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모터쇼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산에서 열렸던 것이 2018년이니.. 무려 4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모터쇼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여러 자동차를 살펴보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구경 다녔겠지만.. 최근 저의 주 관심사는 전기차입니다. 이에 따라서 전기차 위주로 살펴보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돌아다녔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아이오닉 6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이오닉 6의 디자인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제가 보고 든 생각은 앞이 ‘참 애매하다’입니다. 제발 바뀌었으면 하는 현대 로고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괜찮을 것 같으면서 전방 센서들을 숨겨놓은 저 검은 띠 라인 때문에 개구리 페페 같이 보이는 것이 참 묘하면서 이질적이란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실물을 보니까 검은색 모델, 특히 유광 검은색 모델은 정말 환상적이고, 대비 색이라 이질감이 참 많이 느껴지고 있는 흰색 모델을 제외하고는 나쁘지 않게 생각될 정도로 나름 준수하게 다가왔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범퍼를 조금 부각해주고 있다고 할까요,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영 아니다 생각되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저 검은 라인 때문에 차가 사진 빨 받기 참 힘든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각도를 틀어도 웃고 있는 개구리가 보이고 있습니다. 공기 저항 계수를 최대한 낮추면서 테슬라와 구분되는 캐릭터성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을 만들고자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없지 않아 드는데.. 참 그래요, 굳이 저 검은 라인이 있어야 했는가 의문이 남습니다.
리어 램프는 처음 공개되었을 때도 정말 마음에 들던 부분이었는데, 실물을 보고 완전히 빠졌습니다. 보면 볼수록 정말 이쁘다고 생각합니다. 소량 생산되는 스포츠카도 아니고, 대량 생산되는 양산 차량에서 이런 디자인을 가져와서 적용한 것도 정말 대단한데.. 디테일이 정말 뛰어납니다. 특히 램프 관련해서는 환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보통 저런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리어 램프 같은 경우 커버에 무늬를 입혀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오닉 6은 보니까 LED 모듈을 하나하나 붙여서 완성한 것 같은 형상입니다. 이럴 경우 균일하게 색상 뽑아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 건데.. 조명 디자인이 정말 이쁘게 잘 나왔습니다. 거기에 현대 자동차 로고가 없으니 더 이뻐 보입니다.
트렁크 공간은 휠 베이스가 길어져서 그런지.. 차 크기 대비해서 조금 작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아반떼 급 정도의 공간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 프렁크는 아이오닉 5와 비교해서 뚜껑이 없어져서 조금 더 넓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그래도 테슬라와 비교해서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모델 3만 하더라도 충전 케이블을 포함해서 이것저것 많이 쑤셔 넣고 다닐 수 있는 수준은 되는 것 같은데.. 아이오닉 6은 딱 충전 케이블 넣고 나면 끝일 것 같습니다.
엔진과 밋션 관련해서는 죽을 쑤더라도 대시보드 및 인포메이션 시스템 관련해서는 정말 잘하던 현대자동차 아니랄까 봐, 이쪽 관련해서는 정말 깔끔하게 잘 되어있습니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은 운전할 때 크게 시야를 움직이지 않아도 잘 보일 정도로 배치가 되어있고, 제공하고 있는 정보도 이전 내연기관 자동차들과 비교해서 더 많은 정보를 깔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조 시스템 제어 관련해서는 터치 공조가 들어가 있는데요, 제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일수도 있지만 조금 애매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무리 터치가 많이 익숙해진 세상이지만, 그래도 운전하면서 조작하는 데 있어서는 터치보다는 버튼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하나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시동 버튼 위치인데요, 어느 정도 공간을 두고 떨어뜨려 놓았기 때문에 공조 시스템이나 내비게이션 제어하다가 꺼 먹는 일은 없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거리를 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핸들(스티어링 휠)은 2 스포크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요기도 트렁크 쪽과 마찬가지로 현대 자동차 로고 없이 점 네 개로 표시해두고 있는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 싶은 부분이 있는데요, 미디어 제어 쪽과 크루즈 제어 쪽 버튼의 배치가 바뀌었습니다. 최근 출시된 차량들이 전부 배치가 이런 것 같던데.. 한 손으로 운전을 하는 경우를 고려했을 때 최적의 위치로 잘 바꾼 것 같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문을 보면 그동안 보던 자동차와 다르게 의아한 점이 하나 있는데요, 창문을 열고 닫는 스위치가 없습니다. 어디로 갔는가 싶었는데 콘솔 박스와 컵 홀더 사이에 다 모여있습니다. 기어 노브를 포함해서 모든 운전 관련된 시스템을 핸들 쪽으로 옮기고 그 빈 공간에 모아 둔 것 같은데.. 활용성 측면에서 꽤 괜찮다고 생각됨과 동시에 전기차 시대에는 이렇게도 원가 절감을 할 수 있구나 하고 참신하다 생각됩니다.
