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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근교 첫 1박 2일 여행 -1

물의 마을 고북수진(古北水鎭, 구베이수이전)

by 물마루

함박눈처럼 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눈코입 모두 정신없는 왕징을 떠나 처음으로 북경 근교 여행에 나섰다. 신랑 학교 몇몇 선생님 가족들과 함께 35인승 버스를 빌려 가이드까지 함께 한 1박 2일의 여정이다. 첫날의 일정은 고북수진(古北水鎭, 구베이수이전)이라는 중국 강남의 대표적인 물의 마을 오진의 모습과 화북 지역의 건축 양식을 융합 해 만든 민속마을이었다. 역시나 주말이라 길이 많이 막히더니 외곽으로 갈수록 한적해지기 시작했다. 2시간 정도 달리자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곳은 Water Town, 말 그대로 수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물의 마을이다. 원래는 시골의 한적한 마을을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물의 마을을 본 따서 고풍스러운 민속마을을 만들었다. 개발비용만 45억 위안(약 7,700억 원)이 소요되었고, 총면적이 9㎢로 여의도 면적의 3배 수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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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마을답게 나룻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열심히 노(?)를 젓는 사공 아저씨를 보니 마카오의 베네시안 호텔의 내부 운하를 운행하던 곤돌라가 생각났다. 신랑하고 둘이 중국 아줌마랑 아이랑 탄 배에 함께 타게 되었는데 중국 아줌마가 엄청나게 짜증을 냈었던(물론 알아듣진 못했지만 그런 뉘앙스 같았다^^) 기억도 떠올랐다. 우리는 시간의 여유가 많아 천천히 걸어서 구경하기로 했다. 사실 우리야 아이들이 다 커서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같이 간 일행들은 아이가 어려서 유모차를 끄느라, 아이들 업고 안느라 고생이 많았다.


20160409_145204.jpg 이 문을 통과하면 우리 식으로 하면 저잣거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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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 등이 있는 이 거리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곳곳이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가던 길을 계속 멈추고 사진을 찍게 만든다. 4월임에도 불구하고 내리쬐는 햇살이 너무 뜨거워 들어간 카페는 가격이 너무 사악해서 어쩔 수 없이 잘라서 파는 수박만 열심히 먹고 나와야만 했다. 그래도 조금 쉬었다 나오니 훨씬 돌아다니기 편해졌다.


콘셉트가 물의 도시인만큼 운하로 모두 이어져 있다. 다리 밑으로 배가 지나가는 풍경은 매우 아름답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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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세트장 같다. 지금 당장 사극을 찍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큰길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부러 사람들 없는 좁은 길로만 돌아다녔더니 복잡한 미로 같아 나중에는 길을 잃을 것 같았다.


오래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다보니 생각만큼 예쁘게 사진이 나오질 않네요. 실제가 사진보다 정말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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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양한 건물들이 있는 것 같았다. 미술관으로 보이는 건물도 있었고, 커피숍으로 보이는 건물도 있었고. 테라스가 있고 테라스에 의자가 나와 있는 건물은 숙박을 할 수 있는 객잔으로 보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속촌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겠지. 하루쯤 이 안에서, 운하 위에서 잠을 자는 것도 꽤 괜찮은 시간이 될 듯. 문을 연 지 이제 2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다 중국판 런닝맨 등 유명 TV 프로그램에 연이어 방송되었다고 하더니 사람이 꽤 많았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드디어 기다리던 시간이 되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거리에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한 것이다. 낮의 거리도 아기자기하니 예쁘지만 조명이 켜진 후의 거리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나 저 멀리 보이는 만리장성 사마대장성 구간의 조명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계속 걸어 다녀 다리가 너무 아팠지만 밤의 고북수진을 못 봤더라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할 정도로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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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도 운영되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전통 술 제조 모습을 볼 수 있고 시음도 가능한 '사마소소주방'이나 전통염색 과정을 볼 수 있는 '영순염방' 등이다. 미리 확인하고 갔었으면 찾아가서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북경에 와 본다면 꼭 한 번 가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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