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를 매수하기까지 수많은 의사결정의 순간들이 있다. 하나의 선으로 보이는 매매가 그래프는 수많은 점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 점 하나에는 평범한 개인들의 무수히 많은 고민과 걱정, 기대가 뒤섞여 있다.
규제의 타겟이 되는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 소유자, 정비사업지 조합원은 욕심 그득한 투기꾼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으로서 가족을 위해 자산을 더 키우려는 마음, 평범한 월급쟁이로서 노후를 준비하려는 마음으로 집을 매수하는 것이다. 돈의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는 시대에 더 가치 있는 자산을 취득하려는 시도가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건강한 경제 활동을 왜곡시키는 행위는 더더욱 아니다. 누군가 집을 사고 팔기 때문에 관련된 사람들이(부동산, 인테리어, 법무사, 세무사, 이사 업체, 가전 가구 업체 등)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고, 누군가 부동산 관련 세금(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등)을 납부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나라 살림을 꾸려갈 수 있다.
1015 규제로 잠재적 매수자들의 손발을 꽁꽁 묶어놨기 때문에 당분간은 거래가 멈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을 막는 인위적인 규제가 계속 되면 언젠가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그 결과를 겪어봤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대안을 생각해낼 것이다. 울퉁불퉁한 길에서 누군가는 넘어지고 피가 나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중간에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도 생겨날 것이며, 또다른 누군가는 우회로를 찾을 것이다. 이미 이 게임의 입장권을 산 나로서는 미션을 수행하며 나아갈 수밖에 없다. 5년 뒤, 10년 뒤에는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Fear is reaction, courage is decision.
10년 전만 해도 나는 자본주의의 규칙을 하나도 모르는 평범한 월급쟁이였다. 예적금 이자를 0.1%라도 더 주는 은행을 찾아가서 예적금을 들었고, 대출을 일으키면 망하는 줄 알았고, 투자 소득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으로 살았다면 비싼 집값과 투기꾼들을 비난하며 마음도 자산도 점점 더 가난해지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다행히 결혼과 출산, 육아와 같은 인생의 중대한 과업이 좋은 시기(서울 부동산이 절대적으로 쌌었던 시기)와 맞물려 내집마련을 할 수 있었고, 이후 수많은 수행착오를 거치며 좋은 자산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고민과 선택, 그리고 복기의 순간이 있었기에 시간이 갈수록 조금 더 나은 선택들을 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불편해도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선택을 했고, 그런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자산을 만들 수 있었다. 투자 공부를 더 일찍 시작했다면, 자본주의에 대해 더 빨리 알았다면 지금의 자산보다 훨씬 더 큰 자산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정책이 바뀌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너무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거나 묘수를 찾아 전략을 짜다 보면 오히려 스텝이 꼬여 버릴 수 있다. 내 하루도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는데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관련되어 있고 변수가 많은 부동산 투자는 계획대로 흘러가기가 어렵다. 그 모든 변수들을 계산할 수 없기에 어떤 상황이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한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 순리대로 움직이고 순항하며 자산을 잘 지켜 나가다 보면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재밌게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은 분들 모두 함께 부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