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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류아 Nov 22. 2020

소니캐스트 디렘 프로 SL
플랫 한 밸런스 중심 이어폰

고음역대와 저음역대의 밸런스가 잘 맞추어진 밸런스 중심 표준 영역 이어폰

스마트폰에서 하나, 둘, 3.5mm 헤드폰 잭을 제외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무선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무선의 시대이다!’라고 판단한 저는 일부 무선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용 중인 대다수의 음향 기기를 무선으로 전환, 어느덧 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유선 이어폰에 있어서는 비상시에 사용하기 괜찮고, 가성비가 뛰어나다 생각되는 5만 원 이하의 저렴한 제품이 아니고서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무선 제품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 판단했으며, 지금도 이 기조는 변함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은 유선 이어폰 하나 정도는 구비해두고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실상 마지막 유선 이어폰 투자라 생각하고 여러 제품을 찾아보게 되었고, 정말 다양하고 많은 제품 중에서 갈팡질팡 하던 중, 플랫 한 소리로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던 소니캐스트 디렘(direm) 시리즈의 차기작이자 프로 제품인 디렘 프로(direm PRO)가 출시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꽤나 긴 기다림과 한 번의 실패 끝에 겨우겨우 디렘 프로 SL을 구매할 수 있었고, 약 일주일 전에 수령받아서 느긋하게 사용해보았습니다. 가볍게 한 번 살펴보시지요.



기술사양 [Spec]



개봉 [Unboxing]

디렘 프로의 패키지는 확실히 기존 소니캐스트 제품들과 비교해서 고급스러워졌습니다. 가격이 오른 만큼 패키지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한 모습이 엿보이며, 유선 이어폰 중 이전 제품인 디렘 E3(direm E3)의 초기 패키지와 비교하는 것은 정말 미안하다 생각될 정도로 깔끔해졌습니다.


전면에는 금색으로 된 디렘 프로 로고와 함께 'Reference Monitoring Earphone'을 검은색 유광 프린팅 하여 제품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안내해주고 있으며, 뒷면에는 SL / DL 두 가지 타깃으로 나뉘는 제품 구분 표시와 회색 글자로 함께 제품에 대한 주요 정보들이 표기되어있습니다.


박스를 열어보면 수기로 시리얼 넘버가 작성되어있는 보증서와 측정 데이터 시트가 있으며, 그 아래로 검은색 스티로품으로 정말 고급스럽게 포장되어있는 디렘 프로의 구성품들이 있습니다.


다른 것보다 출고되는 제품마다 독일의 Klippel 사의 장비로 측정을 진행해서 결과 값 그래프가 포함된 데이터 시트를 제공해준다는 점에 있어서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옵니다.


많은 음향기기 제조사들이 고가의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데이터 시트를 동봉하는 경우가 거의 보기 힘들 정도로 드문데.. 10만 원 중후 반대의 가격을 가진 이어폰에서 이 정도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는 점은 고급형 제품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대로 해주고 있습니다.


디렘 프로의 구성품은 다음과 같으며, 전반적으로 제품 구성이 알차다고 생각됩니다.   

디렘 프로 유닛

오르자(ORZA) 이어 팁 (대/중/소)

하켄(HAKEN) 이어 가이드

MMCX 연성 트위스트 케이블 + 벨크로

인조 가죽 파우치


여담으로 오르자 이어 팁과 하켄 이어 가이드는 디렘 E3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던 제품으로 이어 팁은 기본 구성품으로 포함 및 추가 구매가 가능했으며, 이어 가이드는 별도 판매가 이루어졌던 제품입니다.



살펴보기 [Look]

디렘 프로는 유광 마감 처리가 되어있는 검은색이다 보니 다소 식상하게 다가올 수 있으나, 불투명한 하우징과 투명한 하우징을 결합하여 보는 각도에 따라 내부를 볼 수 있도록 깔끔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만나보았던 디락 / 디렘 시리즈와 비교해서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데, 디락부터 시작해서 디렘 E3까지는 색상 변경과 소소한 하우징 개선만 있었을 뿐, 기본적인 디자인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원통형이었습니다.


