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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ampus Blues

완벽과 긍정 사이

마음의 기울기

by 우너


Learning is finding out what you already know.
Doing is demonstrating that you know it.
Teaching is reminding others that they know it just as well as you.
You are all learners, doers, teachers.

Richard Bach




나이가 드니 감기가 다 낫는데도 5일이 걸린다.


귀국 후 일 년 반, 생각할 시간도, 읽고 쓸 시간도 없이 휭 하고 시간이 지나고 있다.

단거리 경주는 아니었지만, 마치 한 숨에 다 내달릴것 마냥 앞만 보고 나를 내던졌다.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다양한 배움을 얻기를 원했다. 성공이든 실패든 내가 스스로 시작하고 결과가 나오는 과정이 신기하기도, 멋지기도, 재미있기도 했다. 스스로부터도 사회로부터도, 정해진 기대치가 없었기에 부담없이 임했고 덕분에 다채로운 경험을 쌓았다고 말할수 있을 것 같다.


열정을 쏟았고, 기쁘기도 슬프기도 했으며, 감사하기도 많이, 상심도 많이 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조금 여유를 가져도 될 것 같다. 눈치보지 말고 상처받지 말고, 내가 믿는대로 배운대로 하면 되는 건데. 내 중심이 약해서 흔들렸을 뿐 누구의 탓도 아니다.


오늘은 일주일 간 앓던 감기를 떨치기 시작하는 날. 그 동안 무언가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잠 못이루었는지 그러면서도 내 자신이 답답하고, 잠을 아예 자지 못하다가도 어느 날은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잠만 자고 했던 날들.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강하고 든든한 내가 되어주고 싶다. 내가 많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작은 비난에 숨길 수 없이 흔들리는 이유는, 스스로 내 약점을 용납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걸 나도 안다. 그게 내가 그렇게도 지워버리고 싶었던 학습된 습관이라는 것 마저도. 늘 더 높게, 더 빨리, 더 확실하게, 더 완벽하게. 그게 정답이 아닌데도. 자각이 되는데도 그런 비판의 순간마다 자꾸 방어적으로 변해버리는 내가 실망스럽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달의 바닷가에 제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밤하늘의 저 먼 데를 쳐다보면 아름답고 둥근 행성 한구석에서 엄마의 딸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진짜 이야기는 긍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언제나 엄마가 말씀해주셨잖아요?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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