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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류아 Dec 29. 2020

아이폰 SE 2세대를
약 3개월간 사용해보고

4년만에 돌아온 아이폰 SE를 3개월간 사용해보고 남기는 후기

2020년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전략은 최근 몇 년 동안 보여온 고가 정책과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시장의 니즈를 분석했다 생각될 정도로 399달러부터 시작하여 100달러 간격으로 정말 조밀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하드웨어를 포진시켜서 시장의 판도를 확 뒤틀어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무려 4년 만에 2세대 제품으로 돌아온 아이폰 SE이었습니다. 북미 기준 399달러, 한국 기준 55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미드레인지보다 조금 낮은 엔트리 급 보급형 스마트폰과 큰 가격차이가 없으면서,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 11과 동일한 칩셋을 사용, 지금까지의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완전히 뒤틀어버리며 출시되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Android + Windows 생태계의 일부 보조 성격을 가지고 iOS 생태계를 사용해오고 있던 저에게 있어서는 적당한 가격에서 오랜 기간 동안 사용했던 iPhone 6을 대체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출시된 것이나 다름없어서 정말 괜찮게 다가왔습니다.


꽤나 오랜 기간 동안 구매에 대해서 고민하던 중.. 지난 9월, 저렴한 가격에 넘겨준 지인과의 중고 거래를 통해서 아이폰 SE 2세대 128GB 블랙 색상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서브 하드웨어로 줄 곳 사용해왔는데.. 그동안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한 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기술사양



살펴보기

아이폰 SE 1세대는 아이폰 5/5S의 부품을 재활용하고, 출시 당시 메인 스트림 제품인 아이폰 7에 맞추어서 AP와 RAM을 변경하여 출시가 되었지요? 아이폰 SE 2세대 역시 아이폰 8의 부품을 재활용하고 출시 당시 메인 스트림 제품인 아이폰 11에 맞추어 AP와 RAM을 변경하여 출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서 카메라 위치가 다른 아이폰 6/6S를 제외하고 아이폰 7/8은 보호필름, 케이스 등 액세서리가 호환되어 그동안 구매한 액세서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보다 저렴한 가격에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도 있으며, 기존 사용자에게 있어서는 하드웨어 사양만 변경되는 수준입니다. 또한, 필요에 따라서 사설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호환되는 부품으로 변경하여 수리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리 권장하지 않지만요..


이렇듯, 아이폰 SE 2세대는 그동안 우리가 정말 질리도록 봤던 4.7인치 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가진 아이폰의 디자인과 설계가 정말 일부 소소하게 수정이 되었을 뿐,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기존 사용하고 있던 아이폰을 보급형 단말기로 떨어뜨린 듯한 느낌과 동시에 도대체 무엇이 바뀌었는가? 싶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느낌은 뒤편으로 넘어와서 정말 절정에 다다릅니다. 로고 위치가 정중앙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바뀐 부분이 일절 없다 보니까 카메라 위치를 정말 딱 맞추어서 출시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 모든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액세서리 중에서도 꽤나 가격대 있는 것을 그대로 사용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폰 6에 맞추어서 출시된 유리 필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한데요? 실제로 저 같은 경우 아이폰 6을 사용하면서 구매한 장당 500 ~ 1,000원짜리 저품질 유리 필름을 아이폰 SE 2세대에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약간 끝부분에서 들뜨는 것을 제외하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 맞습니다.


정말 디자인에서는 더 이야기할 것도 없이 그동안 줄기차게 본 아이폰과 다를 것이 없어서 이제는 질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상상하지도 못할 규모의 대량 생산으로 원가 절감을 확실하게 하고, 남은 재고에 대해서는 이렇게 엔트리 급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털어내는 애플의 모습이 참 무섭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성능

애플의 AP는 모뎀을 제외하고 모든 부분이 정말 오래전부터 자체적으로 설계해서 만들어졌지요? 2+4 구조의 ARM big.LITTLE 설루션을 사용하고 있는 애플 A13 바이오닉 칩셋을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SE 2세대의 성능은 메인 스트림인 아이폰 11 시리즈와 거의 동일한 성능을 제공해주고 있어 수많은 하이엔드 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OS 구조적인 특성부터 시작해서 렌더링 해야 되는 해상도의 차이 등 분명하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교해서 고려해야 될 부분이 존재하지만, 현재 애플 아이폰이 보여주고 있는 성능은 많은 벤치마크 성능 테스트에서 논외로 취급해야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런 성능이 약간의 너프도 없이 엔트리 급 하드웨어에 적용이 되어버리니, 개발도상국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정말 뒤틀릴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환경을 생각한다고 충전 어댑터를 비롯하여 기본 구성품을 제외하는 것만 본받지 말고 말입니다.