사이드 카메라 관련해서는 아이오닉 5를 비롯해서 이전에 출시되었던 차량 대비 위치 개선이 잘 되어있다 생각합니다. 아이오닉 5도 그렇고 EV6도 그렇고 디스플레이가 사이드 미러 대비 아래에 배치되어있어서 참 마음에 안 들었는데.. 나름 괜찮다는 위치로 옮겨왔습니다. 다만 조금만 더 위로 올려서 배치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이오닉 5에서 V2L을 활용해서 이동식 오피스로 운용하는 경우도 꽤 있지요, 이를 의식한 것인지 전시에 노트북을 콘솔 박스에 두고 핸들에 책상을 꼽아서 활용하는 모습의 콘셉트도 있었습니다. 개인 사업을 하고 있거나, 영업맨에게 있어서는 정말 괜찮은 활용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데요, 다만.. 이동 수단인 만큼 안전을 위해서 운전 중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발생되지 않도록 인포메이션 시스템에서 무언가 띄워주거나 다른 좌석에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아이오닉 6N 컨셉트카로도 불리고 있는 RN22e 입니다. 딱 봐도 아이오닉 6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요, 누가 N 아니랄까봐 범퍼에 N 로고를 새겨놓은 것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N 고유의 푸른 컬러도 조금 더 진해졌다고 생각되는데.. 조금 더 묵직해진 느낌도 들기도 하고, 정말 좋아하는 인디고 색상과 많이 가까워져서 마음에 듭니다.
한 줄의 곡선으로 시작하는 아이오닉 6의 디자인 코드를 유지하면서 본닛부터 사이드 끝 부분까지 곳곳에 에어 벤트를 만들어둔 것을 볼 수 있는데, 보면 볼수록 정말 깔끔하게 잘 만들어두어서 멋있습니다. 한 때 모델링이랑 설계 일도 해봐서 이렇게 원형 유지하면서 무언가 더 만들어 넣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더 깊게 이해하고 있는데요, 이 형태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뻔히 보입니다.
뒤는 보면 볼수록 정말 멋있습니다. 다만, 더 많은 다운 포스를 만들어내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굳이 리어 스포일러를 바꿀 필요성이 있었는가 의문이 듭니다. 잘 달리기 위해서 다운 포스를 잘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기 저항 계수도 중요하단 말이지요. 리어 스포일러를 이렇게 바꿈으로써 얻은 다운 포스와 손실 본 공기 저항 계수의 차이가 얼마나 달릴 때 영향을 주었을지 수치적으로 참 궁금합니다. 나중에 실제 아이오닉 6N 모델이 출시되면 알 수 있겠지요.
지금까지 아이오닉 6와 RN22e를 보고 가볍게 떠들어보았습니다. 처음 아이오닉 6의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 앞 모습을 보고 크게 아쉬워했지만, 이번에 실물을 보니까 정말 마음에 들었고, 내연 기관 시절만 하더라도 양산차로 쉽게 나오지 못할 디자인이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바로 나오는 것을 보니 앞으로의 자동차 디자인 코드가 크게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RN22e는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이대로 N 모델로 출시되어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 깔끔하면서 멋있었습니다. 다만, 곳곳에 덧붙이면서 못 쓰게 된 부분(뒷문 트렁크 등)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그대로 출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조금 더 다듬어져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슬슬 마무리를 지어보지요,
아이오닉 6과 RN22e를 보고 난 이후 글을 적으면서 든 생각을 정리해보면, ‘전기차 시대로 오면서 참 많은 것이 바뀌는 것 같다’입니다. 아이오닉 5부터 시작해서 E-GMP 플랫폼 하나로 정말 많은 바리에이션의 차량이 나오고 있는데.. 오래전 출시한 차량의 디자인 코드를 재해석한 디자인과 어우러져서 하나하나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연 기관 시장에서 절대 강자나 다름없던 독 삼사의 전기차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지요.
이에 따라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에서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과 비교해서 지반이 참 많이 흔들리고 바뀌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테슬라도 있겠지만, 아이오닉 시리즈도 크게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번에 출시될 아이오닉은 대형 SUV인 세븐이 될 것 같은데, 콘셉트 카만 보아서는 큰 틀만 유지하고 많은 부분이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트렁크 쪽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많아 보여요. 그래도 이번에 공개한 아이오닉 6처럼 콘셉트 카의 콘셉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듬어져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로, 다음 아이오닉 7을 기대해보면서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