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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바스찬 Jan 18. 2021

벼락부자에서 괴물이 되기까지

<럭키 몬스터>

<럭키 몬스터>는 2020년 12월 03일에 개봉한 영화이다. 나는 이 영화를 아주 재밌게 보았다. 나 때문에 이 영화를 본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 사람들은 나에게 물었다. "도대체 뭐가 좋아서 럭몬을 이렇게 많이 본 거니?" 또는 "셉 취향 정말 독특하네요" 등등 여러 가지의 반응이 있었다. 하나같이 모두들은 이 영화를 마음에 안 들어한 것이다. 나는 이 영화가 왜 좋았는지, 그리고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에서 아쉬웠는지 리뷰를 작성하려고 한다.


일단 이 영화는 'KAFA'에서 만든 영화다. '카파'영화라고 한다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메기>, <야구소녀>... 등 여러 독립영화를 만든 곳이다. 재작년에 <럭키 몬스터>를 만들었고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가 되었으며 2020년 12월에 드디어 개봉을 했다.


9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 '도맹수'라는 주인공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일을 하는지를 볼 수가 있는데 처음에는 소심하던 사람이 마지막에는 괴물로 되어가는 과정이 확실하게 드러나있다. 처음에 봤을 때 '도맹수' 캐릭터는 정말로 짜증이 날정도로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구분이 안 되는 캐릭터였지만, 볼수록 매력이라고 하죠. 볼수록 점점 그냥 익숙해진 건지 "다시 보니 선녀"


봉준영 감독이 작품인데 흔히들 사람들이 '봉준호'감독의 친동생이냐, 숨겨진 동생이냐 라는 말이 많았지만 그냥 성이 같은 감독님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봉과 준까지 같다 보니 많이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었나 보다. 이번 영화가 첫 장편영화이며 이전에 <헤르츠> 단편영화를 만들었고 <야구소녀>의 연출부지원 했다고 한다.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HT상을 수상하며 KHT상은 <남매의 여름밤>과 같이 수상했다.


주연으로 나온 배우들은 '김도윤', '장진희', '박성준', '우강민', '박성일', '배진웅' 배우들이다. '박성일'배우는 내가 이전에 <천사는 바이러스> 리뷰도 했었던 그 배우다. '김도윤'배우는 <반도>, <7호실>, <곡성>에 조연으로 나온 배우다. '장진희'배우는 <극한직업>에서 '선희'역할로 이무배의 여자 부하 역할을 했으며 <내안의 그놈>, <포크레인>, <행복> 등 여러 영화에선 단역으로 나왔다.


'박성준'배우는 <마음 울적한 날엔>, <지팡이 소녀>, <각자의 입장>, <아주 특별한 인간> 등 여러 영화에 주연으로 나왔다. 우강민 배우는 <투빅맨>, <구마적>, <악인전>에서 주연/조연을 한 배우다.


'박성일'배우는 <천사는 바이러스>, <폭력의 씨앗>, <엑시트>... 등 여러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으로 활동한 배우다. '배진웅'배우는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 <구세주 : 리턴즈>, <대장 김창수> 등 여러 영화에서 조연으로 출연했다.


사실 모든 배우를 <럭키 몬스터>를 통해서 알게 된 배우분들인데 이렇게 필모를 보면 내가 보았던 영화들만 줄줄이 나온다. 좀... 내가 신경을 써서 많은 분들을 알고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되었건 정말 대단하고, 연기 경력이 있으신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라서 연기 부분은 사실상 불만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주얼

이 영화는 의외로 영상미가 괜찮았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슬로우 모션을 깔고, 클래식 음악을 중간에 까는 부분도 있었는데 분위기를 잘 맞추는 게 보였으며 색 편집도 잘했다고 느껴졌다. 노란색과 초록색, 보라색, 빨간색 여러 색상이 잘 어우러져 있다. 장르가 '코미디'인 만큼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좋게 말하면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이다. 머릿속에 DJ가 들어섰다는 컨셉인 만큼 귀여운 효과음이 있는데, '띠용~' 하는 사운드나, '뿅뿅' 하는 사운드가 들어간다. 나쁘게 말하면 좀 애들 장난 같이 진지함을 떨어트리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마음에 들었다.


영화도 우리가 흔히 보는 21:9 비율의 그런 화면비는 아니다. 처음에 롯데시네마에서 시사회 볼 때도 화면이 꽉 안차고, 좌우에 블랙바가 있었다. 16:9 비율로 마치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 부분도 역시 감독님은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굳이 넓은 화면을 이용한 것보다 더더욱 답답하고 갑갑한 표현을 한 게 아니었을까.

