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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류아 Dec 20. 2018

엑시노스 9810 성능 논란과 AP 이원화에 대한 고찰

삼성전자 9세대 제품의 성능 논란의 원인에 대한 이야기

 어느덧 2018년이 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한 해동안 수많은 제품들이 출시되었고, 정말 많은 이슈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제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의 성능 논란입니다. 이 논란에 해당되는 기기는 갤럭시 S9/S9+(Galaxy S9/S9+) 그리고 갤럭시 노트 9(Galaxy Note 9)입니다.


 이 제품들은 하나 같이 공통점으로 출시되는 지역에 따라서 사용되는 AP(Application Processor)가 삼성전자 LSI 사업부에서 만드는 엑시노스(Exynos)와 퀄컴(Qualcomm)에서 만드는 스냅드래곤(Snapdragon)을 나누어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고, 이로 인해서 엑시노스를 사용하고 있는 제품과 스냅드래곤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성능의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성능을 제공해주어야 되는 제품들에서 AP의 차이로 성능 논란이 있음에도 왜 이원화하여 사용하는 것일까요? 어떠한 형태로 성능 차이가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엑시노스 9810 vs 스냅드래곤 845
도대체 어떠한 차이가 있는 거야?



 엑시노스 9 시리즈와 스냅드래곤 같은 경우 수많은 CPU 아키텍처 중에서도 ARM 아키텍처를 자체적으로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엑시노스 9810과 스냅드래곤 845는 동일하게 ARM Cortex-A75를 자체적으로 커스텀한 아키텍처를 고성능 빅코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ARM Cortex-A55를 삼성전자는 그대로, 퀄컴은 커스터마이징하여 저전력 리틀코어로 사용해서 두 AP다 동일하게 옥타코어(Octa Core) Big.LITTLE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GPU에서는 엑시노스는 ARM의 말리(Mali)를 사용하고, 퀄컴 같은 경우 아주 오래전 ATI의 모바일 그래픽 사업부를 인수하여 자체적으로 설계 개발하고 있는 아드레노(Adreno)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통신 모뎀, 급속 충전, 카메라 등 다양한 부분에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능 차이가 얼마나 나길래 논란인 거야?


 스펙시트상 CPU와 GPU 클럭 표기되었는 것만 보게 되면 큰 차이점이 없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갤럭시 S9/S9+를 사용하시는 분들께서는 배터리 소모가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등으로 실질적으로 느끼시고 이야기하셨으며,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보면 더욱더 뚜렷하게 문제가 보입니다.


 Antutu · GFXBench 5.0 · Geekbench · 3D Mark 총 4개의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갤럭시 S9+를 대상으로 엑시노스 모델과 스냅드래곤 모델의 측정하여 기제 되어있는 결과를 정리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Basemark 측정 결과도 포함하고 싶었으나,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Basemark 사이트가 무한 로딩 상태에 있어 제외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몇몇 측정에서는 엑시노스 모델이 스냅드래곤 모델보다 앞서고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상당히 낮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래픽 관련된 영역에서는 큰 폭으로 차이가 있으며, GFXBench5.0과 3D Mark에서는 처참하다 싶을 정도로 상당히 큰 폭으로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엑시노스가 스냅드래곤 대비해서 CPU 성능은 좋은 대신 GPU 성능이 좋지 않다로 비교되던 이전과 달리 확실하게 엑시노스가 열세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가 머야?


 아난드텍(Anandtech)에서 진행한 갤럭시 S9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엑시노스 모델과 스냅드래곤 모델이 차이가 발생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 때문이라고 합니다.


 스냅드래곤 845 버전 같은 경우 약 65ms안에 리틀 클러스터에서 빅 클러스터로 전환되고 최고 클럭에 도달하는데 비해서, 엑시노스 9810 버전 같은 경우 CPU 코어를 동적으로 ON/OFF 시킬 수 있는 핫플러그(Hotplug) 기술을 사용해서 오버헤드(어떤 처리를 하기 위해 들어가는 간접적인 처리 시간)가 매우 길며, 스케쥴러와 DVFS 문제로 리틀 클러스터에서 빅 클러스터로 전환화는 과정에 약 60ms 소요, 최저에서 중간 클럭(2.3 Ghz)까지 도달하는데 370ms, 최고 클럭(2.7 Ghz)까지는 약 410ms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즉, 빅 클러스터와 리틀 클러스터 간의 전환 속도가 상당히 느리며, 부하가 일정하지 않는 실사용 환경에서는 코어가 놀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실사용 성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난드텍에 올라왔었던 글을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AnandTech - Improving The Exynos 9810 Galaxy S9: Part 1

AnandTech - Improving The Exynos 9810 Galaxy S9: Part 2. Catching Up With The Snapdragon




그럼 이전 제품은 어땠어?



 이전 작인 엑시노스 8895와 스냅드래곤 835를 비교하게 되면 벤치마크 프로그램마다 결과가 상당히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Geekbench와 GFXBench에서는 엑시노스 모델이 우위에 있었으며, 반대로 Antutu나 3D Mark 같은 경우 스냅드래곤 모델이 우위에 있는 상황입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측정하는 특성에 따라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하더라도 결론적으로는 두 AP가 가지고 있는 장단점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 성능 자체는 엇비슷한 상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나누어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논란이 될 것이 없었습니다.




현시점에서는 스냅드래곤에 비해서 뒤쳐지는데
굳이 엑시노스를 쓸 이유가 있을까?


 현시점에서 스냅드래곤에 비해서 엑시노스가 뒤쳐진다고 쓰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스냅드래곤 800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퍼포먼스 성능은 엑시노스가 큰 폭으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즉, 언제든지 AP 성능 우위는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엑시노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독자 AP가 가지고 있는 이점을 봐야 됩니다.


