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쉽의 4번째 발사가 6월 5일로 잠정 확정됐다. 발사 허가라는 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3차 발사가 안정적으로 끝난 것을 감안하면 큰 문제없이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4월 20일에 1차 발사...
212일 만에 2차 발사, 성공적인 단 분리 및 엔진 작동으로 1차 발사 대비 크게 진보한 모습을 보여줌
117일 만에 3차 발사, 최초로 궤도 비행에 성공...
그리고 84일 뒤 이뤄질 4차 발사, 이번 발사의 최우선 목표는 대기 재진입 및 발사체 회수다. 스타쉽의 가장 큰 의의인 100% 재사용의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또 한 번의 중요한 마일스톤.
스타쉽이 그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재사용’은 필수다. 수송량은 스타쉽이 압도적이지만, 팰컨 9은 스타쉽보다 제조 원가가 적게 들고 1단 재사용이 가능하다. 아마 재사용이 안 되는 스타쉽은 팰컨 9 대비 발사 비용 우위(per kg)에 있지 않을 것이다. (여러 주관적인 가정을 반영해 직접 계산한 결과이기 때문에 ‘아마’라는 표현을 썼다.)
높이가 120미터, 중량이 수천 톤이나 되는 발사체를 분기에 한 번씩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대단한 업적이다. 심지어 쏠 때마다 성능이 대폭 개선되고 발사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이번 4차 발사가 3차 발사에서 발견한 문제들을 100% 개선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스타쉽의 ‘재사용 성능’을 최대한 빨리 검증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핵심 기능만 업그레이드해서 재발사하는 속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완벽주의’에 집착하기보다는 일단 프로토타입을 출시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MVP 방식의 전형이다. 스페이스X가 완벽에 집착했다면 아직도 ‘실패로 끝난’ 1차 발사의 트러블슈팅이 한참이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스타쉽이 모델링으로만 존재했을지도.
보잉도 역사적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우주 캡슐 스타라이너의 최초 유인 미션이 바로 그것이다. 스타라이너는 2019년 첫 무인 시험 비행 때 ISS와 도킹하지 못하고 귀환하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거듭된 끝에 2022년 5월 무인 비행에 어렵게 성공했으며, 이후에도 유인 시험 비행이 계속 늦춰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5월 6일 발사도 우주선의 헬륨이 누출되어 연기됐다. 그 결과 의도치 않게 스타쉽 4차 발사와 일정이 겹치게 됐다. 현재 계획 중인 재발사는 6월 1일~5일이다.
...2014년, NASA는 보잉과 스페이스X를 CCP 사업의 파트너로 선정해 유인 우주선을 개발하도록 했다. 당시 NASA가 메인 파트너로 고려했던 건 보잉이었다. 계약금만 봐도 알 수 있는 게 보잉의 계약금은 42억 달러로 스페이스X의 그것(26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2020년 스페이스X가 먼저 유인 비행에 성공하면서 반전 드라마를 썼다. 산고가 길어지고 있는 보잉, 과연 스타라이너는 10주년을 맞아 날아오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