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의 주인공?

by 자두 아줌마


2021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들의 관심사는 당연히 ‘백신’이다.

“백신이 있으니 올해는 작년보다 낫겠죠.”

백신이 있으나 없으나, 올해가 작년보다 나았으면 좋겠다.


영화 같은 한 해였다. 아니, 내가 영화 속에 들어앉은 느낌이었다. 나는 주연이었을까, 조연이었을까, 아니면 스태프? 코로나 관련 대하 드라마였다면 대부분, 엑스트라였을 거다. 주연은 의료진? 확진자? 아니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내 인생 영화의 주인공은 늘 나일 것 같지만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면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 때로는 ‘숨 쉬고 있음’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기도 했었지만, 많은 시간들을 그냥 무감각하게 흘려보냈던 것 같다. 그저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며... 마치 내 영화가 아닌, 남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때로는 옆 사람의 기분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좋은 기분으로 시작했는데 단지 다른 사람 하나 때문에 하루가 엉망이 되어버린 느낌, 누구나 있을 거다. 그(그녀)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건, 누구를 만났건, 어떤 감정을 품고 있건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인데, 그로 인해 내가 축 늘어진 파김치가 되어 버렸던 기억. 그런 그에게 분노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를 걱정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둘 다 마찬가지였다. 불안해졌고 화가 났고 이따금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그의 감정은 그의 소유물(?)이고, 그가 어떤 감정을 느끼건 그건 그의 자유이다. 영향을 받고 안 받고는 어느 정도는 ‘나의 선택’인 경우가 많았다.


주인공이 조연이나 엑스트라와 자신을 동일시하면 그 영화는 망치는 거다. 주인공은 주인공, 조연은 조연으로서의 역할이 따로 있다. 주인공이 조연에게 휘둘리며 너무 많은 자리를 내어주게 되면, 그 순간부터는 조연이 주인공이 된다. 내 인생 영화 주인공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난 흔들거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겠지만, 2KW짜리 스포트라이트는 이미 그 사람에게 가 있다.


주인공이 ‘주인공’이기 위해서는 나와 조연을 분리시켜야 한다. 그의 격랑에 영향을 아예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결코 거기에 내 전부를 휘둘려서는 안 된다. 나 자신을 바로 잡아 일으켜 세우고는, 꿈을 향해 꼿꼿하게 내 길을 걸어가야 하는 거다. 내 인생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나’니까.


내 인생의 주인공,

2021년에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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