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48세 생일을 맞이했다.
48세라~
매년 차곡차곡 나이를 적립하며 살아온만큼,
세상에 의미있는 일도 했으면 좋았을테지만,
여전히 늘 가족에게조차 죄송하고 미안하고...그런 마음이 크다.
앞으로는 좀 덜 죄송하고 덜 미안하게 살아야겠지?
이번 생일은 평화통일 관련 워크숍으로 인해 동료들과 함께 인제에서 맞이했다.
덕분에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거하게 받았다.
게다가 브런치 최애독자로부터 황송할만큼의 선물도 받았다.
그 모든 것에 대한 보답이라면, 내게 주어진 역할들을 잘 해내는 것이겠지.
내 나이만큼, 흰머리만큼 책임감도 늘었을테니~
여전히 마음은 예전처럼 꽃피어있으나,
세월을 여러모로 느끼면서,
오늘도 시 한편으로 마무리해본다.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