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직한 인사선배 Jun 07. 2023

우리는 유연근무 없어요. 라는 어좁이 마인드

스타트업 생존기

스타트업의 모습은 다양하다.

승부를 보는 사업분야에 따라

필요한 기술이 다르고 사람도 다르기 때문일 터.




스타트업하면 떠오르는 기본값스러운 복지들이 있다.

그 중 단연 첫째는 유연근무제 아닐까 싶다.


유연근무제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복잡한 법적구분을 다 쳐내보면


오전 7~11시까지 출근시간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이 제도는 상당한 임팩트를 가져오는 것인데

예전 초중고 시절을 떠올리면 쉽다.

옆 짝꿍은 10시에 오고, 뒷 친구는 7시에 와 있는 것.


온 시간에 따라 집에 가는 시간도 다르기 때문에

담임 쌤의 상당한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빨리 오는 친구, 늦게 오는 친구 모두 좋은 대학을

고루 보내야 옆 반을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 가정하면

더더욱 담임 쌤의 결단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단순히 복지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오판이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비교하면 도입의 이유가

쉽게 밝혀지는데,


대기업은 매출/이익이 안정된 기계식 조직인 경우가

많다. 경영숫자의 안정은 조직의 규모와 정비례하고

이는 조직화, 관리자의 필요로 이어진다.


즉, 대오를 정연하게 갖춰 일사불란하게 총을 쏴야

전년대비 (+)성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찾는 인재도

조직과 좀 더 fit한 인재를 찾는다. 유연근무제는

이런 곳에서 도입이 쉽지 않다. 각자 편한 시간에 총을

쏘고 가겠다니... 조직구조와 맞지 않기 때문이겠다.




스타트업은 불안정한 유기적 조직이다.

대오보다 개개인의 능력이 성과를 크게 좌우하기에

일사불란함 보다는 창의적인 시도가 중요하다.


누군가는 새벽에 창의성이 번뜩이고

누군가는 저녁에 창의성이 번뜩이고

또 누군가는 집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놔야

창의성이 발현된다.




즉, 유연근무제는 복지라기 보다는 스타트업만의

생존방식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가끔 본다. 대기업처럼 커지고 싶은데, 대기업이

일사불란하니까 우리도 그래야 해! 라는 로직도

생각보다 자주 한다.


속 좁은 어좁이들이여.

유연근무제는 생색도 아니고 사실 복지도 아니다.


생산성이 큰 시간에 일해서 빨리 인정받고 싶은

인재들의 밀도가 스타트업에서는 높다는 것을 기억하자.


시리즈 A,B에서 주저앉고 싶다면 오늘도

우리는 유연근무제가 없다. 우리 조직은 성장해야하니까

라고 대답하자.


유연근무제 뿐만 아니라 조직이 시행하는 모든 제도는

조직의 상황과 생존방식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다.


복지라고 홍보하며 속 쓰려 하지 말자.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게 해 준 HR팀장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지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 수시해고가 가능한 문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