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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두 아줌마 Jan 15. 2021

영어 공부의 비법


전직이 영어 강사이다 보니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영어 공부 어떻게 해야 해요?

아주 간단해요, 하며 답을 알려주면 사람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정말 간단하다.

매일 10분만 읽으세요. 소리 내서.

그러다 보면 내 발음, 내 마음에 안 들어 조금씩 리모델링 공사를 하게 되고,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들은 문장들은 내 머릿속에 서서히 자리를 잡아나가게 된다. 학교 때 배웠던 영어로 희미하게 패인 뇌 주름들을 발로 팍팍 밟아 더 확실히 쭈글쭈글하게 만드는 거라고나 할까.     


너무 간단해서 마음에 안 든다고?

그럼, 소리 내 읽으며 공책에 그대로 쓰세요~

시각, 청각에 촉각까지 더해지니 효과는 배가된다.

문장 구조가 더 확실하게 눈에 들어오고, 새로운 궁금증이 더해져 나도 모르게 영어 사전을 뒤적이게 되더라.     

영어 강사 일은 정말 힘들었다. 여러 직업을 거쳤지만 가장 어려웠다. 

가르치는 게 힘들었냐고? 아니, 주제에 맞는 자료 찾는 게.

시의적절하면서도 재미있는 것, 새로우면서도 신기하기까지 한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다녔다. 겨우 자료 하나 찾는 데에 온 하루를 소비하기도 했다.      


KFC의 '와플 치킨버거'와 삼립 '맥앤치즈 호빵' 이야기, 홍준표 의원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 탄생기 (당시 코카콜라사가 이 이름을 싫어했었는데 지금 보니 그대로 사용하고 있더라), 트로이 왕자 파리스에게 사과를 던졌던 그리스 세 여신 이야기, 등등.   

  

세 여신 이야기를 하면서, 만약 여신들이 파리스에게 했던 제안을 당신에게 똑같이 한다면 어떤 걸 선택할 건지 영어로 물어봤다. 

“'권력'이요. 요즘은 권력을 가지면 나머지는 다 따라오잖아요.”

"전 '지혜'요. 오히려 지혜가 있으면 다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둘 다 일리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여성이 내게 질문했다.

“근데, 미인을 얻는 게 제게 무슨 유익이 있나요? 그렇다고 ‘미남’을 갖는 것도 별로고요.”

그것도 말 되네. 그렇다면...

“본인이 직접 미인이 되는 조건이면 어때요?”

내 짓궂은 질문에, 그녀가 장난기 가득한 눈빛을 반짝이며 답했다.

“I’ll take that! (그거 선택할게요!)”


별다방 신상 커피 스토리를 발견했을 땐 그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 가 학생들에게 조금씩 나눠주기도 했고, 미국에서 건너왔다는 다이어트 아이스크림 이야기를 할 때는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같이 먹었다. 모두 흥미로워했고 자기 앞에 놓여있는 것들에 대해 입을 열어 얘기하고 싶어했다. 시각과 청각에만 의존했던 공부에 향긋함과 따스함, 차가움과 달콤함 같은 후각, 미각, 촉각이 가미되면 공부의 효과는 배가된다. 


결과는 놀라웠다. 영어 단어 몇 개만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던 학생이 불과 1년 반 만에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단 이틀, 하루 1.5시간 수업이었지만 일이 바빠 못 오고, 점심 식사 하느라 늦게 오고, 회사 휴일에 쉬고, 개인 휴가 때 또 쉬고, 수업을 못 하는 날도 있고 해서 실제 학습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단체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그 친구가 자기 의견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시간도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 그 학생이 말하기를, 오기는 귀찮으나 일단 오면 재미있으니 앉아라도 있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재미’의 효과가 그렇게 중요하다.      


물론 ‘재미’가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는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나도 모르게 몰두하게 되는 거다. 더 많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사용하게 된다. (내가 주장하는) ‘재미’의 미학이다.     


하지만 영어 공부에 더 중요한 게 있으니  바로 ‘꾸준히’다. ‘하루 10분’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3개월, 6개월, 1년이 넘어가면 차이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드문드문 1시간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영어는 말 그대로 ‘언어’여서 날마다 써 줘야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날마다 10분, 큰 소리로 읽기. 

좋아하는 자료라면 뭘 읽어도 상관없다. 소설, 에세이, 신문, 잡지, 논문... You name it!


그러니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오늘부터라도 저와 함께,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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