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이코시스템에 최적화된 블루투스 키보드
키보드 하면 사실 어떠한 타입이든지 간에 삼성전자보단 다른 메이커가 참 많이 떠오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삼성전자 같은 경우, 자사 데스크톱 구성품 또는 태블릿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커버 목적으로만 키보드를 출시했을 뿐.. 실질적으로 키보드를 제대로 만드는 곳은 아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정말 뜬금포로 게이밍 키보드를 출시하더니, 이번에는 로지텍 K380/480처럼 다양한 폼팩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키보드를 출시했습니다. 바로 삼성 스마트 키보드 트리오 500(Samsung Smart Keyboard Trio 500)인데요, 이미 로지텍 K480을 몇 년째 정말 잘 쓰고 있어서 크게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지만.. 어떠할지 은근히 궁금증이 많이 들어서 한 번 질러보았습니다.
트리오 500은 크기와 딱 맞는 종이 박스 안에 비닐로 포장되어있습니다. 진짜 과대 포장 하나 없이 딱 기본적인 포장만 되어있어서 "엥? 애내들이 이렇게 포장한다고?" 란 생각이 약간 들기도 하네요. 그리고 구성품은 본체와 함께 퀵스타트 가이드가 끝입니다.
첫인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로지텍 K380 ver. 삼성이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크기도 그렇고 전반적인 구성이 비슷하게 가져간다는 느낌이 꽤나 강하게 듭니다. 그만큼 벤치마킹을 철저하게 하고 삼성 스타일로 녹여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F1-12 키는 다른 5열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기능 키를 겸하고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삼성전자 제품답게 갤럭시에 맞추어서 특화되어있습니다. 주황색으로 되어있는 F1-3*까지는 갤럭시 디바이스에서 앱을 등록하고 실행하는 앱 실행 키이며, F12**는 플랫폼에 맞는 DeX 실행 키입니다.
*클릭 → 앱 실행 / 롱 클릭 → 앱 등록 / 각 디바이스 별 개별 등록 가능
**Smartphone → PC에서 DeX 사용 진입 / Tablet → DeX 모드 실행
그리고 트리오라는 이름에 걸맞게 F7-9 키는 블루투스 전환 키*인데요, 각 키마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등록해두고, 빠르게 스위칭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황색으로 확실하게 구분해두고 있는 F1-3, F12 키와 달리 약간 연한 회색으로 되어있는데.. 아쉽게 다가옵니다. 기왕 구분을 해둘 것이면 확실하게 눈에 띄게 해주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클릭 → 장치 연결 / 롱 클릭 → 장치 페어링 모드 진입
키 배열, 사이즈, 간격은 풀사이즈 키보드를 그대로 가져온 상태에서 좌우 끝에 위치한 특수 키(Tab, Shift, Enter 등) 길이만 약간 줄어든 형태라 꽤 괜찮습니다.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단, 방향키는 절대적으로 제외입니다. 이 부분은 참 아쉽습니다. 정말 꽉 차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방향키를 ㅡ 형으로 디자인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백의 미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디자인을 결정했는지 모르겠지만, 꼭 방향키 대신 다른 키 눌러서 고통 겪어보시길 기대합니다.
전원 스위치는 좌측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금이나마 색상을 주고 있어 OFF 상태인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위치도 그렇고 꽤나 깔끔하게 잘 되어있다고 생각됩니다.
바닥에는 각 모서리 그리고 앞 쪽에 고무 패드가 붙어있어 미끄럼을 방지합니다. 그리고 보통 키보드는 바닥면에 KC 인증 등을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트리오 500은 깔끔하게 아무런 표기가 없습니다. 휴대할 때 최대한 지저분한 부분은 안 보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신 배터리 교체를 위해 커버를 열면 바로 KC 인증 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AAA 건전지 2개를 사용하며, 기본적으로 에너자이저 MAX를 제공합니다. 삼성전자 공홈 기준, 정가 5만 원이라고 배터리는 어정쩡한 제품이 아니라 좋은 것 챙겨줍니다.
전원을 켜고 F7-9번을 꾸욱 눌러주면 페어링이 가능합니다. 갤럭시 하드웨어는,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 준비 상태가 감지되면 바로 팝업을 통해 안내가 이루어져 손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코 시스템이 예전보다 확실히 나아져서 참 괜찮습니다.
트리오 500은 다양한 폼팩터에 연결해서 스위칭하며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이에 맞추어서 갤럭시 북 프로 360과 아이패드 프로 4세대에 연결해서 사용을 해보았는데요, 두 환경 모두 키보드 자체의 기능에 대해서는 충분히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기능 키 같은 경우 F1-3에 위치한 앱 등록 기능과 F12의 DeX 모드 키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DeX 모드 같은 경우 삼성전자 자체 기능이다 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F1-3에 위치한 앱 등록 키는 꽤 아쉽게 다가옵니다. 전용 앱 등을 통해서 윈도우나 다른 OS 환경에서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차후에 지원을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해주었으면 합니다 폰에서 사용해보니까 앱을 바로 실행시키는 기능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기능 키가 우선되어 윈도우에서는 F1-12 키를 누르기 위해서는 Fn 키를 누르게 되어있는데요, 이미 윈도우 같은 경우 자체적으로 F1-12 까지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Fn 키를 누르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게 설정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스마트 키보드 트리오 500을 살펴보았습니다. 여러 폼팩터를 빠르게 스위칭하여 사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로 방향키를 제외하고 충실한 기본 기능을 바탕으로 갤럭시 하드웨어에 특화되어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제공해주고 있는 앱 실행 키와 DeX 모드 키는 매우 괜찮게 다가왔으며, 여러모로 삼성전자 갤럭시 이코시스템에서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입니다.
다만, 갤럭시 생태계 DNA가 안드로이드 OS를 넘어서 윈도우 환경까지 확장되어있는 만큼, 보다 더 나은 사용성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도록 제공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제품입니다. 윈도우에서 F1-12 누른다고 Fn 키 같이 눌러야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