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로 배우는 #재미있는 수학
혹시 요리라는 말의 의미를 아시나요? 요리(料理)라는 단어의 한자를 보면 헤아릴 '요'에 다스릴 '리'를 쓰는데요. 리(理)는 이치를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리는 ‘이치를 헤아리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요리를 해보면 배합 (비율)에 따라, 재료의 가짓수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고 어느 재료를 먼저 다듬고, 익힐지에 대한 순서도 중요합니다.
결국 수학은 섭리의 진리적 세상 속 이치를 체계, 논리, 합리적으로 성찰하고 탐구하는 도구이고 요리도 일상에서 이치를 헤아리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요리와 수학은 큰 공통점이 있죠.
아이들이 수학을 즐겁게 배우게끔 하는 재미있는 툴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요리는 일상생활에서 음식을 먹는 경험을 통해서 매일 접하게 되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요리를 하는 과정에는 곳곳에 수리적인 이치가 녹아있기 때문에 요리를 통해 아이들의 수학적 사고가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확장됩니다. 이치가 녹아있고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요리가 수학과 만나니 수학교육의 훌륭한 툴이 되는 거죠.
Q. 어떤 계기로 수학을 요리로 가르치게 되셨나요?
벌써 12년 전 이야기인데요. 제가 대학원을 다닐 때 방학마다 청소년 캠프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멘토로 자원봉사를 했었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데 방학 때 캠프에 와서까지 수학을 한다고 하니 얼마나 싫어했겠어요. 그런 아이들이 안타깝기도 해서 마음을 다 내려놓고 “자, 그럼 우리 호떡이나 만들어 먹자”라며 호떡을 아이들과 만들어 먹게 되었습니다. 마침 호떡 모양이 ‘원’ 모양이어서 아이들과 호떡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놀랍게도 반죽을 만들고 호떡을 굽는 동안 아이들이 마음이 열리고 밝아져서 원에 대한 수학 이야기를 방정식까지 연결해서 설명하는데도 잘 듣는 걸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중요한 건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것 이었구나!”라는 깨우침이 일어나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수학과 요리를 접목해서 아이들이 밝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학을 접할 수 있도록 수학 콘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Q. 다른 여러 도구 중에 요리라는 툴을 사용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요리로 하는 수업은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즐겁게 합니다. 아이들과 요리 수업을 하면 때론 아이들이 레시피대로 안 해서 맛이 이상해지기도 하고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독특한 요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 아이들이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재밌다!”
수학 문제를 풀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요리에도 답이 있다면 레시피대로 하는 것일 텐데 그 답이 틀렸다고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상처받거나 마음이 상하지 않죠. 그래서 요리와 수학을 연결하면 “틀려도 괜찮다”라는 관점 하에서 아이들이 과정에 집중하며 과정의 즐거움을 깨우쳐 가게 됩니다. 요리가 수학과 결합되어 있으니 수학 역시 틀려도 괜찮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 보고 자유롭게 얘기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요. 그래서 섭리수학의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가장 크게 변화하는 부분은 바로 틀려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자신 있게 얘기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Q. 보통 우리는 수학이 삶에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수학이 개인의 삶을 풍성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에 가면서부터 “수학이 정말 필요하구나”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과정에서 작성하게 되는 보고서엔 표와 그래프 그리고 평균, 확률 등의 수치가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이후, 직장에 들어가 발표를 하거나 자신만의 사업을 하더라도 정확한 수치 (통계, 그래프)로 자신의 생각을 체계, 논리,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하죠. 그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상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항상 할인율을 고려하고 상품들을 비교하는 과정 (대소 비교) 모두 수학적 사고와 지식이 필요한 상황들입니다.
사실 세상 모든 분야가 다 수학과 관련이 되어 있어서
어느 분야라도 수학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학창 시절 수학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 항상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수학을 못하는 게 아니라 학교 수학 점수가 낮았을 뿐이라고요. 그러니 수학과 수학 점수가 다르다는 걸 인식해서 자신이 충분히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하셔도 된다고 말이죠. 저는 수학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보다 풍성해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바로 ‘수학 자존감 회복’ (수학에 대한 트라우마 극복)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선생님의 삶의 철학을 담은 숫자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모든 숫자들이 각기 자신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다 각자의 가치가 있지만 저는 섭리수학을 하면서 특히 ‘3’이라는 숫자를 지향하고자 합니다. 저는 그걸 트리플 윈 (triple win)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윈-윈 (win-win)을 넘어서 나도 좋고 상대방도 좋고 세상도 좋은 가치를 지향하고자 하는 거죠. 그래서 수학을 통해 섭리 수학의 선생님도 행복해지고, 가정(부모님과 아이)도 행복해지며, 그래서 세상 전체도 보다 밝아질 수 있는 트리플 윈을 지향하며 '3'을 좋아합니다.
