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퍼센트커피 바이럴
두마리 토끼를 쫓으면
두마리 다 잡지 못하고 말 것이다.
『원씽』은 중요하지 않은 수많은 일들을 해결하게 해주는 단 하나의 핵심에 집중하는 것의 힘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외식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는 단연 ‘맛’입니다. 제 카페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도 오직 하나, 커피의 맛이었습니다.
맛있는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것이 카페 운영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가치라고 믿었고, 지난 3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목표를 이뤄냈습니다.
1월임에도 불구하고 아침과 점심마다 주문이 몰려들어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제 그 과정에서 쌓아온 저만의 비법과 노하우를 나누려 합니다. 다만, 알려드린다고 해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굉장한 부지런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갓 볶은 신선한 원두를 팝니다?
아직도 ‘갓 볶은 커피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라는 말을 사실처럼 내세우며 장사하는 커피숍이 남아 있고, 그 이야기를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갓 구운 빵은 환상적이지만, 갓 볶은 커피는 오히려 맛이 떨어집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원두 내부에 갇혀 있는 이산화탄소 때문입니다.
커피가 맛없게 느껴지는 구체적인 과학적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스가 물의 침투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원두는 로스팅 과정에서 내부 구조가 팽창하며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머금게 됩니다. 갓 볶은 원두에 뜨거운 물을 붓는 순간, 이 가스가 급격히 방출되며 팽창해 일종의 ‘가스 장벽’을 형성합니다.
둘째, 물의 침투가 고르지 못해 추출이 불균형해집니다.
가스가 충분히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물이 원두 입자 속으로 균일하게 스며들지 못합니다. 그 결과 커피의 맛있는 성분들이 제대로 추출되지 않고, 밍밍하거나 조화롭지 못한 맛이 나타납니다.
또한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들며 일시적인 탄산 성분을 형성해, 혀끝을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신맛이나 떫은맛, 자극적인 쓴맛이 강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이는 커피 본연의 복합적인 향미를 가려버립니다.
셋째, 로스팅 직후의 원두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시점의 향 성분들은 원두 내부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며 가스가 서서히 빠져나가고(디개싱), 내부 유분과 향기 화합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숙성(Resting)’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커피는 제 맛을 냅니다.
저희 텐퍼센트커피에서는 대표적으로 다크 로스팅과 미디엄 로스팅 원두를 다루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다크 로스팅 원두가 가장 대중적인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다크 아메리카노에 대한 이해도가 곧 매장의 성패를 가른다고 생각합니다.
제 핵심 가치 중에서도 핵심은 단연 다크 아메리카노의 맛이었습니다. 그 맛 하나에 혼신을 다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수없이 원두를 갈고, 마시고, 버리기를 반복하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본사에서 알려주는 방식만으로는 도저히 제가 원하는 커피 맛을 만들어낼 수 없었습니다.
다크 아메리카노는 초콜릿처럼 쌉싸름하면서 묵직하고 깔끔한,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원두 커피입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원두가 적절한 비율로 블렌딩됩니다.
텐퍼센트커피 역시 매장마다 ‘점바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강하게 볶은 강배전 원두는 하루 종일 미쳐 날뛰기 때문입니다. 아침이 다르고 점심이 다르고 또 저녁이 다릅니다. 그리고 다음 날 매장에 출근하면 전날과 또 달라져있어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점바점: 점포 by 점포'의 줄임말로,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매장이라도 지점마다 맛, 품질, 서비스, 가격 등에서 차이가 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조리 방식의 차이, 재료의 양 조절, 점주나 직원의 역량 등에 따라 발생하며, 고객 경험의 편차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원두는 숙성 과정이 필요합니다. 강배전 원두는 원두 내부에 함유되어 있는 가스가 많아 숙성되는데 보통 14일 정도 필요합니다. 여름에는 더 빨리 숙성되고 겨울에는 더 늦게 숙성됩니다.
원두 내부의 가스는 커피 추출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저는 가스를 완전히 빼버린 원두로 커피를 추출합니다. 겨울에는 최소 20일 이상 숙성된 원두를 쓰며, 겨울마다 저는 마치 다람쥐처럼 다크 원두를 엄청나게 쌓아놓고 매장을 운영합니다.
충분히 숙성된 원두가 준비되었다면, 다음은 추출입니다.
에스프레소는 원두의 양, 추출량, 분쇄도라는 세 가지 요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균형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핵심입니다.
첫째, 과소 추출과 과다 추출을 모두 경계해야 합니다.
추출이 길어질수록 쓴맛과 떫은맛은 과해지고, 단맛과 질감은 사라집니다. 심한 경우에는 탄 맛으로까지 이어집니다. 반대로 추출이 충분하지 않으면 커피의 성분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아 밍밍하고 연한 맛만 남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커피를 통해 처음으로 ‘중도(中道)’를 깨달았습니다.
과해서도 안되고, 부족해서도 안됩니다.
둘째, 매번 같은 맛이 나와야 합니다.
음식이 그렇듯, 커피 역시 언제 마셔도 같은 맛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한 잔의 완성도를 10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지금은 80% 이상의 맛을 매일 유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는 정말 맛있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지?”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손님은 서서히 발길을 끊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매출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투자금이 떠오르고 대출이 생각나며, ‘혹시 망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마음을 찾아옵니다.
카페, 참 쉽지 않습니다.
#텐퍼센트커피 #김해 #부원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