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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보 Sep 03. 2022

2022.7월 문화정책 동향리뷰

7월 키워드 : #落 지구촌, #탈세계화(De-globalization), #축제장의 켄타우르스



갤럽이 122개국 성인들을 조사한 ‘2022 세계 감정 보고서’(2022 Global Emotions Report)에서, 지구인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라고 합니다.(한겨레신문, 2022.7.4.) 코로나 탓이라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전쟁이지요. 독일인들이 석탄난로를 꺼내고 땔나무를 사는 것(조선일보, 2022.7.16.)이 “캠핑 불멍 즐기기” 트렌드가 아니라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하는 현실이랍니다. 서구 문명의 삶의 질이 한 순간 2020년대에서 1950년대로 시간이동한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이동의 스위치는 푸틴 대통령이 잠갔다 풀었다(중앙일보, 2022.7.27.) 하는 가스관 밸브입니다. “유럽의 빵 바구니”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옥죄이고, 심지어 불태우기도 하는(한겨레신문, 2022.7.11.) 푸틴의 계산에 따라 지구촌 식탁 위 행복지수가 요동칩니다. 한술 더 떠서 요즘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기후위기입니다. 유럽에서는 “전선이 녹아내려 정전사태”(연합뉴스, 2022.7.21.)가 올 정도의 최악 폭염으로 1000여명이 넘게 사망했고, 탈선 위험이 있으니 “웬만하면 열차 이용을 자제”(중앙일보, 2022.07.18.)하라는 경고까지 나올 정도랍니다. 미국에서도 폭염과 산불이 난리인데, 미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위해 내뿜은 온실가스가 다른 나라에 2500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입힌다는 주장(시사저널, 2022.7.13.)도 제기됩니다.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기후위기 때문에 생긴 우울증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도(주간조선, 2022.7.17.) 나타난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집단행동 또는 집단자살,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뉴스펭귄, 2022.7.19.)고 최후통첩 같은 호소를 합니다. 플라스틱 재활용도 별 효과 없는 ‘그린 워싱’일 뿐이라고 하니(BBC News 코리아, 2022.7.12.), 답답해집니다. 연결되어 함께 고통 받고 추락하고 있는, ” 지구촌의 문명을 살리기 위해, 정말 근본적인 삶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러시아의 가스밸브 잠그기를 경험하면서, 세계는 보호무역과 자원 무기화 경쟁에 바빠집니다. 서로 반목할 때는 일단 자기 몫 챙기기와 빗장 걸어 잠그기가 기본입니다. 이를 주로 경제적 관점에서 -세계화(de-Globalization)”라고 분석하지만(매경ECONOMY, 2022.7.5.), 사실 “신-냉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1차 세계대전 전에 식민지 개척에 열 올리던 제국들의 모습과 러시아 사태로 긴박해진 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에 빨대 꽂는 지금 유럽 선진국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녹색 식민주의”(중앙일보, 2022.7.13.)라는 좀 더 우아한 말로 비판될 뿐입니다. 물건을 팔 시장은 전 세계로 넓게 찾아 나서고, 물건을 만드는 공장은 언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곳, 그리고 기밀이 새나가면 안 되는 적지에서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는 것이 인지상정이니, 욕할 일 만도 아닙니다. “전략적” 또는 “포괄적” 동맹이라는 말로, 서로 겹칠 수밖에 없는 안보와 경제의 이해관계 네트워크를 적절히 선 그어서     나누기란 참으로 어려운 시대입니다. 연결된 지구촌 시대에 “모든 측면에서, 언제나” 친구와 적을 구분하여 무 자르듯이 나눌 수 없는 것이 우리 삶의 얽히고설킴입니다. “탑 건”에서 톰 크루즈가 폭격한 적이 어느 나라인지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경향신문, 2022.7.6.)