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부산 모터쇼 관람기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소소한 소망 중에 하나가 언젠가 사업이 대박 나게 되면 꼭 몰고 다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차량 중 하나가 바로 BMW의 7 시리즈입니다. 여러 외제차 브랜드 중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도 좋아하지만, 왠지 모르게 개인적으로는 BMW 쪽이 조금 더 정감 가는 디자인 코드를 가지고 있어서 끌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모터쇼에서 마지막 차량으로 지난달 즈음 공개된 7세대 7 시리즈의 전기차 모델, i7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BMW 7 시리즈 7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주간 주행 등(데이 라이트)과 헤드램프가 분리되었다는 점과, BMW 하면 바로 떠오르는 상징과 같은 키드니 그릴(다른 말로 콧구멍 그릴..)이 정말 과감할 정도로 매우 커졌다는 점입니다. 분리된 주간 주행 등과 헤드램프 같은 경우, 처음 보았을 때는 무언가 어정쩡한 느낌이 강하게 들뿐더러 제네시스가 생각나서 조금 애매하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는데요, 요즘은 익숙해진 것인지 나름 괜찮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키드니 그릴 같은 경우 너무 오버해서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BMW가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1930년 대부터 1940년 대 사이를 현시대에 맞추어서 오마주해서 이번에 과감하게 키운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너무 과하게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열을 식히기 위한 공기 흡입이 많이 필요로 해진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변함없이 헤드램프 끝 부분부터 리어 램프 끝까지 하나로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제 보아도 참 심플하면서 깔끔하게 잘 잡아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계속 보고 있으면 자동차 급에 맞는 위압감과 함께 멋있다는 느낌이 여과 없이 잘 묻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바닥 쪽을 보게 되면 거리 센서가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버튼을 눌러서 자동으로 문이 열릴 때 거리에 따라 열리는 범위가 조절되어 문 콕하는 일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진짜 센서 활용 정말 잘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다른 제조사에서 벤치마킹을 철저하게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어 램프부터 트렁크 쪽 디자인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많이 심플해지고 간결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6세대의 디자인이 너무 인상 깊어서 그런 것일까요, 너무 심심해진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정말 많이 들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상위 라인업의 차량답게 이 급에서 가지고 있는 고유의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잘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3세대부터 시작해서 계속 트렁크에 위치하고 있던 번호판이 무려 5세대 만에 다시 범퍼 쪽으로 내려갔는데요, 개인적으로 너무 악용하는 사례를 많이 보아서 그런지 몰라도 잘 바뀐 변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트렁크 쪽에 위치하는 것도 디자인 적으로 나쁘지는 않은데 정말 악용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단 말이죠. 그래서 더더욱 좋은 변화라 생각합니다.
인포메이션 시스템부터 시작해서 인테리어까지, 지난 세대와 비교해서 이것저것 참 많이 바뀌고 추가되었는데요, 실질적으로 내부를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는 없어서 참 아쉬웠습니다. 꼭 한 번 어떤 느낌인지 실물로 봤으면 하던 부분 중 하나가 비상 깜빡이를 누를 경우 크리스털 바 전체적으로 잠깐 동안 같이 불이 들어오는 모습 하고, 뒷 자석에 위치하고 있는 8K 시어터 스크린과 터치스크린인데.. 아쉬워도 세부적으로 이번 행사에서는 세부적으로 볼 수 없도록 전시하고 있으니 어찌할 방법이 없네요.
지금까지 BMW이 i7을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글을 적고 있는 현시점에서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는 차량 중 하나이고, 행사장에서 그럴 수 없었던 것이 다시금 아쉬운 차량 중 하나입니다. 전시 자체에서 제한을 두고 있었으니 어찌하겠습니까, 다음에 근처에 있는 BMW 매장에 들어오면 가서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BMW 관련해서 여러 커뮤니티에서 시끄러운 이슈를 보니까, 그냥 주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기본적인 편의 사항을 가지고 구독 옵션으로 만들어서 장난질을 하고 있더군요, 벤츠의 후륜 조향각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4도를 제공하고 구독 옵션으로 10도를 제공하는 거라서 완전히 납득을 하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었는데.. 와.. BMW에서 해당 구독 옵션을 설계한 사람은 과연 어떠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질 정도였습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소프트웨어 가치 대비 얼마 되지 않는 가격 구조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하기 위해 시작한 구독 옵션이, 하드웨어 업계로 넘어오면서 이렇게까지 시장을 망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악랄한 장난질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완성차 업계 중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제조사에서 말이지요. 부디 구독 옵션 관련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굳이 할 거면 충분히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것을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각설하고, 아마 조만간 근처 매장에 i7 또는 내연 기관 모델의 7 시리즈가 전시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때 한 번 살펴보고 더 떠들고 싶어지면 떠들어보는 것으로 하면서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