반면, 디렘 프로는 디렘 E3 공개 당시 목업이 함께 공개되었으나, 코로나로 인해서 개발이 취소된 '디렘 X 토니 마세라티 에디션'처럼 전형적인 오버이어 형 이어폰으로 역변했다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게 형태가 바뀌었습니다.


또한, 오버이어형 이어폰답게 상단에 위치한 MMCX 단자는 귀 뒤쪽으로 케이블을 쉽게 넘길 수 있도록 약 30~40도 정도, 노즐은 이도 속에 속 들어갈 수 있도록 약 40~45도 정도 꺾여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인체공학적 설계가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며, 장시간 사용해도 큰 부담이 없을 정도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단, 오버이어형 이어폰이 처음이신 분이라면 어느 정도 적응이 필요로 합니다.


유닛 내부로 이물질 침입을 막는 노즐 필터는 0.05 mm 이하의 간격을 가지고 있는 금속 메쉬 타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빛을 비추어서 조금 더 자세히 보았을 때, 노즐 내부에 스펀지 비슷한 게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노즐 관 안에도 필터가 있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 덕인지 몰라도 인위적으로 노이즈가 어느 정도 들어간 음원에서 노이즈가 조금 줄어든 듯한 음감을 제공해주기도 했습니다.


디렘 프로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는 Y자 형 1.2M MMCX 케이블은 꼼꼼하게 잘 말려있는 연성 트위스트 케이블로 LP 3.5 mm 3극 헤드폰 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케이블은 조금 아쉽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트위스트 케이블 특성상 사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풀리는 경우가 많고, 선이 잘못 꼬이면 쉽게 풀기도 어렵습니다. 분명 터치 노이즈를 어느 정도 감쇄시켜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특성상 사용에 어느 정도 주의가 필요하고, 편하게 막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입장으로서는 아쉽게 다가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디렘 프로가 MMCX 단자를 사용해서 케이블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고, 일단은 기본 케이블을 조금 더 사용해보다가 실이나 수축 튜브로 풀림 방지 보강을 하거나 케이블을 바꾸어서 사용해야겠습니다.



소리 [Sound]

개인마다 느낀 점이 다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구나’ 하고 참고만 해주세요 :)

연결 기기   

Samsung Galaxy Note 10+ & Samsung USB-C Headphone Jack Adapter

LG WING & LG HiFi Plus with B&O Play

Apple iPad Pro 4th & Apple USB-C 3.5 mm Headphone Jack Adapter

Sony NW-A55


EQ - Flat Only


재생 음원   

FLAC 16 - 24 bit

Youtube Music & FLO Streaming


장르   

K-Pop / J-Pop

OST (Movie / Drama / Ani / Game)


전영호 - Butter-Fly / FLAC 24 Bit 96 kHz

보컬의 소리와 함께 앞에서 달리고 있는 일렉기타 소리와 뒤에서 받쳐주고 있는 드럼 소리가 선명하게 잘 들려옵니다. 특히, 심벌 같은 경우 일렉기타가 달리고 있다 보니 듣기 힘든데.. 사이사이에 선명하게 잘 들려옵니다.


EGOIST - Ghost of a smile / FLAC 24 Bit 96 kHz   

피아노 반주가 정말 청아하게 잘 들려오고 있습니다. 디렘 E3에서도 이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은데 디렘 프로에서는 더 청아하게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하이라이트 구간에서 보컬의 소리가 올라갈 때 치찰음 없이 안정적으로 잘 올라갑니다.


HTT - Don't say 'lazy' / FLAC 16 Bit 44 kHz   

몇 년 만에 듣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리가 어떤 악기의 소리였다는 게 떠오를 정도로 일렉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각각의 악기 소리와 보컬이 확실하게 구분되어서 잘 들려옵니다.


