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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보 Oct 03. 2022

2022.8월 문화정책 동향리뷰

8월 키워드 : #홍보의 진심, #불·강·물, #시장에 정책이 필요할 때

인터넷에서 뜬금없이 "가스 싼 러시아로 이주하라"는 러시아 홍보영상이 나돌면서 시끄러웠습니다.(연합뉴스, 2022.7.30) “맛있는 요리, 아름다운 여성, 저렴한 가스…몇 천 개의 제재에도 버틸 수 있는 경제”를 자랑하는 영상을 보고는, 이것이 실화인지 풍자인지 헷갈려하며, 조롱도 쏟아졌습니다. 이에 못지않게 실제 전쟁터 배경으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의 보그지 화보도 논란(중앙일보, 2022.7.27.)이 되었습니다.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잡지가 전쟁을 낭만화하는데 돈을 퍼붓고 있다”는 비난과 “우크라이나를 주목받게 하려는 것”이라는 옹호론이 있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이 10명 낳으면 ‘어머니 영웅’ 훈장을 주겠다”(조선일보, 2022.8.18.)고도 하고, '살인자는 OK, 성범죄자는 NO'라는 이상한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신병 모집(뉴시스, 2022.8.10.)을 홍보하고 있답니다. 국가나 정치가의 홍보의 진심은 도대체 무엇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계 여성 수 백명이 미국 시카고 도심에서 흰옷을 입고 침묵시위(연합뉴스, 2022.8.9.)를 벌였습니다. 우크라이나 난민들과 하르키우 오페라단 등 음악가 74명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프리덤 오케스트라’는 네덜란드, 미국 등지를 순회하며 “무기 대신 악기를 들고 세계의 관심 모으기 전투 중”이라고 합니다.(중앙일보, 2022.8.15.) 진심을 의심할 바 없는 “행동”입니다. ESG를 부르짖는 기업도(조선일보, 2022.8.19), 지역을 개발한다는 정책도(조선일보, 2022.8.19.), 국제도시가 되겠다는 도시도, 진심 없이 홍보에만 열을 올리다가 아름답지 못한 결말을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서울시는 '아이·서울·유' 브랜드를 7년 만에 교체한다(연합뉴스, 2022.8.16.)고 발표했고, 부산시는 영어 상용 글로벌 도시로 변모하겠다고 발표(연합뉴스, 2022.8.29.)하여 논란의 한가운데로 나섰습니다. 진심이 있다면 통하겠지요.


지구로 이주할 계획을 가진 외계인들이 8월의 지구 신문 헤더라인들을 보았더라면 마음을 바꾸었을 것 같습니다. 미국 서부에서는 서울시 3분의 1 태운 초대형 산불에(중앙일보, 2022.8.1.), 유럽은 불타고 있고(경향신문, 2022.8.9.), '불가마' 중국 쓰촨성에서는 만년설이 녹고 전선이 자연 발화하고(연합뉴스, 2022.8.23.), 유럽의 주요 강이 말라가는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MBC뉴스, 2022.8.15.)에 목이 말랐더니, 미국 데스밸리에는 천년에 한번 있을 폭우와(조선일보, 2022.8.11.), 파키스탄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한겨레신문, 2022.8.29.)가 맞장구를 칩니다. ... 지구 어디를 둘러봐도 안전한 곳이 없습니다. 독일에서는 라인강 바닥이 드러나 물류마비의 난처함이(조선일보, 2022.8.11.), 프랑스에서는 마실 물도 부족하다며 골프 홀을 시멘트로 메우는 시위대의 분노가(BBC News코리아, 2022.8.14.) 있었습니다. 반면 중국에서는 가뭄에 시달린 쓰촨성에서 인공강우를 위해 쏘아올린 탄피가 느닷없이 행인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이제는 오히려 홍수를 걱정해야 하는 황당함이 있었습니다.(연합뉴스TV, 2022.8.30.) 최악의 가뭄에 강물 마르자 발견된 7천년 전 고인돌과 공룡발자국 화석을 “뜻 밖의 선물”(문화일보, 2022.8.21.)로 반갑게 받을 수 있는 일인지 착잡합니다. 멋있게 텀블러 쓰는 것으로 친환경 생활을 실천한다고 자부하던 위선이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문화일보, 2022.8.1.)을 미친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태어날 때 온도로 성별이 좌우되는 플로리다 바다거북이 모두 암컷으로만 부화(연합뉴스, 2022.8.2.)하는 사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주류산업 세수가 감소하자 국세청이 '사케 비바(Sake Viva!)'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답니다.(뉴시스, 2022.8.18.)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경기부양을 위해 술을 더 많이 마시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코로나로 영화 관람료의 3%를 징수하는 영화발전기금이 사실상 고갈상태에 빠지자 우리 정부는 국고 800억원을 투입할 예정(경향신문, 2022.8.30.)이랍니다. 빈사상태에 빠진 시장에 정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태에 이르기 전에 손을 쓰는 것이 정책의 선견지명이겠지요. 지자체들이 최근 지역영화제를 “채산성 떨어지는 축제”라고 없애는 것(중앙일보, 2022.8.30.)이, 지금 한창 붐인 K-컬처의 꽃만 보고 심은 지 오래된 뿌리는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습니다. “올 상반기 국내 뮤지컬 시장 1826억원 ‘역대급 호황’”(서울신문, 2022.8.18.) 같은 기사를 보면 뮤지컬계는 오히려 불편해진답니다. 뮤지컬산업진흥법제정 공청회에서는, 민간 위주의 성장에 한계 있으니, 공연시장 매출의 82%를 차지하는 뮤지컬에 대한 지원 근거 법률을 제정해야 된다는 주장(연합뉴스, 2022.8.29.)이 있었습니다. 내년도 문체부 예산이 전년대비 6.2% 줄어든 6조7천억으로 편성되었답니다. 영상콘텐츠산업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데, 청와대 복합문화공간 조성에도 총 445억원을 투입(연합뉴스, 2022.8.30.)한답니다. 정책은 음지를 비추는 햇살, 시장의 불화를 조정할 심판자, 사회안전망으로서 보이지 않게 시장과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시장과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피도록, ‘소비자 관점’이나 ‘신하 관점’보다, 스스로 세상을 만들어가는 ‘시민관점’이 필요하다는 BBC뉴스(2022.8.7.)의 주장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SFAC 문화예술 정책동향]은 문화, 사회, 기술, 정책, 해외, 연구 동향관련 기사를 선별해서 

격일로 제공하는 탤레그램 채널 [문화+정책_뉴스스크랩] 중에서 간추린 주요 이슈들과

매달 셋째 주에 서울문화재단 블로그에 연재되는 [이슈페이퍼_문화+정책]의 요약본으로 구성됩니다

 더 관심이 가는 내용은 제공된 웹 링크를 통해 원문으로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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