반면,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아쉬운 점도 분명하게 있습니다. 성능이 높은 만큼 배터리 사용 시간에 있어서 동일 칩셋을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11 시리즈 대비 정말 짧은 배터리 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1,821 mAh로 아이폰 11 시리즈 대비 60%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배터리를 가지고 있다 보니까 아무리 디스플레이 등에서 전력 소모가 적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짧은 배터리 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메라

12MP의 아이폰 SE 2세대 카메라는 차세대 HDR 기술이 적용되어있어 촬영 결과물의 세밀함이나 색감이 꽤나 준수한 편에 속합니다.


요즘 많은 스마트폰이 여러 개의 카메라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보니까 분명히 싱글 카메라인 아이폰 SE 2세대가 보여줄 수 있는 카메라 촬영 결과물은 한정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결과물이 준수한 수준이어서 꽤나 괜찮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카메라 플레어 현상과 고스트 현상에 있어서는 정말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납니다. 렌즈 코팅 하나만 더 추가하면 충분히 해결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몇 년째 애플은 이것에 대해서 해결해줄 생각이 없는지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야간 촬영에 대해서는 몇 번 찍어보고 짜증 나서 더 이상 하지 않게 되더군요.



소프트웨어

애플의 소프트웨어는 기본적으로 크게 바뀌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나마 이번 iOS 14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앱 보관함이 추가되고 필요로 한 앱을 제외하고 홈 화면에서 지워둘 수 있다는 점과 위젯을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드디어 PIP가 지원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변화가 없는 수준입니다.


꽤나 유용하게 활용성이 늘어나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지만, 애플 고유의 스타일대로 사용자에게 선택 권한이 분명하게 제한되어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앱 보관함 내 항목 분류에 있어서 앱스토어에 등록된 기준을 따를 뿐, 사용자가 따로 분류를 할 수 없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정말 오래전부터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던 것이 iOS에서는 이제와 서야 지원되는 것인데.. 여러모로 정말 오래전부터 iOS의 발전은 정체되어 있었고, 방향성 자체가 신기술 도입보다는 안정화에 조금 더 치중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프트웨어 방향성은 바뀔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됩니다. 대표적으로 알림 센터와 제어 센터 그리고 설정 화면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알림 센터와 제어센터 같은 경우 홈 버튼이 없는 아이폰 X ~ 12 시리즈, 그리고 아이패드 같은 경우 시계 부분을 쓸어내리면 알림 센터가, 배터리 부분을 쓸어내리면 제어 센터로 진입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홈 버튼이 있는 아이폰에서는 여전히 상단바에서 쓸어내리면 알림 센터, 위에서 쓸어 올리면 제어 센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동안의 사용자 경험을 그대로 유지해준다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지금의 애플의 행보가 매우 옳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 많은 애플 하드웨어가 제어 센터를 아래에서 쓸어 올리는 것이 아닌, 상단바에서 배터리 쪽을 쓸어내리는 것으로 출력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이패드를 계속 사용하다가 아이폰 SE 2세대를 사용하면 종종 헷갈리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제는 슬슬 통일해서 하나로 정리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됩니다.


설정에 있어서는 분명하게 애플의 iOS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뭐라고 해야 될까요? 설정 항목들이 너무 정리가 안 되어있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요? 몇몇 설정에 있어서는 검색해서 찾지 않는 이상 정말 찾기 힘든 상황이 오래전부터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iOS 제품을 몇 년간 줄기차게 잡고 사용해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도저히 적응되지 않더군요.


적어도 한 번은 설정 앱의 메뉴를 정리해서 사용성을 개선할 시기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물론 한 번 설정하고 나면 더 이상 바꿀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이대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없지만요.



마치며

지금까지 4년 만에 돌아온 아이폰 SE 2세대를 살펴보았습니다.


메인 스트림 제품인 아이폰 11 시리즈와 동일한 A13 바이오닉 칩셋을 사용하여 엔트리 급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능을 제공해주고 있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 파괴자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드는 제품입니다. 동일한 가격에서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해주고 있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하드웨어를 선택하게 될까요?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답은 뻔히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아이폰 8까지 이어저 온 홈 버튼이 사라지기 바로 이전의 아이폰이 가지고 있던 사용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라 생각되기 합니다. 특히, 홈 버튼이 있는 아이폰을 그동안 사용해오신 분이라면 너무나도 넘어가기 좋아 보이기도 하고요.


물론, 장점으로 다가오는 부분만큼 아쉬운 부분도 분명하게 있습니다. 오래된 폼팩터를 재활용하는 제품이다 보니 최근 출시되는 다양한 스마트폰 대비 디자인 적으로 질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카메라 플레어 및 고스트 현상, 짧은 배터리 타임 등 분명하게 하드웨어 적인 요소에서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 가격과 성능으로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으니.. 정말 이런 말 하기 참으로 뭐하지만.. 애플 제품 답지 않게 가성비가 정말 괜찮은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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