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마루 May 24. 2016

현지인처럼 살기-2

위챗 페이 만들기, 사용하기

      중국 사람들은 '라인'이라는 메신저를 사용하는 줄 알았다.(이게 다 광고의 힘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라인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사실 내가 실제 중국인을 만나 확인한 건 아니니 이 말에는 오류가 있긴 하다. 내가 알고 있는, 중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라인을 쓰지 않는다.(이렇게 정정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길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는 '위챗(WeChat)'이란다. 한국에서는 카톡이 최고였는데 여기서는 카톡이 됐다 안 됐다해서 사용하지 않는단다.(카톡 PC버전, 카카오스토리는 아예 막혀있다. 아 그리고 작년 열병식 이후 라인도 막혔다는 말이 있는데 깔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한국 친구들과 연락할 때는 카톡을, 중국 친구들과 연락하기 위해선 위챗을 깔아 사용하고 있다. 위챗을 메신저 용으로 사용할 때 카톡보다 좋은 건 이모티콘이 거의 무료라는 점. 그래서 처음 깔았을 때 시은, 가은이가 온갖 이모티콘을 다 다운로드하여서 이모티콘 보내기 경쟁을 하며 놀았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신기한 기능은 위챗 페이라는 지불 시스템이다. 중국이 워낙 위조지폐가 많아서일까? 이런 모바일 결제시스템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발전되어 있는 느낌이다. 중국에서 내가 아직까지도 헷갈려하는 모바일 지불 시스템 2개. 하나는 지금 이야기하려는 위챗 페이(웨이신이라고도 함)이고 다른 하나는 알리페이(즈푸바오)이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만든 단순 결제 애플리케이션이고 위챗 페이는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메신저 결재 수단이다.(이렇게 정리를 하지만 또다시 헤맬 게 분명하다.^^) 아직까지는 알리페이가 중국에서 더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에 타오바오(없는 게 없다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우리나라로 치면 옥션?) 같은 인터넷 쇼핑을 위해선 알리페이가 꼭 필요하다만 난 아직까지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신랑이 타오바오 쇼핑을 하는 것을 보니 기나긴 인증절차를 밟아야 하고 또 중간에 잘못되면 한참(8일이란다, 8시간도 아니고......)을 기다렸다 다시 해야 하는 정말로 복잡하고 불친절한 서비스라 여겨지기에 그냥 패스. 그러나 기분이 바뀌면 언제 또 몇 시간, 아니 며칠에 걸친 알리페이 인증기를 남길지도 모르겠다.^^

    

     이 위챗 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카드 등록을 해야 한다. 어디서든지 필요한 가입절차. 그러나 글을 모르니 언제나 헤맬 수밖에 없는 외국인의 설움. 그래도 시간과 끈기를 가지고 도전!

    위챗에 들어가면 오른쪽 하단에 '나'라는 메뉴가 있다. 그곳에 들어가면 '내 지갑'이 있는데 그곳에 들어가 오른쪽 위에 있는 '은행카드' 메뉴를 눌러서 중국은행에서 개설한 카드를 입력해준다. 카드 입력란 옆에 사진기 그림이 있길래 뭔가 하고 눌러봤더니 카드를 사진으로 찍으면 카드번호를 알아서 인식한다.(우와 신기해라.) 카드 번호가 제대로 입력되었으면 카드를 발급받은 은행명이 자동으로 뜬다. 그런 다음 은행에 등록된 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란이 나오는데 이름(여권상의 이름과 일치하게 영어 대문자로, 띄어쓰기도 포함)을 입력하고 그 밑에 ID유형을 클릭해서 Passport로 바꿔준 뒤 여권번호를 입력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핸드폰 번호(중국 핸드폰 번호여야 가능함)를 입력하면 가입이 된다. 그런 다음 문자로 온 인증코드를 입력해주면 지불 암호를 만들 수 있는데 은행카드 암호와는 다르게 6자리로 지정하여야 한다. 나중에 이 사실을 까먹고 모임 자리에서 나도 드디어 위챗 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위챗 페이로 결재하겠다고 당당하게 꺼내서 열심히 은행카드 암호만 눌러대다가 첫 지불에 실패했다는......(와, 난 완전 여기서 어리바리 아줌마가 다 되었다...)

   

     처음에만 이렇게 가입하고 지불 암호를 입력해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아주 간편하게 지불할 수 있다. 너무 간편해서 걱정스러울 정도이다. 빠른 지불을 누르면 QR코드가 뜨는 데 그걸 계산대에 있는 판독기(?)에 대면 계산이 완료된다. 여기 중국에서는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위챗 페이 결재가 가능한 곳이 많단다.^^ 은행에 있는 돈을 '잔액' 메뉴를 눌러 위챗 페이 내에 충전해 놓고 사용할 수도 있고 충전된 금액을 다시 내 통장으로 출금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있는 이체 메뉴를 통해 채팅창에 친구로 되어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돈(계좌이체)을 보낼 수 있다. 한국의 카카오페이는 보내는 사람이랑 받는 사람 모두 카카오 페이에 가입되어 있어야 이체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위챗 페이는 상관이 없다. 돈을 받은 사람이 1일 이내에 수락만 하면 바로 돈이 그 사람 잔액으로 충전되어 들어간다. 

     홍빠오(红包) 뿌리기라는 메뉴도 있다. 홍빠오는 원래 설날에 세뱃돈을 넣던 붉은 봉투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보너스, 용돈, 뇌물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걸 위챗에서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8이 들어간 돈 액수(적은 금액)를  복 받으라는 의미의 인사로 보내기도 하고 여러 명에게 뿌리기도 하는 것이다. 가령 10원을 내 채팅방에 있는 친구들에게 뿌리기로 했다면 몇 명을 줄지, 동일한 금액을 줄지, 다른 금액을 줄지 설정해 놓으면 친구들이 홍빠오를 확인하는 순간 본인이 얼마를 받게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적은 금액으로 모두들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복권 비슷한 게임이랄까? 생각해보니 사다리 타기랑 비슷한 듯. 사다리 타기는 걸리면 돈을 내야 하지만 홍빠오는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더 재미있으려나?^^

     또 생활요금을 납부할 수도 있다. 전기, 전화, 물 등의 아이콘을 누르고  고지서에 있는 지로번호를 입력해주면 내 생활요금 고지 내용이 뜬다. 그 밑의 초록색 버튼을 누르고 비밀번호 입력해주면 지불 끝. 완전 쉽다! 마찬가지로 핸드폰 요금도 지불할 수 있고 다른 사람 핸드폰 요금도 충전이 가능하단다.

     그 외에도 음식 배달, 그리고 음식점 QR 코드를 통해 대기 중에 음식을 미리 주문할 수도 있다. 디디 택시라고 해서 택시 호출 서비스도 있고 기차표와 영화표를 예매할 수도 있다. 심심할 때 '흔들기'라는 메뉴를 통해서 지금 이 시간 세계에서 나와 같이 심심해서 핸드폰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고 채팅도 할 수 있단다. 오 놀라운 세상!

     오늘도 나는 카페에 들어가 '메이스 카페이, 삥더, 따베이즈(아메리카노, 차가운 거, 큰 잔)'을 외치고 핸드폰을 꺼낸다.^^


      

매거진의 이전글 현지인처럼 살기-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