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바스찬 Jul 19. 2022

[BIFAN] TOP 05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마치며

202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갔다 오며 여러 가지의 영화를 접했고, 집에서도 즐길 수 있었던 수단이 있었다. 이번 영화제는 굉장히 여러 가지의 영화를 보고 즐길 수 있었으며 나의 첫 오프라인으로 즐겼던 영화제인 만큼 굉장히 특별하고 행복한 시간들도 가질 수 있었다. 여러 가지의 영화를 보았는데 아쉬운 영화도 당연히 있었으며, 정말 재밌었고 최고의 영화도 있었다.



    버드 우먼  

    매드 갓  

    외계인 아티스트  

    빨간 마스크 KF94  

    미증유  

    킹 나이트  

    도쿄불바다  

    잘라바  

    젠틀  

    스쿨마스터 게임  

    날 것이 맛있어  

    목숨 건 스트리밍  

    악은 악으로  

    라 피에타  

    납골당  

    마이카: 외계에 온 소녀  

    잔고: 분노의 적자  

    씬: 괴이한 이야기  

    조시아가 본 것  

    히포콘트리악  

    리루트  


총 스물한 개의 영화를 보았는데, 모든 영화를 일일이 리뷰를 하기에는 그러니 바로 순위를 매겨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를 골라보았다. 사실 정말 고르기 힘들 정도로 훌륭했던 영화들이 많았기에 진짜 진짜 고민을 많이 하고 고르는 점.. 정말 정중히 양해를 구하면서 적어보겠다.



[5] 빨간 마스크 KF94 / Red Mask KF94


감독 : 김민하

러닝타임 : 16min

한국, 2022, 12세 관람가

장르: 코미디 #코미디


프로그램 노트

찢어진 입을 빨간 마스크로 가린 여자가 사람들에게 자신이 예쁜지를 묻고 대답이 마음에 안 들면 자신처럼 찢어버린다는 빨간 마스크 괴담을 누구든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오래된 빨간 마스크 괴담을 지금의 코로나19 시대를 배경으로 재해석한 것이 흥미롭다. 공포와 코미디를 적절히 오가며 매끄럽게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연출이 돋보인다. (김나경)


이 영화는 굉장히 짧지만 굵게 보여주며 여러 가지 많은 인상을 남기게 만들어줬으며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게 계속해서 여러 가지의 예상 밖의 모멘트를 보여주었다. '김민하'감독님의 뇌를 가지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탐스러운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결국 한국에서는 일본 괴담 따위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한국의 성형수술 기술은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왓챠 또는 웨이브에서 다시 볼 수 있는 단편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마음을 홀리게 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영화였다.

빨간 마스크 KF94 스틸컷

[4] 날 것이 맛있어 / Some Like It Rare


감독 : 파브리스 에부에

러닝타임 : 87min

프랑스, 2021,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코미디, 공포 #식인 #블랙코미디 #하드고어


프로그램 노트


동네 작은 정육점을 운영하는 소피와 빈센트 부부. 하지만 대형 고기 공장과의 경쟁으로 부부의 정육점도 결혼도 파산 직전이다. 어느 날 채식주의 운동가가 부부의 정육점을 습격하고, 빈센트는 실수로 그를 죽인다. 당황한 빈센트는 사체를 햄으로 둔갑시키고 소피는 햄을 팔기 이르는데, 이 특별한(!) 햄이 대박을 치며 정육점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기사회생의 달콤함을 맛본 두 사람은 이제 햄의 재료(!)를 얻기 위해 본격적인 사냥에 나선다. 〈날 것이 맛있어〉는 식인과 연쇄살인이라는 엽기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살인과 육가공(!)을 반복하는 두 주인공에 대한 묘한 공감까지 이끌어내는 요절복통 고어 코미디다. 스탠드업 코미디로 명성을 얻은 파브리스 에부에, 그리고 소피 역의 마리나 푸아, 두 콤비의 조화가 돋보이며, 자본, 인종, 계급, 정치적 올바름 등 현대사회의 이슈들에 대한 촌철살인의 시선이 이야기 곳곳에 배어 있다. (박진형)


<날 것이 맛있어>는 색다른 식인 모먼트를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외로 빵빵 터지는 부분이 있었으며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던 영화였죠.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의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고기를 먹는 것을 즐기냐, 비건으로 살며 동물들을 사랑하느냐 이러한 문제를 단순하게 다루지는 않아서 좋았습니다. 결코 자신이 고기를 먹건 안 먹건 그것은 다른 것이죠. 또한 현대사회에 대한 그런 날카로운 일침도 있었으며 이 부부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아닌지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지구 어딘가에 정말로 사람을 햄으로 만드는 곳이 있지 않을까... 무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보면서 하하 호호 웃으면서 볼 수 있었고 저의 첫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마지막 날까지 계속해서 기억에 남게 해준 영화였다는 점으로 다시 한국에 개봉 또는 공개를 하는 그날까지 응원을 하고 싶어지는 영화였습니다.


