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아줌마도 팔 돌리게 한다

워킹맘의 저녁수영일기2

by 세봉보르

이 수영장은 온천과 겸하고 있는 곳이다. 온천에는 둘째 아이와 와본 적이 있지만, 수영장을 이용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요즘 유행하는 개그 콘텐츠에서처럼 온천이나 수영장에서의 텃세가 있을까 싶어 조금 긴장했지만, 각자 자신의 할 일(?!)을 할 뿐이었다. 샤워를 하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시간을 확인한다. 수업 시작하기까지 10분 정도 여유가 있다. 수영장으로 가는 문이 어디인지 찾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무사히 수영장에 도착! 앞 시간 수업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들어가기가 조금 망설여졌다. 다행히도 자유수영하는 구역이 따로 있어서, 자쿠지에서 몸을 풀며 오랜만에 수영장 물과 인사를 해본다. 그래 바로 이 느낌이었지!

앞 시간 수업이 끝난 후 한 강사님이 외친다. "저녁 9시 수업 신청하신 분!" 아, 나를 부르는 소리구나. 과연 몇 명이나 왔을까. 첫인상이 중요하니까 인사를 잘해야지 다짐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오늘은 나 포함 2명이다. 데스크에서 5~6명 정도 등록했다고 알려줬는데 오늘은 2명만 왔다고 한다.

"오늘은 메인풀에서 수업 안 할 거고요, 옆 쪽의 유아풀로 갑시다."라는 강사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나는 초등학생 때의 나로 돌아간다. 오랜만에 보는 키판도 반갑다.

수영이 처음이냐고 물어보는 강사님의 물음에 "평영까지는 배웠어요."라고 대답했다. 접영은 13년째 ing이다. 언제쯤 접영을 멋지게 마스터하는 날이 올까? 초등학생 때도, 13년 전에 배울 때에도 상체 힘이 없고, 어깨가 유연하지 않아서 접영 팔 돌리기에서 매번 그만두었다. 이번엔 꼭 접영까지 마스터하고 스타트, 턴까지 멋지게 해내리라 다짐해 본다.

"평영까지 배우셨다고 하니까, 갈 때는 자유형, 올 때는 평영 한번 해보세요."라는 강사님의 말에 우선 물에 들어가 본다. '어? 숨 쉬는 거 어떻게 하는 거였지? 숨 못 쉴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해보기로 한다. 자유형을 해보았다. '어? 다행히 된다. 이게 되네.' 방치한 지 오래된 물안경이라 시야가 뿌얬지만 그래도 몸은 움직인다. 몸으로 배운 건 몸이 기억한다는 말이 맞는구나. 13년 만에 물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몸이 움직여준다. 돌아올 땐 평영. 평영은 예전부터 나름 자신이 있었기에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10년 전에 하셨던 거 치고 잘하시네요."라는 강사님의 말씀에 안도의 숨이 쉬어진다.

나와 같이 수업 들으시는 분은 수영을 처음 배우는 거라 하셨다. 수강자가 2명이라 강사님이 따로 또 같이 설명해 주며 수업해 주셨다. 노련하면서도 원포인트로 집어주시는 수업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왠지 느낌이 좋다. 수업 중반부로 갈수록 몸의 긴장이 조금 풀리고 익숙해져서 탄력이 붙었다. 강사님이 발차기 힘 주어하기, 허벅지 벌어지지 말고 스치면서 발차기하기, 자유형 할 때 고개 다 들지 말고 턱만 내어 숨 쉬기, 자유형 팔 돌릴 때 눌러주며 하기, 평영 발차기 종류 중 윕킥 해보기 등등을 알려주셔서 새롭게 배웠다. 이걸 1시간 안에 원포인트로 집어주신다니 놀라웠다. 자유형 팔 꺾기 자세가 매우 좋다는 칭찬을 여러 번 해주셔서 신명 나게 돌렸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수영장에서 상모 돌리기 할 뻔했다. 역시 칭찬은 아줌마도 팔 돌리게 한다.

내일은 다른 수강생도 오실 거라는, 결석하지 말고 오시라는, 내일은 메인풀에 가보자는, 강사님의 당부 말씀과 함께 수업 끝. 어떡하지. 내일이 벌써 기대된다. 숨차게 운동해 본 것이 얼마만인지 온몸의 세포들이 기뻐하는 기분이다. 다행히 해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도 함께 느낀다. 이번엔 꼭 중도 하차 없이 수영장의 고인물이 돼 보리라!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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