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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미용 Oct 11. 2020

비워야 채우지

잠이 오지 않는 밤

비우고 또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게 사람의 마음이려니... 세월이 약이라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왜 그때 대범하지 못하고 그리도 연연해 했던가

후회를 하겠지.

그러나 막상 어떤 상황과 인연에 맞닥뜨리면

또다시 헤매곤 한다.

놓아야지... 놓자.  

다짐한 마음이 실제로 행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늘 미련 앞에 무릎을 꿇는다.

자로 잰 듯 정확하게 살아간다면 '인간적'이란 말은 해석 불가능한 모호한 뜻이 되어버릴게다.

그저 비우려고, 쿨하려고 노력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두 번의 생각도 한번으로,

마음속에 솟아나는 두 번의 감정도 한번으로,

든 궁금한 것도 줄이고 또 줄여...

모든 일에 적당한 거리를 둔다.

그것이 덜 상처받기 위한 나의 처방전인 셈이다.


겨울사랑/고정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번의 이슥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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