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불혹을 위하여

by 변미용

속도위반 고지서가 발급되었다. 안그래도 어려운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하니 괜찮다고 위안을 해보아도 기분이 썩 좋아지지는 않는다. 늘 다니는 고속도로인데 어쩌다가 무심코 지나쳤을까?

그래. 해가 너무 붉었다. 그날 고속도로를 지나며 본 해는 유난히도 붉었다. 참 붉다~라고 생각하던 도중 속도감시용 카메라를 훅 지나쳤다. 차량의 속도계는 이십킬로쯤 이미 위반한 상태였다.

돌이켜보니 내 삶도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같은 길을 가면서도 어느 한순간의 감상 때문에 크건작건 돌이킬 수 없이 닥치는 현실을 받아들여야했다. 그렇게 감상적인 내게 다가오는 현실은 그닥 감상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을 것을 알면서도 불빛으로 달려드는 하루살이처럼 난 늘 무모했다.

이제 사십대의 중반이 되었다.

불혹의 가치를 증명해야하지 않을까?

붉은 해로부터, 화사한 꽃으로부터, 콩깍지로 덮어버린 사람으로부터...


그래.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날 외로움과 불신과 고통 속에 힘들게했던 세상에 신경쓰지 않고 내 방식대로. 세상에 혹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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