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우울을 노래하다
삐질한 진땀을 흘리며 잠자리를 밤새 뒹굴다 새벽에 눈을 뜹니다. 휴일의 멍한 초점으로 창밖을 보니 돌발 소나기가 사납게 그르렁 거리듯 창문을 스쳐 때리고, 아침 뉴스엔 쓰라린 패배로 지난 4년의 시간에 눈물을 훔치는 격투기 세계선수권 출전 선수의 얼굴이 아프게 클로즈업 보입니다.
휴일 밤 취침시간의 해방감으로 간밤 자정을 넘겨 읽은 소설의 한 구절엔..'인간이란 먼 나라 남의 불행엔 다행이라 여기며 무관심하지만, 거꾸로 남의 행운엔 부러움과 시샘을 보내는 존재.. 그 사이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인간은 불안한 우울을 달고 사는 중간지대의 존재가 아닌가?.. [식은 밥 같은 중간자적인 안전이 남기는 것은 고독뿐..]'이라는 작가의 중얼거림이 동질감을 주어서인지 늘 뭔가에 쫓기는 듯 내 마음도 그 사이 어디에선가 서성거리며 적당한 자리를 잡아보려는 불안한 실존임을 깨닫습니다.
우연히 26세의 청춘에 작고한 가수 유재하의 '가리어진 길'을 듣다가 다른 리메이크곡 '우울한 편지' 가사를 듣다 보니 두 가지 가사가 연결이 되어 마치 가리어진 내 청춘의 길에서 우울한 일기를 쓰던 내 2030 시절의 주제가 같아 마음이 짠해집니다.
파우스트를 집필한 독일의 작가 괴테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단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라고 한 그 한마디만큼은 결코 놓치지 않으려 버텨왔던 청춘의 불안과 방황의 기억들이 새삼 오랜만에 들추어 본 내 마음의 보석상자임을 깨닫습니다. 청춘은 빛나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가리어진 길과 우울한 편지처럼 우리 삶이 뜻대로 되지 않고 무더위에 어쩔 수 없는 지질한 땀방울 같은 것들로 채워져 있지요..
무덥고 습한 여름날 삐질한 땀방울 같은 내 청춘의 흔적마저도 어제 혹은 언젠가 세상을 떠난 내 주위 누군가 간절히 갖고 싶고 느끼길 원하던 생의 보석 원석과 같은 것이지요. 고독도 불안도 우울함도.. 이토록 멋진 세상에 우린 행운스럽게 살고 있음을 증거 하기 때문이겠죠.
내 가리어진 길과 우울한 청춘의 편지를 아프게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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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J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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