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ot Like Love

by 우너


누구를 사랑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사랑하는 티를 많이 내는 거래요. 사람의 마음은 말하지 않으면 오해하거나 헷갈리기 쉽고, 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있더라도 직접 들어야 확신이 드는거래요. 그러니 지금, 당신의 마음을 보여주세요. 가장 솔직한 날 것의 모습으로요. 마음은 말해야지 알 수 있고 사랑을 표현해야 느껴지는거니까요. 또 그렇게 전해진 마음은 누군가에겐 평생 기대어 힘낼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 될 테니까.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마음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품은 마음, 내가 나의 행동에 담는 마음, 나의 말과 표정에 담는 마음.


우리는 사랑이 설렘이나 두근거림 같은 한 순간의 커다란 감정의 동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찰나의 감정의 소용돌이는 내가 생각하는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내가 사랑 하면 떠올리는 것들은 잔잔하고, 고요하며, 평안하다. 어디로 가는지, 얼마나 걸리는지조차 모르고 차 뒷좌석에서 곤히 잠들 수 있는 것 같은 안도감을 주는 그런 것. 그게 전부는 아닐지라도, 우리가 사랑할 때 우리는 그 크고 단단한 사랑 안에서 안전할 수 있어야 한다. 항상 기쁘지 않을지라도 그 안에서 마음껏 울고 웃고 고생하고 도전하고 역경을 함께 이겨내고 그러면서 성장하고, 그 사랑 안에서 받은 힘과 지혜로 함께 더 큰 사랑을 일구어 나가는 그런 것이다. 그래서 변하는 것도 아니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잊혀지는 것은 더더욱 아닌 것이다. 한 사람과의 여정이 멈추더라도 우리가 지은 사랑의 집은 남아 나에게 가르침을 주니까.


사랑해 라고 말하며 감정을 표현했다고 해서 할 일을 다 한 것은 아니다. 사랑은 말뿐만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한 순간들에서 묻어나는 것이므로.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이 힘든 날을 보내고 있을 때 대화 속 작은 멈춤, 조용한 한숨, 미세한 표정의 어두움을 알아채고 물어봐주는 것, 기다려주는 것, 때로는 그냥 곁에 있다는 걸 일깨워주는 것. 그 모든 지루하고 평범하고 재미없는 순간들을 통틀어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사랑은 대단한 순간이나, 멋진 모습들만으로 기억하는 인생의 이벤트가 아니다. 그렇게 남겨져서는 안된다. 그런 순진한 기대만을 가지고는 사랑 자체를 사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사랑하고 싶다면, 진짜 사랑의 순간들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하고 일상적인 작은 순간들을 알아채고, 고마워하고, 감동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아름다운 순간들은 때로는 지극히 평범한 매일의 사소한 행동과 잔잔히 건네는 말들을 따뜻하게 보는 시선에서부터 시작된다.



말하지 않으면 남지 않는 것들 투성이인 세상에서 사랑을 지키는 방법


사랑을 하면서 가장 자주 착각하는 건 내가 이렇게까지 상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전해졌을 거라고 믿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말을 아낀다. 괜히 유난스러워 보일까봐, 이미 알고 있을거라 짐작해서, 혹은 지금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그 사이에 마음은 차곡차곡 쌓이지만 정작 꺼내지지 못한 말들은 시간에 밀려 형태를 잃는다.


사람마다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르다. 누군가는 자주 확인받아야 안심하고 누군가는 말보다 행동을 믿으며, 또 누군가는 변하지 않는 태도 앞에서야 비로소 마음을 연다. 그 차이를 모른 채 내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사랑은 쉽게 엇갈린다. "이 정도면 알겠지" 라는 말은 사실 가장 많은 오해를 남기는 문장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은 상대에게 숙제가 된다. 그 숙제가 반복되면 관계는 점점 망가진다.

사랑은 감정이 깊어서 유지되는 게 아니다.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고, 언제 말을 건넬지 망설이고, 상대의 반응을 다시살펴보는 그 과정들이 관계를 아름답게 유지한다. 그 노력을 멈추는 순간 아무리 오래 함께 했어도 사이는 금새 느슨해진다.


그래서 나는 알아주길 기다리기보다 표정이나 손길로, 말이나 글로, 행동으로 남기기로 했다. 그 편이

가장 진심이 진하게 담기는 나다운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쭈뼛거리며 상대의 마음을 재단하고 내 마음과 비교하며 저울질하거나 부끄러워 아닌 척 숨기고는 더 이상 진심이 중요하지 않아졌을 때에서야, 혹은 누군가의 질문 앞에서야 보일 수 있는 그런 것은 내 소중한 마음에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내가 품은 예쁜 마음에 미안하고, 그 마음을 받고 빛나야 마땅할 상대방을 존중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도, 괜히 보고 싶어지는 순간도, 사소해서 넘기기 쉬운 감정까지도, 사랑한다는 말도, 전부 다 말로 남기기로 했다. 표현하지 않은 마음은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으니까. 아무 힘도 없어지고마니까. 사랑을 잘하고 싶다는 건 완벽하지겠다는 뜻이 아니라 계속 배우겠다는 다짐에 가깝다. 오늘보다 조금 더 솔직해지는 쪽으로, 어제보다 한 발 더 다가가는 쪽으로. 그렇게 남겨진 말들이 관계를 오래 버티게 한다.

살다 보니 진심이란 건 내가 보여주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진심이 되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마음을 다 쏟아도 상대가 그 온기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결국 나 혼자만 품었던 마음이었다. 진심은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느껴야 비로소 닿는다는 것을 종종 깨닫는 순간들이 있었다.


나는 늘 내 방식대로 최선을 다했다. 내일을 걱정하면서도 해야하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서운했고, 오래 아팠다. 내 마음의 결을 조용히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진심이 고요하게 닿는다는 걸 이제는 안다. 억지로 붙잡는다고,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그래서 섣불리 좋아하고 마음을 주고나서 ‘왜 몰라줄까' 하며 속상해 하기 이전에 '이 사람이 내 진심을 알아줄 사람일까'를 먼저 생각한다. 마음은 설명하지 않아도 닿는 사람에게 말 없이 전해질 때 상처없이 온전히 전달될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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