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시대가 그런가? 닭들이 시도 때도 없이 웁니다. 새벽인지 한 낮인지 구분이 안되나 봅니다.
저도 시간개념이 부족해졌습니다. 이 닭들 때문에 기상시간이 엄청 이르니까요. 아직도 오전입니다. ㅎㅎ
며칠 전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새로 오신 의사 선생님이 농담을 합니다. 직업이 '막일'이냐고 지금까지 본 허리사진중 가장 최악이라나. ㅠ 그것도 미소 그득한 얼굴로.
저도 미소 가득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래요? 막일 좀 많이 하죠. 몸을 가만히 두질 못해요" "그냥 남이 해 줄 때까지 기다리셔요. 꾹 참아봐요"
집에 오자마자 또 삽질입니다. 이젠 하다 하다 괭이질까지 추가했어요. 그리 좋던 잔디 캐느라.
다시 작은 연못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여름휴가 때 보았던 연꽃이 눈에 아련거려 연꽃을 키워보기로 한 겁니다. 쿠팡으로 연꽃씨앗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망치로 툭툭 쳐서 물에 담가놓았답니다(얼마나 딱딱한지 상처만 내라고 했는데 ㅠ 박살이). 어이없어하는 남편 등살에 요기까지만 이라 다짐을 하지만 또 어떨지는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구월이 오면 잠시 삽과 호미는 내려놓을 거 같습니다. 풀만 조금씩 뽑아주려 합니다. 다시 그림을 그리고 다시 글을 쓰고 다시 상담공부도 해야 합니다.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하는 60세의 날이 얼마 지나지 않아 오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고생(수고)했어요" 바다의 별을 마무리한 날 가장 많이 들은 인사입니다.
우리 둘째의 손에 의해 교실들이 해체(?)되는 날. 둘째가 그랬습니다.
"엄마의 모든 추억이 사라지고 있네"
그런데 왜 이리 해방감이 드는 건지. 오래도록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코끼리 열 마리가 쓱 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이제 새소리가 시끌벅적합니다. 늘 우리 집 마당을 무단 애용하는 고양이 3대 가족도 기다란 하품을 해대며 여기저기 뒹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