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귀여웠을 때 나는 땅콩이 없는 자유시간을 먹고 싶었다
어떤 감정은 크리스마스가 지나고도 치우지 않은 장식 같지?
크리스마스가 지나고도 치우지 않은 장식 같은 감정이라.
처음 문장을 읽었을 때 그것이 어떤 감정일지 생각하느라 잠깐 고민을 했다 어떤 누군가에게는 설렘을 기다리느라 그런 것일 수도 있잖아, 이 문장을 적는데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크리스마스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떠올랐다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조금은 허망한 것이어서 막상 당일이 되면 그리 즐겁지 않은 기분이 되어버리곤 했는데
사실은 나도 오래전의 크리스마스 리스를 벽에서 떼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들었다 처음엔 크리스마스가 지나자마자 떼어버리기에는 조금 야박하지 않니, 더 두었다가 떼자 해가 바뀐 뒤에는 가끔 눈에 들어올 때마다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와서 떼기에는 귀찮아졌고
한참 더 시간이 흘렀을 때는 괜히 떼었다가 지저분하게 흩날릴 먼지만 생기겠거니 하는 불쾌한 기분마저 들게 하는 그러면서도 왜 다시 또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면 슬글슬금 장식을 찾아보게 되는지.
크리스마스는 참 이상하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