박건아와 최필연

연기

주인공 '도맹수' 역할을 한 '김도윤'배우의 연기는 정말 고구마 1000개를 먹은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답답한 캐릭터였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알 수가 없었던 캐릭터라고 말했는데. 그 캐릭터 연기를 정말 너무 잘한 거 같다. 처음 보는 배우인 만큼 정말 여러 장면의 연기가 돋보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블랙 코미디' 장르의 연기를 또 잘 표현한 배우가 아니었을까 한다. 오버스럽지만 의외로 딱 맞는 캐릭터 연기를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그 이외에도 다른 조연배우들도 엄청나게 존재감이 보였는데 '성리아' 역할을 한 '장진희'배우 같은 경우는 조곤조곤, 느릿느릿 캐릭터가 딱 이름과 걸맞게 '성모 마리아'의 느낌이 들었다. 아니, 그렇게 보일뻔했다. 캐릭터와 실제는 정말 달랐던 배우라고 말하고 싶은데 정말 '성리아' 캐릭터를 잘 표현한 거 같다고 생각이 들었으며 중반부부터 나오는 '럭키몬스터'역할을 한 '박성준'배우는 직접적인 연기보다 더빙이 또 가장 인상이 깊었다. 나오고 나서 약간 철없는 고등학생의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연기는 잘 보여줬다는 것.


그리고 안 나오면 섭섭한 '악역 노만수'를 연기한 '우강민'배우는 실제로 운동을 하는 배우라서 그런지 몸집이 아주 크고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던 캐릭터다. 어찌 되었건 그로 인해서 맹수는 점점 변하게 되니까 확실한 임팩트가 있었던 캐릭터라고 느꼈다. 대사 하나하나가 무겁게 들리는 것도 있고, 정말 조폭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중반부터 나오는 '우연'이 아닌 '최필연'을 연기한 '박성일'배우는 내가 이때부터 이 배우의 영화를 다 챙겨 본거 같다. 시사회를 보고 나서 인스타그램에 리뷰를 적었을 때도 말했지만, 일단 1회 차 관람할 때 가장 인상이 깊었던 배우가 '박성일'배우였다. 찰떡같이 연기를 잘했는데, 노란 안경을 쓴 미스터리 한 남자의 캐릭터로 겉으로 볼 땐 아주 젠틀하지만 속은 완전히 어둠을 품고 있는 캐릭터 연기를 잘했다. 그리고 '최필연'의 오른팔 '박건아' 캐릭터를 연기한 '배진웅'배우는 중반에 최필 연과 같이 나오면서도 대사는 딱 세 마디다.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캐릭터 연기로 표정 연기를 더 많이 보여줬는데, 표정연기가 정말 좋았던 배우다.

노만수

스토리

2500 빚으로 완전히 바닥까지 가버린 '도맹수'는 녹즙기 판매원으로 일한다. 그렇게라도 해서 돈을 벌려고 하지만 쉽게 벌리지도 않고 점점 속만 타는 순간 위장이혼으로 리아를 내보낸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1 6 18 03 39 8' 숫자로 로또를 쓴 순간 당첨이 되었고, 사라진 아내를 찾게 되는 이야기다. 일단 아주 웃픈 영화라고 한 만큼 실패 또는 좌절의 장면이 처음에 많이 나온다. 근데 체감상으로 로또 당첨되기까지의 장면이 3~40분 만에 나온다. 실제로 내가 시간을 쟀더니 딱 그 정도 나왔다. 40분 동안 일단 캐릭터의 상황과 이야기들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조금은 걸러냈어도 상관이 없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후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억지로 꾹꾹 담은거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많은 장면을 넣으려고 하니 영화가 점점 올라갔다가 바로 급 하강으로 끝내는 부분이 보였다.


돈이 많아도 결코 나 자신 '도맹수'뿐이라는 것을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과 이야기는 알겠지만, 너무 내용을 길게 끌고 가는 경향이 있어서 참으로 아쉬웠다는... 10분 정도만 줄여도 확실히 알 거 같다.

도맹수

결론

나는 이 영화를 참으로 좋아한다. 지금도 앞으로도 좋아할 영화다. 나는 이런 웃픈 장르가 너무 좋았고, <럭키 몬스터>라는 영화만의 색깔도 나는 좋았다. 한 영화 안에 여러 장르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확실히 내 취향이었다. 이 영화를 왜 좋아하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마치 누군가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을 좋아한다거나... '스티브 스필버그'감독의 작품을 좋아한다거나... 그런 것처럼 나도 그냥 <럭키 몬스터>라는 영화 자체를 좋아하는 거뿐이다.


맞다. 이 영화가 나는 "최고다! 안 보면 안 될 영화다!"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내가 그렇게 말을 하고 보는 걸 강요했다면 욕을 먹는 게 맞지만, 강요를 한 게 아닌 내 스타일이었고, 이런 점이 좋았지만 이런 점이 안 좋았다고 말을 한 거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서 멀리까지 와서 볼 영화는 아니다. 워낙에 독특한 영화이기에 많은사람들에게는 많이 생소할 영화다.


내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도 좋아했는데, 그 영화도 역시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를 잘 보여줬다. 이 영화도 역시 '블랙 코미디'인 만큼 '웃픈 장르의 정석'을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했다.

도맹수와 성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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