오마이걸 - Dolphin / FLO   

보컬과 함께 저음 비트가 부드럽게 잘 들어옵니다. 특히, 'Da-da-da-da, da-da-da-da-da-da' 할 때 들어오는 저음 비트는 몇 번이고 다시 듣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BTS - Dynamite / FLO   

저음과 박수 소리가 매우 강렬하게 들어봅니다. 그 덕에 보컬이 조금 묻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될까요? 약간 뒤로 빠진 듯한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체리필터 - 피아니시모 / FLO   

Dynamite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일렉기타와 드럼의 소리가 조금 더 강하게 들려오고 있어서 보컬의 소리가 약간 묻히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습니다. 다만, 뒤로 빠졌다고 하기보다는 완전히 동일한 위치에 서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드림캐쳐 - 하늘을 넘어 Over the Sky / Youtube Music   

피아노 반주가 드럼을 비롯한 저음 반주에 묻히지 않고 청아하게 잘 들려오고 있습니다. 보컬 소리에 있어서도 묻히는 듯한 느낌 없이 잘 들려오고 있습니다. 튠 되어있는 랩 부분에 있어서도 깔끔하게 잘 들려옵니다.


MC 스나이퍼 - 민초의 난 / Youtube Music   

북소리와 함께 뒤에서 작게 울리고 있는 꽹과리 소리가 보컬에 조금도 묻히지 않고 오른쪽 귀에서 선명하게 잘 들려옵니다.


X-Japan - Endless Rain / Youtube Music   

악기 소리가 조금 더 강하게 들려와서 보컬이 많이 묻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점점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악기 소리가 강해지다 보니 더더욱 보컬이 묻히는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One OK Rock - 절대감각 Dreamer / Youtube Music   

그동안 많은 이어폰에서 일렉기타와 드럼에 묻혀서 심벌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확실하게 심벌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4세대 SF 드라이버와 돌피니어에서 적용되었던 Bass Control Cover가 적용되었고, SL (Sonicast Listening) 타깃에 맞추어진 디렘 프로 Sl은 디렘 E3보다 더 플랫 해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고음과 저음 어느 한쪽에 치우쳐있지 않고 스무스하고 밸런스 좋은 소리를 잘 들려주고 있으며, 여러 악기 소리와 보컬의 소리가 확실하게 잘 구분되어서 들려올 정도로 음 분리도 역시 뛰어났습니다. 다른 것보다 다른 악기 소리 때문에 묻혀서 잘 들려오지 않았던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던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밸런스가 잘 맞고 음 분리도가 뛰어난 만큼 일부 음원에 있어서는 보컬의 소리가 조금 뒤로 빠진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들기도 했습니다. '음원 자체가 보컬이 뒤로 빠져있는가?' 싶어서 디렘 E3로 바꾸어서 들어보니 그건 또 아니더군요. 저음과 고음이 밸런스를 이루는 만큼 중저음이 조금 약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종합해서 정리하면, 디렘 프로 SL은 고음역대와 저음역대의 밸런스가 잘 맞추어진 밸런스 중심의 표준 영역 이어폰입니다.



마치며 [Epilogue]

소니캐스트 디렘 프로 SL을 살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음향 기기들을 사용하거나 체험해보았지만, 이렇게까지 고음과 저음의 밸런스가 맞추어져서 플랫 하다고 느껴지면서 동시에 음 분리도가 뛰어났던 이어폰은 몇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레퍼런스 모니터링 이어폰이라는 표기가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플랫 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 보니까 다른 이어폰보다 이퀄라이저가 조금 더 잘 적용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맞추어서 사용하고 있는 역 V자 형 이퀄라이저가 많은 이어폰에서 잘 반영이 안 되는데 디렘 프로 SL에서는 깔끔하게 잘 반영되었습니다.


이번 디렘 프로를 만들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피드백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결과 매우 괜찮은 제품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가성비 괜찮은 저가형 이어폰을 만들던 곳이다 보니 고가 제품에 있어서는 아쉬울 가능성이 높겠다고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결과는 전혀 아니네요.


마지막으로 디렘 프로 SL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플랫 한 SL과 달리 저음을 줄이고 고음을 늘린 DL 타깃은 또 어떠한 소리를 들려주는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DL 타깃도 한 번 청음 해본 뒤에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고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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