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골골이 참 많은 길이 있다.

이문재 산문집-길 위에서 몸을 생각하다

by 변미용

세상에는 골골이 참 많은 길이 있다.

골짜기 골짜기 마다 각자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을테고,

골짜기 골짜기 마다 각자의 추억을 묻어두는 사람들이 있을테고...

사람들 중에는 크게 뚫린 길로만 가는 사람들도 있고

일부로 에워도는 사람들도 있을터인데...

나는 어떤 길을 가는 사람일까?

그리고 나는 그 길들 위에서 어떤 생각들을 하며 지나왔을까?

이문재는 '해남길, 저녁'이라는 시 한 편으로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다. 그가 묶은 첫 산문집을 몇년전 평창책사랑축제에서 도서교환전을 할 때, 같이 일하던 선생님이 주신 쿠폰으로 구입했다.

제목은 '이문재 산문집'-너무 단순하다.

산문집 내용 중에서 '길'을 거론한 것이 아닌 길을 걷다 떠오른 생각을 적은 글을 보았다.

'길 위에서 몸을 생각하다'

다음은 그 글에서 발췌한 부분이다.

"기억과 추억을 구별하듯이, 나는 연애와 사랑의 경계를 알고 있다. 연애는 정신병적 징후이다. 몸 없는 마음의 질주가 연애다. 몸 없는 마음은 몸이 없어서 오직 상대방의 몸에 집중한다. 상대방의 몸을 광적으로 겨냥할 때, 상대방은 마음없는 몸이다. 몸 없는 마음과 마음없는 몸은 결코 만날 수 없다. 젊은 날의 내가 그러했다.
연애는 사랑의 영토에서 변방이다. 변방이 아니라면 아주 특수한 지역이다. 연애와 사랑을 혼동하는 것은 100미터 달리기와 마라톤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강폭이 넓어질수록 유속이 느려지는 섬진강 하류에서 나는 그대에게 뒤늦은 사랑을 말하려 한다. 사랑은 온전한 몸과 마음이 또다른 온전한 몸과 마음을 만나는 것이다. 어느 한쪽이 온전하지 않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헌신이거나 희생일 터이다.
...이하 생략"


이해하기 힘든 몸과 마음에 대한 담론이다. 이런...어렵다. 어쩌면 어려운 말로 자신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었거나, 뒤늦은 변명을 하려 했는지도 모를터.


연애와 사랑이라...

사랑하면 연애하는 거 아닌가?

꼭 사랑과 연애가 따로국밥이어야 하는가?

같이하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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