날 것이 맛있어 스틸컷

[3] 잔고: 분노의 적자 / Jango: Unchasrged


감독 : 백승기

러닝타임 : 108min

한국, 2022, 12세 관람가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가족 #코미디 #감동 #가족


프로그램 노트


이번에는 타란티노다. 익숙한 설정에서 시작해 번번이 예상을 뒤집는 전개와 특유의 뻔뻔한 유머를 밀고가다 종국에는 'C급'이라 자칭한 그만의 세계를 설득하고야 마는 기이한 감독 백승기가 돌아왔다. '텍사스 어딘가'라는 자막과 함께 쇠사슬에 묶여 끌려가는 노예와 (소리는 진짜 같은) 말을 탄 노예상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제목에서 연상되듯 서부극으로 출발한다. 물론 그들이 끌려가는 그곳이 '인천 어딘가'쯤으로 느껴져도, 100% 영어인 영화의 대사를 굳이 자막을 읽지 않아도 이상하게 알아들을 수 있다 해도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채플린에서 타란티노를 망라하는 끝없는 패러디와 기상천외한 작명 센스, 시치미 뚝 뗀 웃음 속에 결국 영화가 담고자 한 것은 여전히 계속될 영화의 소중함과 영화를 만들고 보는 이들에 대한 위로이다. 지난 몇 년간 광풍처럼 휩쓸고 간 낯선 시간이 남긴 변화 속에서 '이제 영화는 끝났다' 말하는 시대에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전통적인 B급 정서로 무장하고 돌아온 영화. 그의 귀환은 그래서 반갑고 어딘가 뭉클하다. (모은영)


<숫호구>, <시발, 놈: 인류의 시작>, <오늘도 평화로운>, <인천스텔라> 매번 나올 때마다 뻔뻔하고 FUN FUN한 코미디를 보여주었던 '백승기'감독의 새로운 영화 <잔고: 분노의 적자>가 나왔다. 이 영화는 내가 정말로 기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오늘도 평화로운>시절에 처음으로 GV에서 만난 백승기 감독과 손이용 배우를 아직도 잊지 못한 채 <인천스텔라>에서는 더더욱 특별한 인연을 쌓아 직접 영화에 출연까지 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름이 알려진 캐릭터나 비중이 큰 것도 아니지만, 잠시나마 내 얼굴을 나와서 정말 쑥스럽기도 하면서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전체적인 영화는 '텍사스 어딘가'로부터 누가 봐도 '인천 어딘가'이지만 한국어는 1도 없이 모두 영어 대사를 써서 더더욱 놀랐다. 무엇보다 콩글리시인데 누가 들어도 무슨 대사인지 알 정도... 이번에도 정말 뻔뻔하면서 FUN FUN하게 돌아왔다는 것에서 큰 박수를 주고 싶다. 영화도 전작들에 비해 굉장히 완성도가 높은 편이며 사람들마다 많은 극찬과 박수를 받았다. 나 또한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큰 손뼉을 쳤으며 GV 이후 사인과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추억을 담기도 했다. 전작들과는 다른 이 영화는 아마 더더욱 좋은 성적을 이룰 수 있을 거 같으며 새롭게 나온 배우들의 명연기도 좋았다. 정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걸맞은 영화였다. 정말 #이상해도괜찮아

잔고: 분노의 적자 스틸컷

[2] 목숨 건 스트리밍 / Deadstream


감독 : 조셉 윈터, 바네사 윈터

러닝타임 : 88min

미국, 2021, 15세 관람가

장르: 공포, 코미디 #초능력 #엑소시즘 #깜짝놀람 #코미디 #유령


프로그램 노트


물의를 일으킨 SNS 인플루언서 숀은 귀신이 나오기로 유명한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작업으로 그의 명예를 회복하려 한다. 그러던 중 의도치 않게 그는 복수심에 불타는 유령을 자극하게 되고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들에 놓이게 된다. 숀은 이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유명한 온라인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목숨 건 스트리밍>은 페이크 다큐와 유령 사냥 프로그램의 요소들을 모은, 너무나도 웃긴 공포 코미디 영화다. 공동 연출자이자 작가, 그리고 감독인 조셉 윈터가 과거에 문제가 있었던 유명 유튜버 숀의 역할을 맡고, 멜라니 스톤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진 자칭 숀의 슈퍼 팬, 크리시 역할을 맡았다. (남종석)


