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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