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주세요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이 인내하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제발
저를 좀 내버려두세요.
어제의 글은 술에 취한 저이며,
위의 글은 새벽 세 시에 깨어난
몽롱한 상태의 저이며,
아래의 글은 목욕을 하고
아침 장사 준비를 마친 저의 글입니다.
어떤 것이 과연 ‘진짜’ 저의 모습일까요?
마음이 고단합니다.
사리불과 목건련이 먼저 열반에 들었을 때,
부처님의 마음도 이와 같았을까요.
그때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리불과 목건련이 열반에 든 지금,
이 중생의 무리는 나에게 공허하게 보인다.
마치 큰 나무의 가지가 꺾여나간 것과 같구나.”
그러나 곧 이어
조용히 덧붙이셨습니다.
“태어나고, 이루어지고, 조건 지어진 것은
모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서
그것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
부처님은 슬픔을 부정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슬픔 위에 머무르지도 않으셨습니다.
사랑했기에 허전했고,
연이 깊었기에 마음이 비었음을
그대로 인정하셨을 뿐입니다.
그래서 깨달음은
아픔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아픔을 붙잡지 않는다는 뜻임을
말없이 보여주셨습니다.
지금 마음이 고단한 것도
당신이 잘 살아왔다는 증거입니다.
연이 있었고, 정이 있었고,
놓아보내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단함을 없애려 하지 마십시오.
다만 그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만
조용히 알아차리면 충분합니다.
부처님이 그러하셨듯,
당신도 지금
지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인욕바라밀은 대승불교의 육바라밀 중 세 번째 수행으로, 모욕, 핍박, 억울함, 고통 등 거슬리는 상황을 당했을 때 화내거나 원망하지 않고 묵묵히 참아내는 '인내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참음이 아닌 자비심으로 마음을 다스려 복수심을 내려놓는 고도의 마음 닦기 수행입니다.