<목숨 건 스트리밍>은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파운드 부리지'장르의 영화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온갖 유튜버들을 다 비판하는 장면이 나온다. 옛날 한국의 유튜브의 모습 같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여러 유튜버들이 그러겠지만 경찰에게 욕을 하기, 길에 누워있는 노숙자들 싸움 붙이기... 등 모르는 사람들에게 불쾌하고 불편한 행동을 찍으며 영상을 올려 수입을 버는 유튜버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숀'이다. 그는 그렇게 여러 문제를 일으키자 유튜브 채널 정지, 모든 수입과 광고도 차단이 되었고 결국 사과 영상을 올리며 자숙을 하게 된다. 그리고 6개월 뒤, 인터넷 방송 사이트에서 다시 나오게 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귀신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 콘텐츠를 하며 그 집에서 기괴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 영화는 내가 정말 딱 한 마디로 말할 수 있다. '단짠단짠'. 정말 영화 속 코미디와 공포의 조화가 너무 잘 어우러져 보면서 웃기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정말 강렬했던 이 영화. 또 보고 싶었다. 정말 장난 없었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봤지만 이건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목숨 건 스트리밍> 스틸컷

[1] 라 피에타 / La Pieta


감독 : 에두아르도 카사노바

러닝타임 : 84min

스페인, 2022,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가족, 드라마


프로그램 노트


에두아르도 카사노바의 놀라운 데뷔작 〈스킨스〉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그 세계를 가득 메운 연분홍은 살갗의 색이라고 생각되었다. 또다시 연분홍으로 물든 카사노바의 두 번째 장편 〈라 피에타〉는 스스로를 가둔 집 안에서 살고 있는 리베르타드와 마테오 모자의 이야기다. 극단의 통제로 유지되는 모자 관계는 마테오가 암 진단을 받으면서 붕괴의 위기에 빠지지만, 두 사람의 소우주는 간단하게 해체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영화는 모자의 이야기와 병치되는 북한 난민의 현실만큼 견고한 권력과 통제, 복종과 자유의 관계라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문제를 극단적 상황과 관계 안에서 사고한다. 전통적 서사와 장르적 상상력, 리얼리즘의 시선 같은 모든 관습적 카테고리를 거부하며 특유의 고민과 비전을 스크린 위에 펼치는 카사노바의 영화적 모험은 동시대 그 어떤 영화 작가에게도 찾아볼 수 없는 독창성과 에너지를 보여준다. (박진형)


'에두아르도 카사노바'감독의 영화 <피부>를 아는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그는 배우 겸 감독이며 굉장히 독특한 의상과 독특한 영화로 유명하다. 그의 영화 <피부>도 굉장히 핑크색이 강조된 영화였고 이번 영화도 검정과 핑크색이 조화롭게 보인다. 이번 영화도 역시 영상이 정말로 아름답고 자유가 없는 세상을 정말 아름답게 표현했다. 암 선고를 받은 아들. 하지만 억장이 무너지는 건 엄마인 '리베르타드'. 이 둘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모자다. 이 가족의 모습과 유사한 '북한'의 모습이 나오면서 점점 혼란스럽고도 슬퍼지는 모습이 보인다. 영화는 사실 이전 영화보다 훨씬 더 무겁고 어두운 영화였다. 그렇지만, 이 아름다운 영상과 배우들의 아름다운 연기들이 너무나도 기억에 남으며 감독님의 GV 회차 때 정말 여러 가지의 비하인드를 알 수 있었다. 이 영화도 언젠간 한국에 넷플릭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라 피에타> 스틸컷


이렇게 다섯 개의 영화가 정말로 최고였다. 보면서 흥미진진했고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들. 영화제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으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탑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마지막 날이 되고 나서 보고 마음에 들었던 영화 두 편이 있다. <잘라바>, <도쿄불바다>이다. 이 두 영화도 마음에 들었다. 정말 최악의 영화들도 있었지만, 나는 이렇게 최고의 영화들만 기억하고 싶다.


언제나 말하지만, 위 영화들은 모두 저의 기준으로 말한 것이며 사람들마다 의견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참고해 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우리 학교는, 지옥이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