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좋아하세요?

by 변미용


'카페는 나의 집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단점들을 모두 치워낸 우리집이다. 즐겨 찾아가서는 떠나기가 어렵다. 무엇이든 거의 할 수 있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자유의 터전이다.'-[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으로 가자] 이광주, 다른세상, 2001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가 우리에게 바리스타에 대한 친근함을 심어주고, 그와 비슷한 시기에 스타벅스라는 대기업이 우리에게 커피의 고급화를 강요하고, 그보다 다행스럽게 사람들이 자연스레 커피의 참맛을 느끼기 시작해서일까?
언제부턴가, 바닐라라떼나 캐러멜마끼아또같은 베리에이션 커피도 인기지만, 커피 고유의 맛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커피는 남북회귀선 사이의 '커피벨트'라 불리는 적도 아래위 25도 이내 연평균 강우량 1500mm이상인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자란다. 악마의 약이라고 불리는 커피의 어원과 역사를 살펴보면 '무언가를 향한 인간의 욕망을 경감시키다'라는 의미를 지닌 '카와'라는 아랍어에서 의미가 파생되었다고 한다.
나쁜 커피콩을 골라내는 핸드픽에서부터 커피를 볶는 로스팅과정, 커피를 분쇄하는 과정까지의 매우 섬세하고도 복잡한 과정이 알기 쉽게 정리된 책을 보면서, 내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종이컵에 인스턴트로 담겨 시간 때우기용이 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커피를 어떻게 마시면 좋을까?
1. 신선한 커피를 구입한다.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1~2주 안에 소화할 수 있는 양의 범위에서 커피를 사야 한다는 것!
2. 깨끗하고 신선한 물로 90도 이하의 온도를 맞출 것! 너무 뜨거워도 안된다.
3. 에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만...핸드드립으로 추출하지는 말 것!

그렇다면 매력적인 에스프레소란 어떤 것일까?
1. 에스프레소란 강배전된 원두를 곱게 분쇄하여 에스프레소 전용 커피 머신으로 추출한 커피
2. 커피의 양은 25~35ml이고 원두의 양은 7~9g정도 물의 온도는 88~92도, 커피마신의 기압은 8~9bar, 추출 시간은 25~30초 이내여야 함. 이렇게 추출된 커피는 황금색 크레마를 띰.
3. 황금색 크레마가 사라지기 전, 그 향과 맛이 삭감되기 전에 재빨리 음미하는 것
4. 데미타스라고 불리는 작은 잔에 담긴 이 몇 모금의 커피가 남기는 꽉 찬 바디감과 그 조화로움, 혀 끝에 남는 깊이는 매혹적이리만큼 아름다움.
5. 에스프레소는 일반 다른 커피에 비해 카페인의 함량이 적음. 카페인은 로스팅을 강하게 할수록 줄어드는데, 에스프레소는 강배전된 커피를 사용하여 카페인 함량이 낮음.
6. 에스프레소의 적당한 쓴 맛은 단 것과 궁합이 잘맞아,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에 설탕이 바닥에 깔릴 정도로 넣어 마셔야 진정한 에스프레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함.

사람들은 커피의 향기를 기억한다.
커피를 통해 지나간 사랑을 떠올리며 아득해하고 옛사랑을 추억한다.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근사한 카페에서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다. 사랑의 여정처럼 그렇게, 길 위에 선 여행객처럼 그렇게, 인생의 미묘한 순간들에 그렇게, 커피가 있다.


보헤미안의 박이추 선생님은 어떤 인터뷰에서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는 커피가 가장 맛있습니다.'

오늘, 유독 좋은 사람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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