이랍니다. 사람들의 활동은 서로 패권을 다투는 국가의 국경을 훌쩍 뛰어 넘어서 벌어지는 것이, 비단 인터넷 시대만의 특징은 아닙니다. 무역과 문화는 늘 더 넓은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 인간의 역사 속에서 확인됩니다. 그 흐름을 막고 조정하려고 한 것은 늘 국가라는 권력 주체였지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 “러시아화 교육을 진행하려고 수백명의 교사를 파견”하겠다는 러시아(연합뉴스, 2022.7.21.), “헝가리는 혼혈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로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헝가리 총리(중앙일보, 2022.7.26.), 중화민족공동체를 위해 대학마다 “의식공고화 센터”를 설치한다는 중국(중앙일보, 2022.7.20.) 정부의 모습들에서,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갔던 근대 민족국가 권력 주체들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정치 탓에 합중국이 아닌 분열국”(중앙일보, 2022.7.4.)이 되었다고 불평하는 미국 시민들이 그들의 “자유의지”로 국가를 제대로 제어하고, 인권, 전쟁, 기후위기를 포함하여 지구촌 문명 회복 주체의 일원으로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우주의 모습을 한층 업그레이드 된 영상으로 보여 주며 “인간의 인식지평을 넓혔다는 제임스 웹 망원경”(노컷뉴스, 2022.7.12.)을 지구로 돌려서 우리를 쳐다보면 무엇이 보일까요? 우주의 티끌도 안 되는 지구 위에서 인간들이 갈라져 있는 모습을 좋게 보아 주면, 그 안에 우주가 들어있는 듯 변화무상, 다양하다고 말 할 수도 있겠습니다. 국가 단위의 경제 경쟁을 위한 “세계화”가     결국 서로 이익을 다투는 전쟁으로, 다시 “반세계화”의 방향으로 돌아섰다면, 시민들이 “문화를 공유하는 세계화”를 고려해보면 어떨까요? Globalization에서 De-globalization으로 대신 C-lobalization, Cultural-globalization입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75은 BA.5와 BA.2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말과 사람의 혼종인 “켄타우로스”로 빗대어 부르게 되었습니다. 기존 변이들 보다 전파력과 면역 회피 특성이 매우 강하답니다.(BBC뉴스 코리아, 2022.7.15.) 문화계에서는 “여름 축제의 적은 켄타우로스가 될 것”(한겨레21, 2022.7.18.)이라며, 우려의 시선으로 코로나 재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테살리아 왕의 결혼식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다 쫓겨나는 켄타우로스의 이야기가 있답니다. 코로나로 오랫동안 억눌렸던 기분을 맘껏 뿜어내는 축제장에서 켄타우로스의 행패가 없기를 기대해봅니다. 바이러스의 빠른 변이 속도에는 못 미치더라도, 사람들도 빨리 코로나 뉴노멀을 만들어 가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인 산불, 폭염, 아베 전 일본총리 피격, 미국에서 이어진 총기 사고 등...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의 낭만보다는 충격과 공포가 뉴스를 채웠던 7월이었습니다. 이제는 유원지가 되어 국민 곁으로 돌아온 청와대를 놓고 문화부와 문화재청이 벌이는 정책 혼선도 답답함을 보탭니다(뉴스1, 2022.7.25.) 유명 칼럼리스트들이 “내가 틀렸다(I was wrong about...)”고 과거 자신의 오류 주장을 되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는 뉴욕타임스의 소식(미디어오늘, 2022.7.26.)이 그나마 시원한 바람 한 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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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AC 문화예술 정책동향]은 문화, 사회, 기술, 정책, 해외, 연구 동향관련 기사를 선별해서 

격일로 제공하는 탤레그램 채널 [문화+정책_뉴스스크랩] 중에서 간추린 주요 이슈들과, 

매달 셋째 주에 서울문화재단 블로그에 연재되는 [이슈페이퍼_문화+정책]의 요약본으로 구성됩니다. 

 더 관심이 가는 내용은 제공된 웹 링크를 통해 원문으로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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