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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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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미용 Sep 12. 2020

행복한 서재를 꿈꾸며

키친-요시모토 바나나

모처럼 책장 정리를 했다.

한동안 들여다보지 않고 쌓아두기만했던 책들을 정리하며, 아무리 좋아해도 욕심껏 품어두기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련없이 안볼 책들을 골라서 묶어버렸다.

많이 버렸는데도 아직도 버릴게 많다.


이사를 가면

나를 위한 창넓은 서재를 만들어야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으로~~

어느 카페

                                                                                                                             

소설 '키친'은 키친을 좋아하는 미카게의 이야기다.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를 잃은 미카게

미카게의 슬픔을 위로해 준 유이치와 그의 엄마

하지만 불행히도 유이치도 엄마를 잃게 된다.

둘이 함께하면 더 슬픔에 빠져들지 않을까 고민하지만,

결국

함께 교감하며 성장하기 위해

한발 나아가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정말 홀로서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뭘 기르는 게 좋아. 아이든가, 화분이든가. 그러면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거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중략) 하지만 인생이란 정말 한번은 절망해 봐야 알아. 그래서 정말 버릴 수 없는 게 뭔지를 알지 못하면, 재미라는 걸 모르고 어른이 돼버려......(중략) 싫은 일은 썩어날 정도로 많고, 길은 눈길을 돌리고 싶을 만큼 험하다... 고 생각되는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사랑조차 모든 것을 구원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황혼녘의 햇살을 받으며 가느다란 손으로 초목에 물을 주고 있다. 투명한 물의 흐름으로 무지개가 뜰 것처럼 반짝이는 달큰한 빛 속에서--- p.58-59

유이치의 엄마가 살아생전 미카게와 나눈 말이다.

'정말 홀로서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뭘 기르는게 좋아...'

마음에 새긴 말이다.

하지만 저 행복한 여름, 그 부엌에서. 나는 불에 데어도 칼에 베여도 두렵지 않았다. 철야도 힘들지 않았다. 하루하루, 내일이 오면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다는 즐거움으로 가슴이 설레였다. 순서를 외울 정도로 여러 번 만든 당근 케이크에는 내 혼의 단편이 들어 있었고, 수퍼마켓에서 새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발견하면 나는 뛸 듯이 기뻐했다.--- p.80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책, 커피, 그리고 화분도 많이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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