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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Feb 19. 2024

댓글. 댓글이...

감사편지. 일곱 번째는 '클레어 작가님'께 드립니다.

몇 시간을 망설이다 '삭제'를 눌렀습니다.

손가락이 덜덜 떨립니다.

왜 '나의 댓글을 삭제했냐'라고 금방이라도 분노의 글이 올라올 듯합니다.


감사편지 여섯 번째 글에 댓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마침 청년부수련회 일정 중이라 후다닥 읽은 댓글에는, 한글 맞춤법에 어긋난 단어에 대한 분노?, 질책?, 비웃음?, 뭐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저도 순간 부끄러움과 함께 오만 감정이 쓰나미처럼 몰려왔지만,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과 함께 좀 더 맞춤법에 신경 쓰겠노라 답글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단어가 있는 문장은 살짝 변경했습니다.


바쁜 일정이 끝나고, 여유를 찾은 지난 토요일.

알림톡에는 10,000이 넘는 조회수가 차곡차곡 전달되어 있었습니다.


아이쿠야.

모두는 아니겠지만 많은 분들이 댓글까지 보셨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쿵쾅댑니다.

바로 요단어 '댑니다'를 '됩니다'로 적어놓았던 부끄러운 문장은 이미 사라졌는데

덩그러니 남은 그분의 댓글과 저의 답글이 생뚱맞습니다.

우선 어느 작가님이신지 확인을 했습니다. 닉네임만 있고 다른 정보와 구독자가 없으신 분이시네요.

댓글을 달기 위하여 가입을 하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론 그분의 정독해 주심에 감사했습니다. 글 중간쯤에 있는 단어였는데 찾으신 걸 보면 읽어주신 건 확실합니다. 끝지 읽어 주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저히 참지 못해서 댓글을 남기신 걸 보면.


댓글을 삭제하면서 지난 생각이 밀려왔습니다.

연합회 임원으로 공지글을 단톡에 올렸는데 날짜 하나가 그만 오타가 발생했습니다. 한 분의 남자 원장님의 공개 저격이 시작되었었죠. 숫자 한 개의 실수로 그 분과는 지금까지 서먹합니다. 저의 임원으로서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저를 비난하셨던 거 같아요.

그때의 감정이 훅 하고 밀려와서 이분도 다시 저를 공격하시면 어쩌나 하는 차에 ' 청년 클레어 작가님'의 '실수로 발행한 글에 대한 사과글'에 긴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살그머니 삭제를 했죠.


그런데 아침에 댓글이 와 있습니다. 청년 클레어 작가님이시네요. 역시나 따뜻한 응원의 댓글입니다.

같은 글에 비슷한 분량의 댓글 두 개를 남겨주셨는데 저는 왜 이렇게 다른 감정일요?

이른 아침. 행복한 감정을 부어준 '청년 클레어'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청년 클레어'작가님께.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님의 글을 구독하기 시작했지요.

아마 '라이킷'의 의미를 겨우 알아차린 그때쯤이었을 거예요.


그냥 그동안 적어놓은 글들을 마구 발행만 하던 시기였으니까요.

작가님의 심도 있는 글에 처음으로 먼저 댓글을 달았었지요. 이후도 댓글을 달아본 기억은  열손가락 안인 거 같습니다.


'청년 클레어' 작가님.


청년이라 칭해서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생물학적 어린 연령의 청년인 줄 알았더니  생각이  젊은 청년이더군요.(제가 청년부를 담당하다 보니)

글로써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건 참 귀한 일이지요. 나이가 어리든 많든 그건 크게 의미가 없는 듯합니다. 


제가 글을 적는 이유도, 저로 인해 누군가 조그마한 위로라도 , 용기라도,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솔직해지려고 하죠.

그래서 조급하지도 않죠.

그래서 누군가의 댓글에 가슴이 쿵쾅댑니다. 놀라기도 하고 설레기도 해서요.

그래서 이제부터는 응원의 댓글은 많이 남겨보려 합니다.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는, 글이 가진 이중성에서 저는 살리는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님의 삶의 여정에, 저의 삶의 고백들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저도 더 많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로서의 글쓰기도 응원합니다.


2024년 2월 19일 브런치스토리작가 바다의 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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