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득 올려다본 하늘엔 달이 밝아서, 문득 그 사람을 생각했다. 그 사람을 만났던 날엔 유난히 달이 밝고 예뻤던 탓일까. 달을 보면 그 사람을 생각했다. 생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찰나의 순간이었으니 어쩌면 떠올랐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 연락처도 모르는 그 사람에게 가닿을 만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편지를 보냈다.
“달이 밝네요, 지금은 무얼 하고 계신가요?”
다정히 물은 그 안부 인사 속엔 분명 사랑도 함께 묻어있었겠지. 나는, 당신이 언제나 잘 지내길 바라요.
2.
조금은 흔해서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어느새 금방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또 가끔은 정말 특별해지기도 하는 것들이 있다. 봄날의 민들레, 한여름의 바닷가, 가을날의 단풍, 겨울의 크리스마스 같은 것들. 나는 그런 것들을 사랑해
그 작고 소중한 것들에 마음을 쓸 때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서 괜히 가만 들여다보게 된다. 조금만 더 있어 줘. 내가 너를 보아줄게.
3.
사랑이 무엇인지 너에게 물었을 때 너는 나 자신 앞에 상대를 두는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 순간에 ‘나’ 말고 다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그런 것이라고. 너의 말을 듣고 나는 생각했다. 너는, 정말로 정말로 소중한 사랑을 했구나.
문득 그 사람이 나에게 주는 그 사랑의 깊이를 느낄 때면 어쩔 줄 모르는 감정이 된다. 사랑이란 내 앞에 너를 두는 것이라고 말하던 너는 역시나 나에게도 너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건네고 있었구나. 그 마음이 너무나도 고마워서 왠지 모르게 자꾸 눈물이 났다. 오늘도 너의 ‘기억 저금통’엔 나로 가득한 이야기들이 담겼겠지. 어쩌면 너는 그렇게도 너 같은지.
함께 순간을 나누고 싶은 마음, 지금 이 순간을 오래도록 담아두고 싶은 마음이 되어 조잘대는 그 얼굴을 보며 미소지었다.
제가 요즘 사랑을 해요, 아무래도 정말 사랑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