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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석 Sep 18. 2017

유사민 작가

국가란 무엇인가? 

* <동네 카페에서 반자본의 커피를 내리다>

   '카페와 함께 하는 사람들' 중에서...


유사민(柳社民) 작가,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는 그 동안 워낙 극우 보수가 지배한 기간이 길다 보니 사회주의의 ‘사회’자만 나와도 빨갱이로 매도하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머리에는 실상 경제체제나 정치체제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고, 들어있는 거라고는 오직 근거 없는 빨갱이뿐입니다. 워낙 개념이 없다 보니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건 둘째 치고, 민주주의란 말마저 지들 입맛대로 왜곡해서 사용합니다. ‘자유민주주의’니 ‘한국적 민주주의’니 하는 게 바로 그들이 지어낸 몰개념의 언어입니다. 더욱 황당한 건, 그들의 행동이 자신이 만든 언어에 반한다는 사실입니다. 자유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국민의 자유를 탄압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실상 국민의 자유가 아니라 그들만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한국적’이란 말 역시 한국인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대다수 한국인을 탄압하는 용도로 쓰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앞에 붙인 ‘자유’와 ‘한국적’이란 말은 뒤에 오는 민주주의를 정확히 배반하는 의미로 쓰입니다. 민주주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의식 구조이다 보니 앞에다 그럴 듯한 말을 붙여서 자기들 입맛대로 왜곡하는 꼴입니다. 말하자면, 엿장수 맘대로의 민주주의입니다.


상식적인 사회라면 이런 극우 보수의 영향력은 미미해야 마땅하겠지만, 그들이 워낙 오랫동안 권력을 잡은 터라 여전히 그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그렇다 보니, 민주주의 체제가 확립되었다는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사회주의란 말을 쉽게 사용하지 못합니다. 지식인들도 글을 쓸 때, 이를 경계하는 소위 자기검열의 속박을 받곤 합니다.


유사민이 말하는 국가 시스템은 유럽식 사민주의(社民主義)에 가깝습니다. 정치도 해보고 장관으로서의 공직 수행도 해본 유사민 작가가 우리의 국가 시스템을 고민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는 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그 내용에 있어서도 대다수 국민들이 실제로 바라는 방향과 잘 맞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가고 있는 모습은 여전히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그건 아마도 시민들의 의식에서 온전히 벗어 던지지 못하는 구시대적 사고 프레임 탓일 겁니다. 북유럽식 복지 체제를 희망하면서도 세금 더 내기를 꺼려하는 마음이라든지, 근로자로서 의견을 표명하고 반영되기를 기대하면서도 노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다든지 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희망하는 것은 유럽식 사민주의인데, 의식은 여전히 천민자본주의에 머물고 있습니다. 실제로 원하는 내용은 사민주의인데, 사회주의를 언급하면 무의식적으로 빨갱이를 떠올립니다. 유럽의 복지시스템을 부러워하면서도 복지가 늘어나면 나라가 망할 거라 생각합니다.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를 구분하지 못하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혼동합니다. 이러한 모순과 무지함이 여전히 일반 대중의 관성에 남아 우리 사회를 괴롭힙니다. 그런 점에서 유사민 작가의 글은 모순과 무지를 깨는 시도입니다. 일반 시민의 관성에 남아있는 그것을 전복시키려는 노력입니다. ‘국가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있지만, 실제 그의 사민주의는 오롯이 시민을 향합니다. 어떤 독자가 그에게 ‘유시민’이란 별칭을 붙여준 건, 그래서 충분히 타당성이 있습니다.


노회춘 의원의 소개로 유 작가가 처음 카페에 방문했을 때, 그의 복장은 말끔한 정장에 넥타이 차림이었습니다. 나름 첫 방문이라 예의와 격식을 차렸다고 볼 수 있겠는데, 그를 맞이하는 참여자들로부터는 오히려 가벼운 핀잔을 들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 첫 등원할 때엔 편안한 복장을 했었는데, 왜 카페와 같이 편안한 곳에 오면서 정장을 했냐는 농담 섞인 핀잔이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자기검열이었던 것 같다는 유 작가의 대답에 참여자 모두는 다시 한 번 미소 지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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