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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석 Sep 15. 2017

노회춘 의원

촌철살인의 대가 

* 2017년 9월 출간 <동네 카페에서 반자본의 커피를 내리다>

* '카페와 함께 하는 사람들' 중에서...


노회춘(盧回春) 국회의원, ‘촌철살인의 대가’

          

‘촌철살인’, 이는 아마도 SNS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단어일 것입니다. 자신이 그렇게 구사하고 싶어 하고, 그런 표현을 만나면 반가워합니다. 어떤 이슈를 명쾌한 언어로 정의하거나 그에 대해 쉽고 명쾌한 진단을 내리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언어적 표현 능력이 있어야 하고, 동시에 상황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말하자면, 지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내공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촌철살인의 언어로 좌중을 미소 짓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SNS의 스타가 되는 건 당연합니다. 노회춘 의원은 아마도 그 점에서 국회의원 중 최고 인기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의 적절한 비유와 반어법은 늘 대중의 관심 대상이고 그의 표현은 일반인이 알아듣기 편한 것들입니다. 서민적이고 친절한 언행에 얼굴까지 대단히 서민적으로 생긴 터라, 그에게는 국회의원의 권위가 붙으려야 붙을 수가 없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 역시 의원으로서의 권위가 아니라, 시민들과의 친화입니다. 그는 시민들이 언제든 가장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의원 중 하나입니다.


노 의원이 바라고 지향하는 것은 노동자가 정당한 대접을 받는 사회입니다. 그렇기에 그의 활동은 대부분 노동자를 대변하는 것에 할애됩니다. 기업의 노동 환경을 둘러보고, 국가의 노동 정책을 살펴보는 게 그의 주요 업무입니다. 노동자가 굴뚝에 올라가면 가장 먼저 달려가서 이야기 나누는 것도 그입니다. 노동자가 탄압받는 현장에는 항상 그가 나타납니다. 그가 농담조로 주장하듯, 그의 이름 노회춘의 ‘노’자는 노동자의 ‘노’자이고 그들이 따스한 봄을 회복(回春)해야 비로소 이 사회가 정당하고 따뜻한 곳이 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가 정당한 대접을 받는 건 아직 갈 길이 먼 문제입니다. 노동자의 지위는 불안정한 편이고, 정부도 그들에게 늘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자유△△당 같은 극우 보수가 정권을 잡은 경우에는 그 사정이 더욱 열악해집니다. 대부분의 정책은 기업(사실상 경영층)에 유리하게 정해지지,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해주지 않습니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해고도 수월하게 됩니다. 노사 간 협의가 안 되어 파업이라도 할라치면 정부는 여지없이 기업 편에 서기 일쑤입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은 현실에서는 그다지 실현되지 않습니다. 노동권에 대한 국민 일반의 인식 수준도 그리 선진적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제반 여건이 아직은 노동자에게 불리하다 보니, 노 의원의 활동에도 휴식이 찾아오기 어렵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노 의원이 가끔 TS Café를 찾는 건, 카페의 운영 방식과 노동자에 대한 고려가 맘에 들기 때문입니다. 그가 평소에 기업에서 추구해주기를 희망하던 모습을 카페에서 실제로 목격하기 때문입니다. 규모에 있어서는 천양지차가 있긴 하지만,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경영 현장에서 직접 실행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정책을 시행하는 카페가 노 의원의 코드와 일치하기에, 카페를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늘 가볍고 유쾌합니다.


카페의 프로그램 중에서 노 의원과 함께 하는 것은 참여자가 많은 Top 프로그램에 속합니다. 그의 대중적 인지도가 영향을 미친 것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이슈가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그의 입에서 나오는 촌철살인의 말이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기 때문입니다. 개그맨처럼 유행어로 정착되는 건 아니지만, 그의 해학적 표현에는 뼈도 있고 살도 있고, 그러면서 웃음 지을 수 있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를 따르는 일종의 팬덤이 형성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때론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카페 안에서 도저히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동네 사람들만 오는 게 아니라, 멀리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면 마이크를 사용하고, 카페 밖으로 연결된 스피커를 이용해 안과 밖에 모여든 사람들과 일장 토론을 진행합니다. 이는 마치 아고라에 모여든 시민들의 정치 토론회와 유사합니다. 


그런 왁자지껄한 상황이 되면 그는 농담 삼아 자신을 아이돌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면 그 호칭은 당연한 거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곤 합니다. 그에 대해 카페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서민적으로 생겼고 가장 나이 많은 아이돌이 맞다며 맞장구를 쳐줍니다. 그러고는 한 마디 말을 더 건넵니다. 아이돌로 꾸준히 남으려면 지금보다 엄청나게 회춘하셔야겠다고, 이름만 회춘하지 말고 몸과 마음도 회춘하셔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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