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직한 인사선배 Jan 11. 2024

업무영역 침범하지 마세요?!

체계없는 조직의 긍정적(?) 숙명

얼마 전, 홍대에 있는 유명 일식 우동집에 방문한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유명한 이유는 오너 쉐프가 방송을 자주 타는 분이기 때문인데요. 마침 제가 방문한 날에 오너 쉐프가 계셨습니다.


직접 우동을 담으시기도 하셨고 홀의 상황을 보며 홀 매니저에게 지시를 하기도 했고 요리사분들 담음새를 손봐 주기도 하는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오너로서 그리고 쉐프로서, 요리와 사업 그리고 인재양성까지 동시에 하는 모습을 보며 '오너니까 저렇게 넓게 일해야지' 라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언제까지 저렇게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위임을 하겠지? 영역도 정해질 것이고' 라는 매우 HRer 스러운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오너쉐프가 그렇게 일하는 이유는 누구보다 잘할 수 있고 현재까지는 그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일 겁니다.


축구 선수 Messi 가 있습니다.

그도 한 때는 자주 프리롤 역할을 했습니다.

미드필더의 영역, 공격수의 영역 가리지 않습니다.

Messi에게 그런 역할을 맡기는 것도 결국에는 이기기 위함이겠죠.


초기 스타트업도 1~2명의 오너쉐프와 메시가 이끌어가는 세계입니다. 그런데 우동집을 10개 운영한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축구장이 넓어진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각자 역할이 달라지고 나뉘게 됩니다.


조직이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 업무간 경계와 역할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필연적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 있는 분들께 작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팀원] 님께.


먼저 자신만의 Box 를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자답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내 영역/내 직무를 침범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때 나는 어떤 감정일까?' 가 질문입니다. '화가 날 것 같다' 라는 답이 나온다면 이렇게 한번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내 업무영역 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나만의 Box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내 생각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은 될까?

나는 일을 하는 것일까, 자아실현을 하는 것일까?'


물음에 따른 행동을 정리해 보세요. 정답은 없습니다.

그리고 직무라는 구분도 회사가 정해주지 않는다면 역시 정답은 없습니다. 누가 Own 을 하고, 누가 Co-worker를 해야 할지는 팀장님께 달려 있죠.


여러분은 위의 질문에 답을 한 후 행동을 정리해 보시고, 팀장님과 상의를 해보세요.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면 '진짜 일'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회사에서 화를 내고 부딪치는 것은 정말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팀원분들께 불필요한 것에 가깝습니다.



[팀장] 님께.


팀장님. 제대로 해주셔야 합니다. ^^

혹시 내 팀원이 업무의 역할 / 경계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면 아래의 행동을 해주셔야 합니다.


1) 프로젝트의 목적과 범위를 고민

2) 우리 팀원과 타 팀원과의 R&R을 고민

3) 회색지대 (아무도 일을 하지 않는 범위) 나 교집합 지대를 명확화

4) 타 팀장님과 상의 후 결정


사실 업무 상 경계나 범위 때문에 다투는 일은 다반사 입니다. 팀장님도 팀원 때 충분히 겪으셨을 거에요.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해주고, 도저히 명확화 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팀원의 상태와 업무의 진척을 체크하며

함께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방.관.하.면.안.된.다' 는 것 입니다 :)




[CEO] 님께.


채용을 신중하고 명확하게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 지금 필요한 'Skill이나 지식'은 무엇인지를 정확히 설정하고, 이에 맞는 사람을 뽑으셔야 합니다. 보통 업무 상의 경계와 관련해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는 누군가의 업무범위가 커진다거나 누군가는 좁아지는 경우에 발생하는데요. 결국 자신의 프로젝트 목적과 범위, 업의 정의가 팀장이나 CEO로부터 명확하게 받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팀원급과 직접 소통하고 업무를 주지 마세요.

팀장이 있다면 팀장을 통해 소통하셔야 업무의 혼란이 없습니다. 보통 업무의 경계 상의 혼란 중 10~20%는 CEO의 직접적인 팀원소통을 통해서도 야기되는 것이

제 경험이었습니다.  


업무 상 경계 침범을 극도로 경계하고 상호 견제하는 것이 군대 조직입니다. 그것이 고도화 되어 공장형의 생산성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 대기업이죠.


보통의 스타트업에 가보시면 업무의 경계와 RnR 이야기가 특히 많습니다. 이것이 '부서간 소통의 문제' 등으로 표출이 많이 되죠.


체계보다는 속도를 보며 달려왔고, 훈련된 직원들 보다는 급하게 합류한 주니어분들이 많은 것도 원인일 수 있으나 업무나 매출의 과정을 체계화 하고, 질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우 자연적이고도 순기능의 측면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팀원일 때부터 타 부서와 소통이 원활하고, R&R을 잘 나누면서도 성과를 내는 직원들은 늘 눈여겨 보세요. 좋은 팀장의 재목일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해 받지 않고 제대로 일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