 독자적인 AP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체적으로 신제품 출시 일정을 세울 수도 있으며 AP 제조사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됩니다. 당장 LG전자만 보더라도 G6를 출시할 당시 시기상의 문제 때문에 퀄컴의 최신 AP 였었던 스냅드래곤 835를 사용하지 못하고 이전 세대 AP 였었던 스냅드래곤 821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했었던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스냅드래곤 810 당시 발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여 큰 이슈가 되었고 대다수 제조사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삼성전자 같은 경우 플래그쉽이었던 S6에 전부 엑시노스 7420을 탑재하여 이런 이슈에서 피해 없이 넘어갔던 사례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 개발에 있어서 AP 단계부터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서 주도해서 기획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최적화를 통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에도 상대적으로 상당히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아무리 현시점의 퍼포먼스가 경쟁 모델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독자 AP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개발부터 시작해서 이슈 대응까지 상당히 중요한 것들이 많으며, 이를 꾸준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개발과 사용을 통한 보완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엑시노스를 꾸준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독자 AP가 가지고 있는 이점이 큰데
왜 이원화 전략을 사용하는 거야?


 이원화 전략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리스크를 줄이고 각 시장에 맞는 최적화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함입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부품의 수급을 한쪽에서만 받게 될 경우, 만약 공급하는 쪽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상당히 큰 피해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스냅드래곤 810 당시 이슈만 보더라도 너무나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즉, 부품 수급에 있어서 발생되는 리스크에 대해서 여러 곳에서 부품을 받음으로써 언제든지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같은 경우 통신장비이다 보니, 각 시장마다 사용하고 있는 통신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에 사용되는 모뎀들이 각자 지원하는 통신규격상의 차이가 있고, 이에 대해서 해결하려는 것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NTT도코모 · KDDI au에서 출시되는 제품만 스냅드래곤을 사용하고 글로벌 싱글 SIM, 듀얼 SIM, 한국 내수에 대해서는 엑시노스를 사용하는 형태로 이원화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퀄컴과의 통신 라이선스 문제 등 몇 가지 사항이 있지만, 너무 많은 설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무엇이 이원화의 문제점인 거야?


 "리스크 감소", "지역에 맞는 제품 출시" 이 점을 놓고 보면 확실히 이원화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이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최소한 소비자는 상당히 높은 발열로 문제가 되었던 스냅드래곤 810 때 같이 사용에 있어서 불편함이 큰 제품을 피할 수도 있으며, 거주하는 지역에 맞추어서 제품이 출시되기 때문에 최소한 통신을 비롯한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엑시노스 9810 모델과 스냅드래곤 845 모델처럼 배터리 소모를 비롯한 다양한 성능상의 차이를 소비자가 느끼게 될 경우 상당히 큰 리스크로서 작용하게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AP 간 성능 차이가 거의 없고 실 사용에 있어서 차이점이 없다면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지만, 분명하게 자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또는 즐겨하는 게임 플레이에 대해서 성능의 차이를 느끼거나, 배터리 소모 등의 문제점이 있다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이전 제품보다 못하다", "~~ 대비 성능이 너무 안 좋다" 등 다양한 불만사항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판매량과 브랜드 인지도에 대해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이원화해둔 제품 간 차이가 미미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극명하게 차이가 있다는 것이 소비자가 느끼는 상황이라면 이건 실패한 이원화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이원화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이원화의 문제점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정말 기본적인 것을 지키면 됩니다.


 부품을 공급받기 전, 샘플들을 통해서 충분한 테스트들을 진행하고 적절한 성능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 철저하게 확인을 진행, 문제가 없으면 공급받는 것이 기본입니다. 즉, 부품을 다양한 루트에서 받는 경우 또는 지역에 따라서 같은 제품이 부품이 바뀌는 경우,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제품들에 대한 충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큰 차이점이 없는 경우에 대해서만 사용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면 이원화를 통해서 발생되는 이슈가 분명하게 발생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정말 잘 활용한 곳이 여러 업체들을 통해서 부품의 단가를 낮춘 애플과, 스냅드래곤 810 당시 과감하게 엑시노스 7420으로만 제품을 출시했었던 과거의 삼성전자입니다.


 엑시노스 9810 모델과 스냅드래곤 845 모델 간의 성능 차이는 이미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소프트웨어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면 업데이트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소해주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좋은 대처라고 생각되며, 향후 앞으로는 충분한 테스트를 통해서 차이가 발생될 것 같으면 가장 최선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마치며..


 좋은 제품과 훌륭한 생태계 플랫폼은 수많은 고객을 불러 모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품과 훌륭한 생태계라고 이슈에 대한 대응이 부적절하며, 사후지원이 좋지 않을 경우 아무리 충성고객도 떠나가게 되어있습니다.


 그리 많지 않지만 다양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해보았고, 저에게 만족감을 주는 제품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운 좋게 얻게 된 갤럭시 S6를 통해서 상당히 큰 만족감을 얻었고, 옴니아 이후 가지고 있었던 인식이 정말 크게 바뀌어서 갤럭시 S8+까지 구매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로 다룬 AP부터 시작해서 AMOLED 품질 편차, 메인보드 사망 논란 등 최근 1~2년 내 발생하고 있는 이슈들과 대처를 보고 있으면 그동안 바뀌었던 인식이 다시 돌아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추락하게 되면, 그 자리까지 되돌아가는 데는 정말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다시는 그 자리로 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인지도가 없는 정말 작은 브랜드가 아닙니다. 주변 경쟁자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도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고,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그만큼 이슈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해줄 것을 원하며, 나아가서는 안 좋은 이야기로 논란이 발생되지 않는 정말 좋은 제품을 출시해줄 것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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