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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미용 Oct 24. 2020

불가능한 일

머리를 자르고...

오랫동안 유지하던 긴 머리를 자르고 왔다.

머리카락 반 정도가 뭉텅 잘려나가는걸 보는데  이상하게도 아무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그저 무료하게 단발머리로 새롭게 정리되는 몇 시간의 지리한 과정들을 덤덤하게 견뎠을 뿐이다.


머리카락을 자르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미련과 근심들이 조금은 사라질 거란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어쩌면, 잘라낸 후의 어색함과 후회로 다른 생각들을 덮어버리려했는지도 모르겠다.

암튼 결론은 후,회,하,고 있다.

미련과 근심은 머릿속에 있는게 아니라

마음 속에 있는 거였다.

쉽게 잘라낼 수 있는게 아니었다.


오늘 미용실에서 아무 책이나 꺼내 읽다가

출처도 불분명한 시 한 편을 보고 사진을 찍어왔다.

역시 쉽게 잘라낼 수 있는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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