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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Campus Blues

July

The beginning

by 우너

https://youtu.be/6DTqg0MWKrc?list=PL-f22h4PVpFUYEGlbgTU_YEN5v9b1poJZ

Mocca (ft. Cil) - Changing Fate


손발이 늘 찼던 나는 추위를 두려워했었다. 겨울의 크리스마스를 사랑하고, 겨울의 함박눈을 사랑하고, 겨울의 군고구마냄새와 따끈한 포장마차를 사랑했으면서도, 강추위와 칼바람이 무서워 이른 아침 젖은 머리카락으로 밖을 나가기를 두려워했었다. 사계절이 있는 나라들에서 늘 살았기 때문에 겨울은 견디고 어서 보내버리면 그만인 추위였다. 또 다시 찾아올 추위였고, 아쉬울 것이 없는 추위였다. 그리고 겨울을 보내고 나면 따스히 녹여줄 봄이 늘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더운 지방으로 이사를 오면서 얘기는 달라졌다. 혹독하던 겨울의 냉기를 이토록 그리워하게 될줄은 몰랐다. 더운 나라에서 일년의 대부분을 보내게 되면서 나는 한국의 겨울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추워서 코와 귀가 시려 금방이라도 떨어져나갈 것만 같고, 건조한 바람에 살갗이 에어 갈라지기도 하지만, 지나갈 추위다. 잠시 머무를 바람이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즐기자 생각하기 시작하니, 정말 신기하게도 생각만큼 춥지가 않았다. 물론 춥고 시려 떨기도 하고 때로 목감기도 앓았지만 견딜만했다. 잠시뿐이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나면 거짓말처럼 금새 바람이 잦아들고 몸이 따스하게 녹아드는 순간이 찾아왔다.


나는 더위가 싫다. 나에게는 햇볕이 쥐약이라 직사광선 아래 몇 시간만 있어도 머리가 띵하고 피부가 따끔거리고 기운이 쭉 빠져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종이인형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여름은 그다지 반가운 계절이 아니다. 매일이 습도 98-99프로인 무덥고 습한 이 곳에서의 몇 년의 생활동안 이 습한 계절에 사실 조금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위를 덜 타게 되거나 하는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무작정 싫어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피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 더위도 추위처럼 끌어 안아보려고 한다. 죽죽 흐르는 땀을 성가셔하지 않는 것, 찐득찐득 습기를 마냥 꺼리지 않는 것, 찬란히도 쨍하게 내리쬐는 태양볕을 필요 이상으로 무서워하지 않는 것. 말 그대로, 피할 수 없으니 즐기는 것.




Dandelion. Oh how you know me so well



Blissful days


Life is full of colors at the moment, with a gift of long-lost peace.

I'm immersed into a whole new realm of energy from the goodness in people and the comfort thereof. Per usual, just me and my train of thoughts are enough to fill my days. However, as much as I relish my time alone in a world imbued with distractions, it is a delightful surprise to encounter such richness in mind and spirit in good company, especially when I almost forgot about this feeling (after long time of being a reckless mess). I feel refreshed and constantly inspired at the same time. I can finally say I'm glad I'm back. Uncanny how it's immensely fulfilling to say that.


Aloha. I'm lucky after all.


July 3rd,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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