Q. 학생들이 수학을 즐겁게 배우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아이들이 수학을 즐겁게 배우면서 겪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마음이 자유로워진다는 건데요.
“틀려도 괜찮아!, 요리가 좀 맛없으면 어떠니?”라는 격려와, 아주 작은 성취에도 아끼지 않는 칭찬, 그리고
아무리 엉뚱한 얘기라도 받아들여주면, 아이들은 “정답을 맞혀야해!”라는 생각을 점차 내려놓고 틀릴까 봐 주저하는 마음이 해제되며 자유로워집니다. 그러면 점차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배우는 과정을 즐기게 되죠.
결국, 수학의 참된 의미는 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시행착오를 즐겁게 겪어가며 체계, 논리, 합리적인 사고력을 키워 나가는 데 있고 사실 정답과 결과는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수학을 즐겁게 배워서 진정으로 얻어 가길 바라는 건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사는 방법’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잠깐 맛보는 결과의 즐거움은 짧지만 그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훨씬 길다는 걸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생의 대부분이 결과보다는 과정일 테니 과정이 행복할 수 있는 삶이 보다 행복한 삶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 의미에서도 아이들이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과만 집착하고, 결과에 의해서만 자신을 평가하지 않는 것을 배우면 좋겠다고요. 정답과 결과만이 중요한 것 같은 수학이라는 학문에서 이런 것을 배우면, 아이들이 과정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이 과정을 즐김으로써 시행착오와 힘겨움을 잘 겪어가며 균형 있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싶은 거죠.
Q.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요리 수업을 통해 보다 밝아집니다. 정답을 맞혀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요리도 해보고 수학 미션을 해결하며 자존감을 키워갈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는 요리를 통해 내가 만든 하나밖에 없는 음식이 소중하듯 나도 친구도 귀하고 소중한 하나밖에 없는 존재임을 체득하며 자연스럽게 인식해 나갑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며 창조력을 발휘하는 재미도 느끼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나만의 숫자 체계를 만드는 활동에서 어느 아이는 “저는 완두 콩을 좋아해서 완두 콩이 점점 늘어나는 숫자 모양을 만들어 보았어요.”라며 자기만의 숫자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창조력을 키워가고 기존의 숫자 체계도 보다 자연스럽게 납득해 나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같이, 함께, 더불어하는 즐거움입니다. 처음엔 자기가 더 많이 먹겠다고 서로 옥신각신하던 아이들이 요리로 수학을 체득하며 차츰 달라지게 됩니다. 나누기를 일상에 적용해서 자기들끼리 규칙을 정해서 공평하게 나누기도 하고요. 요리를 할 때 혼자서는 하기 힘든 반죽을 한 사람이 볼을 잡고 다른 사람이 반죽을 하는 게 더 좋다는 걸 체득해가며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며 사는 것이 자신에게도 즐거운 일임을 깨달아 가게 됩니다.
이렇게 활동을 통해 수학을 배우는 아이들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고 노력하며, 틀려도 자신 있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을 배우게 되는데요.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존감을 키워가고 친구들과도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듯 주변도 사랑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편견이나 선입견이 아닌 체계, 논리, 합리적인 사고로 서로 교류하고 공감하고 소통합니다. 수학적 사고를 통해 사안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혜안이 생기기 때문인데요.
이런 아이들은 궁극적으로 조화로운 집단지성의 힘으로 모두가 좋을 수 있는 방법 (트리플 윈) 을 찾아나가는 세상을 만들지 않을까요?
Q. <요리로 배우는 수학교육 이야기>는 어떤 분이 들으시면 가장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 수업은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부모님들이나 교사분들이 도움을 받으실 수 있는 강의입니다.
통합적인 관점으로 수학을 설명할 수 있게 해주기에, 나의 아이나 학생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상생을 추구하며, 혼자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주변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라신다면, 이 수업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학에 대해 안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성인분들도 트라우마를 깨고 수학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 사회적기업 섭리수학 협동조합 이사장 및 강사
• 고려대 영재교육원 심리융합연구회 회원 역임
• 고려대학교 뇌공학 박사(인지 뇌과학 전공)
• KIST 신경과학센터 연구원 역임
• 연세대학교 인지과학 협동조합 인지과학 석사
•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